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진 사람은 흔히 ‘세상의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인다’는 말을 한다. 이러한 현상을 핑크렌즈효과라고 하는데 핑크렌즈를 낀 것처럼 온 세상이 분홍빛으로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핑크렌즈효과는 뇌의 미상핵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러브칵테일’ 때문에 발생한다.


‘러브칵테일’에는 페로몬, 도파민, 페닐에틸아민, 옥시토신이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숙이와 완소남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설정했다.


완소남은 숙이를 만나 첫눈에 반한다. 사랑에 빠진 완소남의 몸에서는 페로몬이 체외로 분비된다. 페로몬은 상대방에게 호감을 느끼기 시작하는 사랑의 초기단계에서 감각을 자극한다. 완소남은 수업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숙이를 바래다준다. 이런 완소남의 배려에 숙이의 마음도 움직인다. 이때 숙이의 몸에서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미상핵에서 가장 많이 분비되는 도파민은 상대의 뒷모습만 봐도 기분을 좋게 만든다. 요즘 숙이는 도파민 덕분에 항상 웃는다. 웃는 얼굴 때문인지 숙이는 근래 부쩍 친구들에게 예뻐졌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정식으로 사귀게 된 둘은 자주 만나면서 강렬한 사랑에 빠진다. 이때 둘에게 작용하는 호르몬이 페닐에틸아민이다. 연애에 긴장감을 주는 페닐에틸아민의 영향으로 완소남은 숙이의 손을 잡을 때마다 손에 땀이 나고 맥박이 빨라지는 것을 느낀다. 숙이도 페닐에틸아민이 갖고 있는 식욕 억제 효과 때문에 점점 살이 빠지기 시작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랑의 확신이 강해진 완소남은 드디어 숙이에게 청혼한다. “내 아를 나아도~!” 숙이도 완소남과 결혼해 그의 아이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옥시토신은 자궁수축호르몬으로 출산 시 분비되는 호르몬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를 갖고 싶게 만드는 기능도 한다.


미국 코넬대학 하잔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러브칵테일’에 의한 사랑의 효과는 1년 쯤 지나면 절반으로 감소하고, 900일 정도면 바닥을 드러낸다고 한다. 때문의 러브칵테일 효과가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 때의 관계는 가슴 뛰는 로맨스보다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이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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