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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비, 여성들의 장 건강에 켜진 빨간 불
이수연·임여진 기자  |  smplsy94@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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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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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여성 A 씨는 화장실에 가는 것이 항상 두렵다. 만성 변비로 인해 배변 활동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학창시절부터 변비를 앓아왔지만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만을 종종 섭취할 뿐 병원엔 가지 않았다. 변비 때문에 병원을 가야 하는가도 의문이지만 가더라도 어디를 가야할지 몰랐다.
그러던 중 우연히 여성 변비 환자가 남성 변비 환자보다 많다는 기사를 본 A 씨는 다이어트 당시와 생리 기간 동안 유난히 더 심했던 변비 증상이 떠올랐다. A 씨는 자신이 기사 속에 나오는 사람 중 한 명 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성에게 변비가 생기는 이유는 무엇이며 이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1. 늘어나는 여성 변비 환자, 원인은 무엇인가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변비 환자는 2010년 대비 약 11.3%가 증가했다. 이처럼 변비환자의 수는 매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변비는 현대인의 생활에 많은 불편을 초래하지만, 그 구체적인 증상과 원인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배변시 무리한 힘이 필요하거나 대변이 과도하게 딱딱한 경우, 불완전한 배변감 또는 항문 직장의 폐쇄감이 느껴지는 경우를 변비라고 한다. 권계숙 인하대 소화기내과 교수는 “대변을 보는 횟수가 주 2회 이하거나 대변의 양이 하루 35g 이하로 적다면 변비를 겪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변비의 원인을 크게 기질적 원인과 장기능의 이상으로 나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질적 원인은 종양 등으로 인해 위장관이 막히거나 근육 및 신경이 손상되는 경우를 말한다. 또한 장운동 저하, 생활습관 변화, 수분 및 식이섬유 섭취 부족 등의 원인으로 장기능에 이상이 생겨 변비로 이어지기도 한다.

변비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발생률이 높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매년 평균적으로 여성 변비 환자 수는 남성 변비 환자 수의 1.4배였으며, 2014년엔 그 차이가 4.6배로 벌어졌다. 권 교수는 “여성 변비의 원인은 식사량의 부족, 운동 부족, 불규칙한 식사 및 배변습관 등이다”고 말했다. 이어 “임신, 출산도 배변 활동에 영향을 준다”며 여성 변비의 원인에 대해 설명했다.

2015년 서울연구원 도시 정보 센터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여성의 다이어트 시도율은 71.2%로 57.1%를 기록한 남성의 다이어트 시도율보다 월등히 높았다. 여성이 남성보다 다이어트를 많이 시도함에 따라 다이어트로 인해 발생하는 변비 여성이 더 많이 겪고 있었다. 과도한 다이어트로 식사량이 감소하면 대변양이 적어지고, 이는 장운동의 약화로 이어져 변의가 없어진다. 오랜 기간 정상적인 배변활동이 이뤄지지 않으면 대변은 수분을 잃어 점점 단단해지고 부피가 축소돼 변비가 심화된다.

생리주기와 임신기에는 여성 호르몬의 변화가 위장관 운동에 영향을 줘 변비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에 대해 권 교수는 “임신 중 분비되는 호르몬은 장운동을 억제하고 입덧을 유발한다”며 “결국 음식 섭취량이 적어져 변비를 악화시킨다”고 설명했다.

몸에 달라붙는 여성복 또한 변비의 원인이다. 권 교수는 “지나치게 몸을 꽉 조이거나 복부를 압박하는 옷이 위장관 운동을 방해해 변비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2. 변비, “제 몸에서 나가주세요”
본지는 얼마나 많은 숙명인들이 변비로 고통 받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은 숙명인 570명을 대상으로 지난 20일(화)부터 22일(목)까지 3일간 진행됐다. (신뢰도 95.0%, 오차범위 ±1.8%p)

설문에 응한 570명의 숙명인 중 74.2%(424명)의 학우가 ‘변비를 경험한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들 중 지금도 변비를 앓고 있는 학우는 39.5%(167명)였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변비를 앓아온 박은정(한국어문 17) 학우는 “배가 아픈데 배변활동을 하지 못해 답답했다”며 “이때 배변을 하더라도 복부팽만이 심해 온종일 불편하다”고 변비의 불편함을 토로했다. 숙명인들의 변비 증상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었다. 가장 많은 학우들이 겪고 있는 변비 증상은 ‘불규칙한 배변 주기’로 36.0%(153명)의 학우가 이에 해당했다. 다음으로는 ‘딱딱한 변’이 26.8%(114명), ‘복부 팽만’이 20.9%(89명)로 뒤를 이었다. 

다이어트와 생리 기간 중 변비가 심해진 학우도 있었다. 다이어트 경험이 있는 70.8%(404명)의 학우 중 다이어트 당시 변비가 심해졌다고 응답한 비율은 절반을 넘긴 37.8%(153명)였다. 심현주(경영 16) 학우는 “다이어트를 하는 동안 변비가 더 심해졌다”며 “배변 횟수가 급격히 줄고 배에 가스가 찼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김보미(법 15) 학우는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한 식이조절로 인해 변비가 심해졌다”며 “변비를 해결하기 위해 약을 복용했다”고 말했다. 
일부 숙명인들은 생리기간 변비가 심해지는 불편함을 토로했다. 변비를 겪어봤다고 응답한 숙명인 중 28.3%(120명)의 학우는 생리 중 변비가 심해지는 현상을 겪었다. 이아름(경제 17) 학우는 “생리 기간 중에는 배에 가스가 찬 느낌이 든다”며 “복부가 팽만하는데 배변활동은 하지 못해 매우 불쾌하다”고 말했다.

변비를 겪었던 학우 중 179명(42.2%)는 식이요법을, 17.6%(75명)의 학우는 약을 복용했다. 실제 병원을 찾는 학우는 변비 경험자의 10.3%(44명)에 불과했다. 금수현(역사문화 17) 학우는 “학창시절부터 변비가 너무 심해 배변 활동을 할 때마다 항문에서 출혈이 있었다”면서도 “일상생활에서 할 수 있는 식이요법만을 시도했을 뿐 병원은 가본 적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병원에서 변비를 치료한 학우는 많았지만 변비가 심해질 경우 병원을 가야 한다는 학우는 80.0%(456명)으로 압도적이었다. 신영희(영어영문 15) 학우는 “변비 때문에 소화가 잘 되지 않아 강의시간에 불편했던 적이 있다”며 “변비가 생활에 불편을 주는 경우엔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3. 변비 완화, 수분과 식이섬유가 중요해요.
변비를 완화하기 위해 활용한 해결책을 묻는 질문에 절반가량인 46.2%(196명)의 학우가 금 학우와 같이 식이요법을 선택했다고 답했다. 학우들이 많이 사용한 치료법인 식이요법과 약물 복용은 과연 변비치료에 효과가 있을까.

권 교수는 변비의 치료법은 그 원인에 따라 다르다고 설명했다. 대장암의 가족력이 있거나 항문 출혈, 설사와 변비가 교대로 나타나는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기질적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병원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권 교수는 “식사량의 감소로 발생한 변비를 치료하기 위해선 규칙적인 식사 및 배변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섬유질이 많은 음식과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은 변비 예방과 치료의 기본이다. 본교 주나미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식이섬유의 1일 권장 섭취량이 20~25g인데 비해 한국인의 식이섬유 섭취량은 13~16g에 그친다”며 식이섬유 섭취량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비 예방을 위해선 아침과 간식으로 식이섬유가 풍부한 과일을 먹고, 점심과 저녁엔 채소를 포함한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지방과 설탕이 들어있는 음식과 인공감미료를 최소화한 식물성 식품 위주의 식단 또한 변비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변비 예방에 도움이 되는 식품으로는 요거트, 김치, 템페 등의 발효 식품과 통곡물이 있다. 김치는 장내 유익균 생산을 늘리며, 통곡물은 채내 유익균의 성장을 촉진하는 베타글루칸이 풍부해 변비 예방에 좋다.

충분한 수분섭취는 효과적인 변비완화법 중 하나다. 체내에 물이 부족하면 하부 위장관의 운동이 느려지며 배설물이 더욱 단단해지고 변비가 심해진다. 주 교수는 “하루에 1.5L에서 2L씩 물을 마시되, 식전 2시간 등 식간에 마시는 것이 좋다”며 바람직한 수분 섭취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권 교수 역시 충분한 수분 섭취를 강조하며 규칙적인 복근 운동과 배변습관도 변비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권 교수는 “변비약은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지만 약에 의존하다보면 습관성 변비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며 “변비약을 일주일에 2~3회 이상 복용하거나 한 달 이상 장기 복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랜 기간 변비를 치료하지 않거나 장기간 변비약을 복용할 시 장운동이 저하되고 장이 늘어지는 '장마비'의 위험 또한 커진다”며 변비의 잘못된 치료법이나 오랜 방치로 인해 여러 질환들이 발병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여성을 비롯해 변비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변비를 ‘누구나 가지고 있는 질병’으로 여겨 별다른 치료는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변비는 정확한 해결책을 가지고 치료해야하는 질병이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먹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등의 노력으로 예방 및 완화가 가능한 변비. 변비의 위험에 더 많이 노출돼 있는 여성들이 건강한 생활습관을 구축해 변비로부터 자유로워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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