[사설]

버클리 대학 연구에 따르면 한 해 새롭게 생산되는 정보량은 미국 국회도서관 크기의 도서관 100만 개가 보유하는 양에 해당한다고 한다. 유튜브(YouTube)에는 1분간 500시간 분량의 동영상이 업로드 되고 있다. 하루에 업로드 되는 모든 동영상을 다 보려면 82년이 걸리는 셈이다.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가 생산해내는 정보량은 실로 엄청나다. 사람들의 디지털 미디어 의존 역시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2017년 조사 결과 디지털 매체 이용이 과거 1년에 비해 증가했다고 응답한 사람이 72%로 나타났다.

하지만 급증하는 정보량에 비해 정보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방식에 대한 리터러시(Literacy) 교육은 뒷전인 듯해 안타깝다. 미디어 노출 연령이 빨라지고 있으며 가짜정보 및 비윤리적 콘텐츠가 범람하고 있지만 초중고는 물론 대학에서도 올바른 리터러시 교육이 제공되지 않고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다양한 콘텐츠에 접근해 분석하고 평가하는 동시에 스스로 콘텐츠를 생산해낼 수 있는 능력이다. 콘텐츠 생태계로의 진입장벽이 무너지면서 미디어 리터러시는 사회적 참여와 디지털 시민을 위한 필수적인 생활 능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행히 번번이 무산되던 미디어 리터러시 법제화가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분위기다. 현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맞춤형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실시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작년 2월에는 학계, 현업, 시민단체로 구성된 ‘디지털 민주주의를 위한 미디어교육지원법 추진위원회’가 발족했다. 추진위는 지난 5월3일 ‘미디어교육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발표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위한 민관 협치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국무총리산하에 미디어교육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규정하고, 미디어 사업자의 역할 및 미디어 리터러시를 담당할 인력을 적극 양성한다는 것이 그 핵심내용이었다. 이 안은 수정·보완을 거쳐 곧 발의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대학에도 유튜브나 아프리카TV를 통해 개인방송을 하는 크리에이터들이 있다. 많은 학생들이 이러한 플랫폼을 통해 동영상 콘텐츠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에 대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체계는 부재하다. 미디어 교육에 관심이 있거나 이 분야로 진출하려는 학생들도 충분한 정보와 교과 과정을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외국 대학에서는 자체 교과 과정 및 주정부와 연계해 리터러시 교육시스템을 적극 개발하고 있으며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데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통해 미디어의 지형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미디어 리터러시는 더욱 중요하게 부각될 수밖에 없다. 우리 대학이 선도적으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및 인력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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