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칼럼]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농업 국가였다. 과거 농촌에서는 모내기나 김매기 등이 있을 때 일손이 모자랐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농민들은 ‘두레’라는 마을 단위의 조직을 만들었다. 두레는 농민문화를 발전시키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해 두레싸움, 두레놀이와 같은 민속놀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두레가 마을에 대한 애착심을 갖게 하고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삶이 다원화된 오늘날, 두레와 같은 공동체 의식을 찾기란 힘들다. 하지만 남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공간에 대한 애착과 공동체 의식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한 가치다. 필자는 본교 인문학연구소가 펼치고 있는 ‘2017 인문도시지원사업’을 취재하면서 기존에 인식하지 못했던 지역사회의 가치에 대한 중요성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 .

인문도시 사업은 간단히 말해 주민들에게 지역사회(용산구)의 역사, 문화, 예술적 가치를 평생교육의 형태로 지역주민들에게 알리는 사업이다. 용산구민이라면 누구나 사업에 참여가 가능하다.

오랜 시간동안 용산구에 거주한 사람, 이사 온지 얼마 안 된 사람 등, 용산구에는 저마다의 다양한 시간들이 공존한다. 그 속에서 지역사회를 자신과 동떨어진 존재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역사회의 역사와 문화를 알게됨으로써 이러한 생각이 변화할 수도 있다. 지역사회의 특성을 통해 자신 또한 지역사회의 일부이자 역사를 만들어 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때 예전 조선시대 때 두레가 가졌던 의의를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두레는 더 이상 도시에서 찾을 수 없지만 지역사회에 대한 공동체의식은 존속할 수 있다. 인간은 공동체 안에서 태어나 평생을 공동체 안에서 살아간다. 그러므로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는 그 안에 속해있는 나를 이해하는 길이기도 하다. 무심코 지나쳤던 지역의 모습을 한번 자세히 바라보는 건 어떨까. 지역사회에 대한 가치를 발견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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