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기행]

 

가장 아름다운 것은 아름답다고 말하는 순간 사라지는 것이다.

절대 고요함 속의 숨겨진 미학, 조선 역대왕들의 정신적 휴식처.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그 절대적인 동양미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한국인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가장 단순하지만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건축이기에 앞서 맑은 정신과 웅장함 그리고 우아함이 함께 느껴지는 예술작품이라고 필자는 말할 수 밖에 없다. 조선왕조 500년의 역사를 대변하고 있는 정신적 사당이라고 볼 수 있는 곳이면서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끝없이 펼쳐지는 좌우의 전통적 건축양식의 풍경은 서울시 종로구 고층빌딩을 압도하는 듯하다. 단순한 건축물의 끝없는 선들이 현대문명의 덧없는 욕망들을 하나하나 부수며 정신적 세계로 나를 인도하는 듯하다.

동양에서 가장 긴 목조 건축이라고 알려져 있는 종묘는 숲과 함께 때로는 아늑하게 서울 종로구의 모든 풍경들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

종묘는 세계문화유산이고 정전은 국보 제227호로 지정되어있다. 정전은 현재 정면 19칸, 측면 3칸이고, 좌우 익실(翼室) 각 3칸이지만, 본래에는 태실(太室) 7칸, 좌우 익실 각 2칸이었던 것을 여러 번 증축하였다. 장대석으로 쌓은 넓은 월대를 앞에 두었는데, 그 상면은 박석(薄石)을 깔았고, 어도는 전(塼)을 깔았으며, 곳곳에 차일(遮日)고리가 박혀 있다.

그 가치는 국보나 세계문화유산으로 설명할 수 없는 정신적 고결함이 숨겨져 있으며 종묘에 들어서면 동북아시아 3국 한국,일본,중국이 추구하는 천국이 어떤 것인지 느낄 수 있게 한다. 지리적으로 중국과 일본 사이에 위치해 있는 대한민국 서울은 필자가 평가하기에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그 순간 그것은 아름다움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철학적인 도시가 되었다. 적어도 최소한 서양인들은 종묘를 보는 순간 최고의 찬사를 보내게 될 것이다.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에 감동해서 말이다. 서울은 종로에 있는 종묘를 통해서 비로소 서양인들에게 최고의 도시가 될 수 있는 철학적 의미를 가지게 된 것이다.

원래 종묘는 창덕궁과 창경궁의 남쪽에 서로 연결된 한 공간이었으나  일제가 도로를 신설하면서 별개의 서로 다른 공간으로 분리시켜 종묘의 의미를 훼손하였다. 현재 도로 위를 덮어 창덕궁 창경궁과 이어붙이는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가장 아름다운 것은 아름답다고 말하는 순간 사라지는 것이니 절대적인 고독속에서 피어나는 자신의 고요한 마음의 소리를 담으려는 그 사람만이 종묘의 가치를 깨달을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여러분들도 종묘에 가서 이러한 필자의 느낌을 느껴보기를 간절하게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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