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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세상의 프라이버시[사설]
숙대신보  |  shinbosa@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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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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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공간 안에서는 전통적인 개념의 프라이버시가 흔들린다. 혼자서 조용히 지낼 수 있는 시간과 공간, 심리적 여유만을 프라이버시라고 본다면, 사이버공간에도 사적 영역이 충분히 있다. 하지만 컴퓨터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은 이제 결코 개인적인 활동이 아니다. 전자 기술을 통한 편리한 정보교환 뒤에는 반드시 보이지 않는 발자국이 남는다. 누군가 마음만 먹는다면 누가 누구와 어떤 정보를 교환했는지 추적해 낼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서 자유롭게 정보를 주고받는 편리함 뒤에는 감시와 통제의 눈길이 존재한다. 조지 오웰의 ‘1984’에 나오는 독재체제 아래에서처럼 ‘빅 브라더’가 감시하는 것이 아니라 주로 경제적인 이익을 챙기기 위해서 남을 엿보고 다른 사람에 대한 정보를 되도록 많이 캐내려는 ‘리틀 브라더’가 끊임없이 우리를 감시하는 눈길이다. ‘정보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는 희망 뒤에는 정보가 ‘리틀 브라더’로 변신해서 개인을 통제할 가능성도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개인의 자유를 침해당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나에 대한 정보를 내 허가도 없이 남이 이리저리 휘두른다면, 지금 당장 직접적인 피해가 없다고 해서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일까. 내 정보를 남이 컨트롤한다면 이미 내 프라이버시는 없는 것이다. 정보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있다. 정보가 힘이라면 정보를 소유할 자본이 없는 계층에게는 정보가 폭력이 될 수도 있다. 극도로 발달한 자본주의 사회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현재의 사회계층을 상, 중, 하로 삼등분하고 빈부의 격차를 이렇게 꼬집는다. “상류층은 중류층 사람들을 보호막으로 고용해서 하류층의 도전을 막는다”

전자 사회에서는 인간의 개입이 전혀 없더라도 계속적인 정보의 유통이 가능하다. 컴퓨터 네트워크 상에서 고의적으로나 실수로 잘못 입력된 정보를 정정하기란 쉽지 않다. ‘백문이 불여일견’이고 ‘보는 것이 믿는 것’이라지만 전자 기술이 발달한 현대사회에서는 지금 눈앞에 보이는 걸 다 믿어서는 안 된다.

벤담은 “검열의 집”이라는 책에서 감시의 눈이 없어도 감시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감옥을 지었다. 감옥의 중앙에 불 꺼진 감시탑을 설치하고 죄수의 감방에는 늘 불을 밝혀둔다. 그래서 죄수는 감시탑에 실제로 간수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을 할 수가 없다. 감시를 받고 있다는 건 알지만 누가 언제 감시하는지를 알 수 없도록 만듦으로써 한두 명의 간수만으로도 수백 명의 죄수를 살필 수 있게 했다. 물리적인 통제보다는 감시받고 있다고 느끼는 마음 상태가 통제에 더 효과적이다. 자발적인 통제 구조 속에 스스로를 가두고 행동을 규제하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 정치인은 하나의 상품이고 유권자는 소비자다. 중요한 정치쟁점들은 텔레비전에서 몇 초간 인용되는 소도구로 쓰고, 치밀한 각본 하에 연출되는 이벤트에 의해서 결정된다. 효율적인 정치 시스템이란 돈과 텔레비전의 결합을 의미하게 됐다. 이슈보다는 이미지가 중요하므로 자동차나 비누를 파는데 쓰이던 마케팅 전략이 그대로 정치인을 포장하는데 쓰인다. 가상현실은 매우 정교하게 만들어지기 때문에 때로는 현실보다 더 생생할 수 있고 유권자들의 마음을 빼앗는 데 나 소비자들의 주머니에서 돈을 빼내는 데도 유리하다.

‘리틀 브라더’들이 끊임없이 정보를 캐내는 미래는 장밋빛이 아니다. 정보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유토피아와는 거리가 멀다. 기술의 발전을 예찬하고 기술을 편리하게 쓰더라도 그 뒤에 있을지 모르는 어두운 그림자를 지켜봐야 한다. 그래야 인간이 기술의 노예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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