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론 > 작은 강의
위기의 유네스코, 배경과 전망[작은강의]
숙대신보  |  shinbosa@sm.ac.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11.20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숙명의 아태여성정보통신원은 유네스코(UNESCO) 세계교육과학문화기구의 주요 정책 중 하나인 정보통신과 젠더(ICT&Gender) 정책영역의 석좌수행기관이라는 사실을 많은 숙명인이 알지 못한다. 석좌기관으로 인정받은 지 어언 20년이 다 되어가는 데도 말이다. 숙명을 석좌기구로 인정한 유네스코는 그 태생의 배경이 다른 국제기구들처럼 ‘국가 간 합의’가 아니다. 유럽의 대표적 지식인들이 교육, 과학기술, 문화예술 분야에서의 협력과 교류가 국제사회의 평화문화(culture of peace)를 형성하고 이는 궁극적으로 지구사회의 평화에 대한 관심과 보편적 가치의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출범했다. 이른바 소프트 한 국제문제 해결의 대안을 제시하며 명실상부한 대표성을 유지해온 국제기구가 유네스코다.

이 중요한 유엔 산하의 정책기구가 최대 재정 공여국인 미국의 탈퇴 선언으로 위기에 봉착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달 12일 성명에서 ‘늘어나는 유네스코 체납금과 분담금, 근본적인 조직개혁의 필요성, 계속되는 유네스코의 반이스라엘 편향성에 대한 우려’를 공식적으로 그 이유로 들었다. 이스라엘의 연이은 탈퇴도 자명하다. 2011년 11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유네스코가 팔레스타인을 정식 회원국으로부터 받아들인 결정에 반발해 분담금 납부를 전면 중단한 이후 올해 말 기준으로 미국이 체납한 분담금은 5억 5천만 달러에 이른다. 전체 분담금의 4분의 1을 넘는 금액을 분담해온 미국의 탈퇴는 유네스코의 위기가 현실화됐음을 의미한다. 지금 당장 유네스코 회원국은 물론 유엔 회원국 전체의 논쟁적 이슈로 등장할 가능성은 적지만, 미국의 국제사회 책임 분담과 국제기구의 비정치적 활용에 대한 존중 등의 측면에서 미국에 돌려질 비난의 화살은 꽤 날카로울 것으로 예견된다.

니키 헤일리(Nikki Haley)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오히려 유네스코의 정치화는 고질적 병폐라고 비난하면서 “1984년 레이건 대통령이 유네스코를 탈퇴할 때 우리가 말했던 것처럼, 더 이상은 미국 납세자들이 우리 가치에 적대적이고 정의와 보편적 상식을 조롱하는 정책들에 돈을 대는 상황에 처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미국은 소말리아나 수단에 대한 유네스코의 지원을 거부해왔어야 했고, 중동이나 아프리카 회교권 빈곤 국가들에 대한 지원에 대해서도 명백하게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어야 한다. 유네스코가 지양하는 평화문화에 대한 개념이해 부족의 결과이다.

하지만 미국의 비판 중 비정치영역의 대표적 유엔 정책기구인 유네스코의 재도약과 발전을 위해 귀 기울여야 하는 문제가 있다. 첫째, 유네스코의 핵심경쟁력은 태생적으로 교육사업에서의 경쟁력이다. 인류사회의 보편적 철학 기반의 확산이나, 지구사회의 지속성장개발을 위한 지구 차원의 인식공유도 교육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유네스코가 지닌 ‘과학, 문화, 사회과학, 정보통신’의 정책 전문성과 경험은 또 다른 사업 명제인 ‘교육’을 통해 전달하는 전략의 변화가 필요하다. 교육 중심 기구로의 재발견이 요구된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기능의 집중성은 50여 개 유엔 산하 기구의 교육 기능을 총체적으로 관리하는 전문기구로의 재탄생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둘째, 거버넌스의 개혁이다. 사무총장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시키고, 견제의 기능을 확보해야 한다. 집행이사회가 지나치게 정치적 의제에 집중하면서, 여러 외교상의 갈등을 유발한 경험을 상기하고 사무총장과 집행 이사회의 정치적 권한 집중을 개선하는 의사결정 구조를 모색해야 한다. 사무총장 선거 이후 관행이 되어온 논공행상식의 인사도 역시 개혁의 대상이다. 이를 위해 헌장의 개정이 필요하고, 집행 이사국의 사무총장 견제기능이 강화되는 것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집행 이사국의 축소를 통해 실제 대형 공여국의 입장이 합리적으로 반영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마지막 관건은 과연 누가 유네스코 개혁이라는 뜨거운 감자를 먼저 만질 것인가의 문제이다. 본부집행부의 예산 및 정책 수행 능력의 집중성을 분산화하면서 지역과 국가별 맞춤형 지원체계와 사업수행 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국가위원회(National Commission)의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독일, 호주, 일본, 한국 등 주요 공여국은 성공적으로 국가위원회를 운영하면서 유네스코 설립의 가치와 이상을 현장에서 성공적으로 수행해오고 있다. 이들 주요 국가들의 국가위원회를 중심으로 현재의 지역본부 체계를 개편하고, 지역 리딩 국가들을 중심으로 사업수행 기능을 재편해야 한다. 현재 가장 활발한 활동을 통해 성공적으로 정책 전문 지원 기능을 수행하는 지역본부는 아태본부이고, 그 이면에는 역내 리딩 국가들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표방의 대상으로 삼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최동주 글로벌서비스 교수

숙대신보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달려왔던 한 학기, 쉼표를 찍으며
2
광개토대왕릉비
3
적극적 참여로 총학 선거 투표율 높이자
4
제50대 총학생회 선거 앞두고 합동공청회 열려
5
가장 기억에 남는 숙대신보의 기사는?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
발행인 : 강정애 | 편집인 겸 주간 : 강미은 | 편집장 : 하재림 | 발행처 : 숙명여자대학교|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정애
우)140-742 서울특별시 용산구 청파로 47길 100 숙명여자대학교 숙대신보사
행정실 ☎ 710-9150 (Fax) 706-2695 / 편집실 ☎ 710-9721 / 9152
Copyright © 2017 숙대신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mnews@sookmyu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