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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개방, “왜 필요한가요?”
하재림, 박희원 기자  |  smphjr92@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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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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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공학인 대다수의 학교와는 달리 일과 중의 본교 캠퍼스는 20대의 여성들로 가득하다. 명신관 언덕을 올려다보면 한 눈에 들어오는 수많은 여성들 중 몇 안 되는 남성은 쉽게 눈에 띌 수밖에 없다. 남성 외에도 어린이, 중년층 등 대학의 구성원이 아닐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캠퍼스를 걷고 있는 모습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캠퍼스에 출입한 외부인을 발견했을 때, 학우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최근 발생한 사건을 기억하며 조금은 불안한 눈길로 바라보기도 하고, 피해만 주지 않으면 된다는 태도로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기도 한다. 학우들은 캠퍼스 내의 외부인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또, 대학은 지역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숙명인 61.9%, “외부인 출입 불편해

본지는 외부인의 출입과 관련한 숙명인의 생각을 알아보기 위하여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은 숙명인 530명을 대상으로 지난 13일(수)와 14일(목), 이틀 동안 이뤄졌다.

‘본교가 외부인에게 개방적이라고 생각하시나요?’라는 질문에 49.7%(258명)의 학우가 ‘폐쇄적이다’고 답했다. ‘타대학과 비슷한 수준이다’고 답한 학우는 41.2%(214명)이었으며 ‘개방적이다’고 응답한 학우는 3.1%(16명)에 그쳤다. 본교가 외부인에게 폐쇄적이라고 생각하는 길시유(법 14) 학우는 “타대학의 도서관, 교내 식당 등을 이용한 적이 있다”며 “본교에 비해 개방적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본교의 경우 학우들이 외부인에 대한 경계심이 강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학우들은 본교의 시설을 외부인이 이용하는 것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교내 식당, 도서관 등 본교 시설을 외부인이 이용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는 질문에 대해 69.0%(356명)이 ‘부정적이다’고 응답했다. 길혜림(경제 17) 학우는 “재학생의 등록금으로 보완되는 시설인 만큼 재학생에 한해 개방될 때 시설의 유지가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본교는 도서관, 교내 식당 등의 시설에 외부인의 이용을 제한하고 야간에는 외부인의 출입을 금하고 있다. 외부인이 본교 시설을 이용하는 것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학우들은 이처럼 외부인의 본교 이용을 제한하는 학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본교에 외부인의 출입을 제한하는 학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라는 질문에 과반 이상의 80.2%(402명)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지은정(영어영문 17) 학우는 “최근 몰래카메라 문제나 교내에서 일어난 성추행 사건 등 불안감을 조성하는 사건이 많다”며 “예방 차원에서 외부인을 제한하는 학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14.2%(71명)였다. 외부인을 제한하는 학칙이 불필요하다고 응답한 이정연(가족자원경영 16) 학우는 “해당 학칙이 여자대학교가 폐쇄적이라는 편견을 조성할 수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숙명인 61.9%(327명)는 외부인의 교내 출입에 불편함을 느꼈다. 불편함을 느끼는 이유는 ‘최근 교내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인한 불안감’이 79.6%(270명)로 가장 많았다. ‘휴식공간의 침해’가 38.9%(132명), ‘재학생들이 시설 이용에 겪는 불편함’이 13.0%(44명)으로 뒤를 이었다.

학우들이 적절하게 생각하는 캠퍼스 ‘개방의 선’은 건물 외부에 한해서 외부인들과 공유하는 것이었다. 학우들이 원하는 본교의 개방 범위에 대해 묻는 질문에 55.5%(292명)의 학우들은 ‘건물 외부만 개방’을 선택했다. 건물 내부를 부분적으로 개방하자는 의견은 37.5%(197명)이었으며 ‘완전 개방’은 3.6%(19명), ‘개방하지 않음’이 2.7%(14명)였다. 외부인이 캠퍼스에 출입하는 것까지 거부감을 갖진 않더라도 건물 내부의 시설을 공유하는 것은 거부감을 갖는 것이다.
 

본교와 비교해 본 타대학의 개방성

본지는 타대학과 본교의 캠퍼스의 개방성 수준을 비교하기 위해 성신여자대학교,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을 인터뷰했다. 본교가 다소 폐쇄적이라고 응답했던 학우들과는 달리 타대생들은 본인이 재학 중인 학교의 캠퍼스를 외부인이 자유롭게 이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타대학은 외부인에게 주로 산책로로 이용되며 단체에서 견학을 오기도 한다는 답변이 공통적이었다. 연세대학교에 재학 중인 오준엽(남·25) 씨는 “학우들이 외부인의 출입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 씨는 “외부인들이 도서관, 교내 식당 등 건물 내부를 자연스럽게 이용한다”며 “학우들이 이용하는 시설에 외부인의 이용이 많을 땐 불편함을 겪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화여자대학교에 재학 중인 이수빈(여·23) 씨는 외부인이 재학생의 시설 이용을 방해하는 경우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이 씨는 “관광객이 학교에 몰려 수업에 지장을 받는다”며 “관광객들이 교내 시설을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이용하는 등 학우들에게 피해를 주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성신여자대학교 재학생은 “대학의 캠퍼스 개방은 지역사회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서도 “캠퍼스를 개방하더라도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선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재학생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 선에서 캠퍼스 개방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모두가 공감했다. 연세대학교에 재학 중인 변우석(남·25) 씨는 ‘대학이 지역사회를 견인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드러냈다. 시민들이 정보의 회전률이 높고 지식이 집약적인 대학 도서관 등의 시설을 접함으로써 대학이 지역사회에서 계몽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학 입학 인원의 감소와 연관시켜 개방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의견도 있었다. 오 씨는 “대학 입학을 희망하는 인원은 계속해서 줄어들 것이다”며 “대학이 학생과 교수진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과 일본은 학령인구의 감소로 대학이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UICNI-University of IIIinois at Chicago Neighborhood Initiative' 프로그램의 경우 지역사회의 재생을 목적으로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지역사회 개선사업과 대학 캠퍼스 시설의 공동 이용 등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대학 캠퍼스 개방,

사회적 역할 위한 적정선은 어디인가

대부분의 대학은 원칙적으로 출입을 제한하지 않는 한 외부인의 출입이 자유롭다. 본교 역시 외부인의 출입이 가능하지만 외부인이 학교 규정 등에 반해 무단으로 본교 시설을 이용하거나 접근할 경우 퇴거 명령과 형법 등의 제재를 취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본교에서 2011년 3월 21(월)에 제정된 「보안업무관리규정」 제24조에 따르면 본교는 캠퍼스 전역을 외부인 출입 제한 구역으로 설정해 시설을 보안하고 있다. 만약 외부인이 교내 시설을 허용된 목적 외의 부정한 용도로 이용할 경우 장소사용 및 사용료 징수에 관한 내규에 따라 교내 시설 사용을 취소하거나 제한할 수 있다.

학우들이 외부인 출입에 관련하여 다소 불편해하는 성향을 보이는 것에 대해 본교 조수영 법학부 교수는 “학생들이 외부인 출입과 관련해 불편해하는 것은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며 “그 이유에 따라 외부인 관련 문제에 대해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학생들의 자치 공간 확보 및 보안에 유해가 되는 영역에서는 외부인의 출입을 제한해야 한다”며 “다만 대학의 사회적 이미지를 고려할 때 무조건적인 외부인 출입금지는 학교의 개방적, 교육적 측면에서 부정적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캠퍼스의 환경을 지나치게 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외부인의 출입을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대학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양한 견해가 있다. 법적인 측면에서 「고등교육법」 제28조를 살펴보면 ‘대학은 인격을 도야(陶冶)하고, 국가와 인류사회의 발전에 필요한 심오한 학술이론과 그 응용방법을 가르치고 연구하며, 국가와 인류사회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를 바탕으로 조 교수는 “대학은 지역사회를 발전시키는 핵심 역할을 담당하며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할 때 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본교는 용산구에 위치한 유일한 종합사립대학으로서 ‘용산 YES 아카데미’ ‘나눔 배움 지기 캠프’ 등 용산구민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대학이 지역사회와 함께 상생하며 발전해 나가야 하는 존재임은 분명해 보인다.
 

대학이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하고 지역 주민과 상생하는 것은 양측에서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방향일 것이다. 그러나 충분한 대화가 이뤄지지 않은 채 이상만 좇는 것은 대학 구성원과 지역 주민 사이의 갈등만을 야기할 뿐이다.

바람직한 협력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학우들이 갖는 외부인 출입에 대한 근본적인 불안감에 귀를 기울여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선을 구축해야 한다. 학우들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고 지역 주민도 자유롭게 캠퍼스 시설과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대학과 지역사회는 함께 발전해 나갈 파트너가 될 것이다.

   
▲ 본교 정문에 주말과 공휴일날 외부인의 출입을 금지하는 표지판이 세워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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