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독서]

헤르만 헤세의 「환상동화집」
헤르만 헤세는 잘 알려져 있는 독일 작가다. 「싯다르타」, 「데미안」과 같은 소설은 잘 알고 있지만 26편의 동화에 대해서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는 15세 때 자살을 시도해 정신병원에 입원하며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고 1차 대전을 전후한 시기에 반전사상이 담긴 글을 발표하며 힘든 시기를 보낸다. 결국 스위스에서 정신분석 치료를 받고 안정을 찾은 헤세는 심리분석학에 관심을 갖고 이상적인 사회가 실현되기를 바라며 동화를 집필한다. 그의 동화는 그림형제의 민중 동화, 낭만주의 작가들, 현대 작가들의 영향을 받는다. 동화의 특징은 마술적 요소가 등장해 소원을 성취시켜 주는데 노인, 새, 산 등 매개체의 도움을 얻어 자기발견과 도덕적 의식이 성숙되는 특징을 보여준다. 그의 동화 속에서는 정신적 안내자의 도움으로 진정한 자아를 찾는 과정, 영혼의 심리치료, 합일사상, 윤리적인 훈계가 강한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는 헤세의 「환상동화집」을 통해서 인간에 대한 따뜻한 사랑, 명랑하고 해학적인 유머가 담겨 있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누가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깨웠는가?」

사회철학자 이링 페처는 “동화를 조금씩 다르게 읽는다는 것은 삶을 조금씩 다르게 읽는 것이며 ‘스스로 생각하는’ 첫걸음이 된다”고 한다. 이링 페처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빨간 모자 소녀」, 「백설공주」, 「신데렐라」, 「헨젤과 그레텔」, 「잠자는 공주」 등을 철학적으로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

「백설공주」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이 아니라 백설공주는 민중을 해방시키는 반란군의 역할, 여성 해방을 위해서 일한 인물이다. 백설공주는 궁궐의 부귀영화를 누리고 살았지만 그것이 백성들의 가난과 착취를 토대로 한다는 것을 알게 되며 불행해한다. 저자는 정치적인 의도가 보이는 백설공주를 무자비한 아름다움의 경쟁을 하는 질투심 많은 왕비의 사적인 복수극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일곱 난쟁이는 용감한 반란군, 벽 거울은 비밀경찰로 해석하고 있다.
 

「신데렐라」에서는 꿈꾸는 자들로 하여금 단지 나쁜 현실을 받아들이게 만든 것이라고 본다. 신데렐라는 하인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하녀들을 도와주고 노동자들의 연합을 허용하게 하는 것과 하인법 철폐를 주장한다. 하지만 왕실모독과 하인법 위반으로 구형된 형기를 마치고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된다.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를 철학적으로 새롭게 해석함으로써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세계의 동화」
환상과 상상의 세계가 아름답게 펼쳐지는 100편의 민담과 동화가 수록되어 있다. 크리스치안 슈트리히가 수천 편의 민담 중에서 가려 뽑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100편의 민담과 동화뿐만 아니라 천재 작가 타트야나 하우프트만이 5년여에 걸쳐 600점이 넘는 그림을 그려 담은 책이다. 

슈테판 츠바이크는 말한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민담을 두 번에 걸쳐 두 가지 방식으로 읽게 된다. 첫 번째는 어릴 적에, 온갖 다채롭고 생생한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세계가 진짜라는 믿음을 가지고 소박하게 읽는 것이고, 그다음엔 훨씬 어른이 되어서 그 이야기들이 모두 꾸며낸 것이라는 점을 뚜렷이 의식하면서 읽는 것이다.” 독일 작가 그림형제의 「룸펠슈틸츠헨」, 「홀레 할머니」, 이탈리아 작가 스트라파롤라의 「궤짝속의 처녀」, 「좋은 시절」, 프랑스 작가 샤를 페로의 「엄지동자」, 「푸른 수염」 등 흥미로운 동화와 민담이 수록돼있다.

이주은 독일언어문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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