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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삶을 보듬어 주는 공간, 휴(休)
이지원·이수연 기자  |  smpljw91@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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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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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약 4만 명의 수원시 여성들이 건강한 삶을 위해 찾는 곳이 있다. 바로 ‘수원시여성문화공간 휴(이하 휴)’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여성만을 위한 문화공간이 생긴 것이다. 휴는 2014년 5월 2일(금)에 개관해 지역 여성들의 복지 증진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과 시설을 제공해오고 있다. 본지는 휴가 수원시의 여성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알아보고자 직접 기관에 방문했다.

배려심과 다양성으로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다 
휴는 여성이 삶의 주기 변화에 따라 겪게 되는 가사, 육아, 직무 등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돕는 시설이다. 여성에게 편안함과 휴식을 제공하는 것이다. 휴의 이용 대상은 수원시에 거주하거나 수원시에 직장을 가지고 있는 여성이다. 수원시는 여성을 위한 건강증진센터를 만들기 위해 4년간 시설의 방향을 연구하고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했다. 박 센터장은 “전국 최초이기에 전례가 없어 휴를 설립할 때 많은 어려움을 겪었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여성들이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자 했어요”라며 휴가 그 역할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상담, 교육,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휴의 프로그램은 4분기로 나눠 ‘휴식’ ‘힐링(Healing)’ ‘웰빙(well-being)’ ‘행복과 창의성’ 총 4가지 영역에 따라 진행된다. 박 센터장은 “힐링 영역의 프로그램은 부정적인 정서를 치유하고 웰빙 영역의 프로그램은 긍정적인 정서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어요”라며 “자신의 자아를 찾아갈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하는 거죠”라고 설명했다. 현재 휴에서는 부정적인 정서를 치료하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푸드 테라피(Food Therapy)’, 긍정적인 정서를 증진하기 위한 집단으로 상담하는 ‘내 마음 바닷속 행복한 보석 캐기’, 임신 중인 여성들이 독서 토론을 통해 건강한 엄마로 성장할 수 있게 하는 ‘행복한 아기 마중’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여성을 위한 문화공간이지만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함께 참여해 행복한 가정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예비부부의 공감과 동행’과 같은 프로그램 역시 운영 중이다. 박 센터장은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어요”라고 말했다.

한편 휴는 여성공동체를 지원하기 위해 노력한다. 박 센터장은 “플루트(Flute) 동아리, 캘리그라피(Calligraphy) 동아리 등 6개의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고 있어요”라며 “동아리 구성원에 의해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동아리지만 전문 강사 등을 초빙해 프로그램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죠”라고 말했다.
한편 휴는 여성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다른 지역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박 센터장은 “최근 다른 지역에서 휴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어요”라며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휴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보러 와요”라고 말했다.

수원시 권선구에 위치한 휴에 대해 박 센터장은 “권선구를 제외한 3개의 구에 거주하는 시민에게는 휴의 지리적인 접근성이 낮아요”라며 “휴를 이용하는 시민이 한정될 수밖에 없는 이유죠”라고 안타까워했다. 더 많은 시민이 휴를 이용하길 바랐던 수원시는 권선구를 제외한 2개의 구에 휴의 거점 공간을 설립하기로 했다. 박 센터장은 “장안구와 팔달구의 주민센터와 협약을 맺어 휴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일부 운영하려고 해요”라며 “가능한 많은 시민에게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려는 이유죠”라고 설명했다.

여성들의 수요에 맞춘 서비스, 생활에 여유를 더하다
여름이 한창이었던 지난달 30일(수) 오후 2시. 바쁘게 걷고 있는 수원시 주민들을 지나쳐 휴에 도착했다. ‘문화공간’이라는 이름에서 연상되는 부드러운 느낌과 달리 휴의 외관은 꽤나 딱딱한 느낌이었다. 휴의 내부로 들어가 보니 건물 외관과는 다르게 건물의 내부는 편안한 느낌을 줬다. 휴는 지상 3층으로 이뤄진 건물로 1층은 보육 관련 시설, 2층은 강당과 강의실, 3층은 도서관, 동아리방, 카페(Cafe) 등이 위치해 있었다. 기존에 있던 상수도사업소를 리모델링(Remodeling) 해 사용했음에도 효율적이고 집약적인 공간 활용이 눈에 띄었다.

건물에 들어서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어린이용 장난감을 저렴한 가격에 빌릴 수 있는 ‘장난감 도서관’이 보였다. 그 옆으로는 여성이 자녀를 데려와 함께 놀이를 즐길 수 있는 ‘아이♡맘 카페(Mom Cafe, 이하 맘 카페)’와 보육을 담당하는 ‘일시보육실’이 있었다. 장난감 도서관, 맘 카페, 일시보육실은 수원시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시설로 보다 많은 여성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휴에 위치해있다. 휴의 방문객에게 기관 교육을 담당하는 최용익 교육 담당자는 “직장을 다니며 아이를 양육하는 여성이 시간제 보육 시설의 주 이용자예요”라며 “적은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기에 맞벌이 가정의 양육비 부담을 덜어주죠”라고 설명했다.

여성들의 심리 상담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운영하는 휴에는 많은 개인 상담실과 집단 상담실이 있었다. 다양한 분야의 상담뿐 아니라 수원지방법원과 연계해 이혼 전 상담을 운영하고 있었다. 최 담당자는 “휴에서 무료로 진행하는 임상 심리검사는 전국에서 우리 기관이 처음으로 시도했어요”라며 심리 상담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2층에서는 여성들이 피로를 풀 수 있는 족욕실과 훈증실을 볼 수 있었다. 최 담당자는 “휴의 편의 시설은 여성들만 출입이 가능해요”라며 “여성들이 안심하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죠”라고 말했다. 3층의 카페에서는 많은 여성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카페 테라스(Theras)에는 일광욕을 할 수 있는 썬 베드(Sun Bed)도 놓여 있었다. 지친 육아에서 벗어나 나른한 오후를 즐기는 여성들의 모습은 평화로워 보였다.

3층 카페 앞 동아리 방에서는 플루트 소리가 들려왔다. 아름다운 중년 여성을 꿈꾸는 ‘플룻 하모니(Flute Harmony)’ 동아리였다. 문을 두드린 후 동아리 방에 들어가니 동아리 구성원들이 환한 미소로 본지를 반겨줬다. 플룻 하모니는 동아리를 통해 플루트를 배우며 노인복지 기관 등에서 연주 봉사를 하고 있었다. 한 회장은 “대부분의 중년 여성들은 빈 둥지 가족이 된 후 우울함을 느끼기도 해요”라며 “우울함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동아리 활동을 통해 극복하려 노력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휴에서 다양한 지원을 받으며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어 기뻐요”라며 “모두가 즐겁고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동아리가 되고 싶어요”라고 앞으로의 포부를 드러냈다.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사회를 바라보다
휴를 운영하고 있는 수원시는 2010년 11월 17일(수) 여성가족부로부터 ‘여성친화도시’ 인증을 받았다. 여성친화도시란 지역의 정책과 발전에 여성과 남성이 평등하게 참여하고 여성의 역량 강화를 구현하기 위한 정책을 운영하는 지역을 의미한다. 익명을 요청한 수원시청 여성친화팀 관계자는 “여성친화도시라고 해서 여성만이 잘 사는 지역을 의미하는 게 아니에요”라며 “성 평등이 확립돼 여성과 남성 모두 행복한 지역을 의미하죠”라고 설명했다. 여성친화도시는 지정받은 후 5년간 지속된다. 지정받은 기간 동안 여성친화정책을 구상하고 시행하며 그 성과에 따라 다시 지정을 받을 수도 있다. 수원시는 2015년 12월 3일(목)에 여성친화도시 재지정을 받았다. 여성친화팀 관계자는 “휴를 비롯해 여성에게 필요한 여러 가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어요”라며 “특히 여성의 안전을 위한 정책 4가지가 중점 사업이죠”라며 여성친화정책에 대해 설명했다.

수원시가 시행하고 있는 ▶가스 배관 특수 형광물질 도포 사업(이하 도포 사업) ▶안심 귀가 로드 매니저(Load Manager) 사업 (이하 안심 귀가 사업) ▶여성 안심 무인 택배보관함 사업(이하 무인 택배보관함 사업) ▶우먼 하우스 케어(Woman House Care) 방범 서비스(Service) 사업(이하 우먼 하우스 케어 사업)’이 대표적인 여성친화정책이다. 도포사업이란 손, 신발, 옷 등에 묻어도 쉽게 지워지지 않지만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특수 형광물질을 범죄율이 높은 다세대, 원룸 등 주택의 가스 배관에 도포하는 것이다. 여성친화팀 관계자는 “가스 배관에 특수 형광물질을 도포했다는 경고판도 함께 설치해요”라며 “주로 가스 배관을 통해 주택에 침입하는 범죄자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는 효과가 있죠”라고 말했다. 안심 귀가 사업은 여성의 안전한 귀가를 위해 늦은 밤에 집까지 동행하는 서비스다. 무인 택배보관함 사업은 택배 배달을 이용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무인 택배보관함을 설치한 것이다. 우먼 하우스 케어 방범 서비스는 민간 보안업체를 통해 여성 가구와 여성 한부모가족을 대상으로 24시간 동안 방범 활동을 제공한다.

이처럼 여성친화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수원시는 모든 시민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기를 바란다. 여성친화팀 관계자는 “여성과 남성 모두의 안전이 보장되는 수원시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죠”라며 “더 많은 시민들이 여성친화사업에 대해 알고 시설과 서비스를 자주 이용했으면 좋겠어요”라고 웃어 보였다.


“사회가 남성주의적 문화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져야 해요” 박 센터장은 “여성과 남성이 평등한 사회가 되는 것에 기여하고 싶어요”라며 휴가 여성의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길 소망한다. 휴의 설립을 시작으로 여성을 위한 문화공간의 확산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공간의 설립은 미래의 성 평등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정책의 발걸음이 아닐까.

   

▲ ‘플룻 하모니(Flute Harmony)’ 동아리 구성원들이 플루트를 연주하고 있다.

 

   
▲ ‘캘리그라피(Calligraphy)’ 동아리에서 진행한 캘리그라피 작품 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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