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필자는 기사를 맡으면 취재를 시작하기 전 기사의 주제에 대해 공부를 시작한다.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취재를 시작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서이다. 관련 내용을 숙지하고 나면 전문가나 기관에서 정보를 얻기 위해 질문지를 구상한다. 필자는 질문지를 작성할 때, 필자의 생각과 사전지식을 최대한 배제하고, 기본적인 것부터 심화 내용까지 순차적으로 이어지도록 질문지를 작성하는 법을 선호한다. 질문에 부연 설명이 들어가면 기자의 사견이 포함될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 방법이 가장 중립적인 질문지 구성법이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질문지를 받은 몇몇 취재원은 질문지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취재를 위해 관련 시설에 질문지를 보냈을 때 돌아온 답변은 “질문지를 짜기 전에 무엇을 찾아봤냐”였다. 기본적인 것을 질문하자 기자가 공부를 아예 하지 않았다고 판단을 한 것이다. 이후 필자가 어떠한 자료를 읽고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설명해도 돌아오는 말은 늘 쌀쌀했다.

이런 경험이 여러 번 반복되자, 필자는 스스로를 돌아봤다. 취재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한 번 고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지금까진 ‘무조건 많은 양의 정보를 얻자’라는 식의 생각으로 취재에 임하고 이후 취재한 내용의 일부만을 이용하는 경향이 있었다. 선행공부를 하더라도 기자의 지식을 배제하는 것이 좋은 질문 방법인줄 알았다.

그러나 이 방법은 기자와 취재원 모두에게 부담이 되는 방법이었다. 주간지의 특성상 짧은 기간내에 답변을 요구하는데, 취재원은 주어진 시간이 짧음에도 기초적인 내용부터 설명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필자 또한 취재원을 설득하는데 불필요한 감정이 소비돼 힘들었다. 이에 필자는 질문지를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구성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기자와 취재원들이 연락하는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이되 연락의 목적은 이루는 쪽으로 말이다. 필자의 이러한 고민이 앞으로는 취재원이 허탈함과 기자가 미안함을 느끼지 않는 쪽으로 이어져, 기사의 질이 향상되는 것으로 연결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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