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제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는 상품은 ‘느끼고, 즐기고, 배울 수 있는’ 문화적 콘텐츠이다. 그것은 바로 유튜브(YouTube), 페이스북(Facebook) 등으로 대 표되는 세계다. 이용자가 자유롭게 정보와 콘텐츠를 생산하고 유통하게 해준다. 이제는 단순히 정보만 유통되는 것이 아니다. 의견과 비평이 유통된다. 관람하 는 예술이 아니라 보여주고 즐기는 대중문화가 유통된다. 상품만 유통되는 것이 아니라, 그 상품을 만들어내는 라이프 스타일이 유통되고 새로운 문화가 창 조된다. 유튜브와 페이스북과 같은 공간이 만들어지면 사람들은 자신들의 생활로 그 공간을 채운다.  인터넷 최강자는 기술이 뛰어나서가 아니다. 수많은 개인이 저마다의 콘텐츠와 스토리로 그 공간을 채 울 수 있는 문화적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튠즈(iTunes) 서비스나 유투브, 구글(Google) 등에 가면 좋은 강연과 아이디어의 보고를 만날 수 있다. 이미 디지털 문명의 제국이 건설되어 있고, 그 문명 의 제국은 너무나 방대하다. 대학 동영상 강의 중에는 클릭이 많은 순서대로 최고 인기 강의만 모아놓 은 곳도 있다. 대학의 전문가 초청 특강도 내용이 좋고, 대학과 관련 없는 독자적인 단체의 초청 특강 등 을 통해서도 세계의 석학들을 다 만날 수가 있다. 우 리나라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외국 저자들의 주옥같 은 명강의를 다 들을 수가 있다. 지식의 역사를 살펴보면, 아주 예전에는 수도원이 지식의 중심지였다. 그러다가 인쇄술 혁명이 일어나서 모든 사람이 책을 읽을 수 있게 되면서 지식의 중 심지는 도서관으로 넘어갔다. 그러다가 대학이 지식 의 중심지가 되었다. 지금 지식의 중심지는? 이미 인 터넷으로 넘어갔다.  다니엘 핑크는 ‘프리에이전트(Free Agent) 시대가 오고 있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사람들의 직업관 과 노동관이 바뀌고 경제 생태계도 변화하면서, 자신 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식으로 일하는 프리에이 전트가 부상하고 있다"라는 진단이다. 프리에이전트 란 프로젝트를 옮겨 다니면서 자신을 위해 혼자 일하 는 단독사업자다. 그는 앞으로의 경제는 거대 기업인 코끼리와 프리에이전트들로 이루어진 수많은 생쥐들 의 조합으로 구성될 거라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는 다니엘 핑크의 인터뷰를 몇 년 뒤 에 하면서, 그의 예언이 맞는지 점검했다. 결론은 그 의 예언이 맞았다는 것이다. 기업과 프리에이전트의 두 세계 간 이동이 점점 더 자유로워지는 현상이 나 타나고 있다. 개인들이 웹을 통해서 생산수단을 가진 다. 블로그는 고객들을 모을 수 있는 메가폰이자 가 게이며, 개인이 명성을 얻고 자기 능력을 발휘하게 해준다. 웹 2.0은 취미생활과 밥벌이의 경계를 무너뜨 리고,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도 허물고 있다. 문제는 얼마나 몰입하느냐에 달려 있다. 기술이 중요한 것도 아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그 안에 들어있는 내용이 다. 콘텐츠가 매력적일 때 인터넷의 진가가 발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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