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기행]

아무리 생각해도 이 그림을 기억에서 지울 수가 없다. 달마대사의 선불교 사상을 내 생각에서 지워 낼 수가 없다. 이 그림을 보는 순간 불교가 인간의 근원적인 질문을 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 그림 속에 내가 있고 불교가 있었다. 이 속에 자유가 있으며 인간이 추구하는 행복이 있었다. 그 리해 내 마음이 이 그림을 생각하게 만든 것인가? 김명국은 출생과 사망도 미상이다. 언제 태어나고 죽었는지 알 수 없는 화가라면 달마대사의 마음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예술가라고 필자는 생각 하게 됐다. 달마도는 마음으로 그려야 하는 그림이다. 선불교의 창시자 달마대사가 지식이 아니라 마음이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본성을 탁월하게 이끌어내 내가 예술이고 예술이 곧 내가 되는 진정한 화가가 그린 그림. 달마대사가 면벽수행을 하며 자신을 잊고 또 잊었다가 다시 찾고 다시 자신을 잃어버리며 순수한 진리에 도달했을 것 같은 모습. 이 그림은 붓터치에서 이런 절정이 느껴지는 작 품이다. 얼굴은 가느다란 선으로 묘사했고 달마대 사의 옷은 강인한 굵은 선으로 표현해 대비를 이루었으며 끝없는 하늘을 날아가는 자유로운 화가 김명국의 혼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단순하면서도 굵은 달마대사의 옷이 김명국의 차원이 다른 호방함을 보여주고 있다. 필자는 어쩌면 김명국이 이 그림 속으로 들어갔 을지도 모른다는 상상도 해본다. 취옹이라고 불리는 이 화가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림 속으로 들어가 그림의 일부가 됐으며 타고난 개성과 노력 능력이 신의 능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숨에 깨달음을 얻고 다시 긴 세월이 흘러 해 탈이 끝이 아님을 알고 다시 구도의 길을 가는 모 습. 달마대사 그림이라면 지식은 쓰지 않고 마음으로 글을 쓰고 느낌을 자유롭게 서술해 이 그림을 더 욱 독보적인 예술작품으로 느끼게 할 것이다. 그 느낌이 나의 느낌이거나 독자의 느낌이거나 이 그림을 바라보는 어느 누구든지 생각은 하나로 모아질 수 있다. 진리는 단순하고 무늬가 없으며 진리라고 인식 하는 순간 그것은 진리가 아닐 수 있다. 오직 모든 것은 소멸하고 흩어진다는 그 사실만 이 나를 완벽하게 자유롭게 해줄 수 있고 진리에 다가갈 수 있는 가장 멋진 지름길이라는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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