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문학기행]

저자 피츠제럴드가 <위대한 개츠비>를 집필했던 뉴욕 주 롱아일랜드의 집


미국, <위대한 개츠비>
피츠제럴드는 로스트제너레이션 작가이다. 그가 1920년대 미국 재즈 시대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쓴 <천국의 이편>이 빅 히트를 하자 23살에 스타가 되고, 판사의 딸인 젤다와 결혼하게 되었다. 1925년 <위대한 개츠비>를 쓸 당시 뉴욕 롱아일랜드 부촌인 그레이트 넥의 저택에 살았으며, 매일 즐겁게 술을 마시고 파티를 하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누렸다. 소설 <위대한 개츠비>에는 이러한 피츠제럴드의 삶이 녹아들어 있고, 1920년대 호황을 누리던 부패한 미국인들의 화려한 삶과 그들을 바라보는 비판적인 시각이 담겨있다. 소설에서의 웨스트 에그, 이스트 에그는 바로 그가 살던 그레이트 넥과 맨해셋 넥이다.

이 소설은 여러 차례 영화화되었는데, 잭 클레이튼이 감독한(1974) 영화는 개츠비의 삶과 데이지를 향한 욕망이 잘 표현되었다. 이 영화는 미국 부호들의 별장이 즐비한 남동부의 뉴포트 저택에서 촬영되었다. 해안가가 인접한 이 도시는 세계 요트의 수도라고 불리기도 한다. 다운타운에도 볼거리들이 많지만, 특히 해안선을 끼고 있는 여러 맨션들은 관람료를 내고 투어를 하는 명소가 여러 곳이다.

이 영화에서 개츠비 역인 로버트 레드포드가 데이지 역인 미아 패로를 만나기 위해 매일 밤 파티를 열었던 개츠비의 저택으로 촬영된 곳은 ‘로즈클리프’다. 이 맨션은 프랑스의 궁전을 본떠 지어진 것이므로 조각이 새겨진 새하얀 건물 외관과 정원도 화려할 뿐 아니라 실내장식도 외관 못지않게 품격이 있다. 데이지가 개츠비 집에 왔을 때, 집사가 연주하던 피아노도 넓은 거실 한편에 영화 장면처럼 놓여 있다. 화려한 샹들리에가 있는 거실에 들어가면 마치 개츠비의 파티에 초대된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2층에는 데이지와 개츠비 마네킹이 영화 장면에 나온 의상을 입고 서있고, 그 뒤편에 이곳에서 촬영된 여러 영화 포스터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 방들 중에는 개츠비가 데이지에게 보여주던 수백 개의 와이셔츠가 있던 곳도 있다. 개츠비가 형형색색의 와이셔츠를 데이지에게 던져대자, 갑자기 데이지가 이상한 소리를 내며 셔츠에 머리를 파묻고 왈칵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하며, “너무나 아름다운 셔츠들이에요. 슬퍼져요, 난 지금껏 이렇게....... 이렇게 아름다운 셔츠를 본 적이 없거든요.”라고 말하면서 개츠비의 성공에 감탄하는 세속적인 모습을 보여주던 바로 그곳이다. 여러 요리사들이 음식을 만들던 화려한 부엌 장면은 ‘마블하우스’에서 찍었다. 부엌에는 수십 개의 프라이팬이 걸려 있고, 영화가 바로 현실인 듯 느껴진다. ‘마블하우스’는 50만 개의 큐빅 대리석으로 지어진 집이어서 ‘로즈클리프’보다 훨씬 더 웅장하다.

이 외에도 로버트 마코비츠가 감독한 영화(2001)는 원작에 매우 충실하게 재현되었다. 바즈루어만 감독의 영화(2013)는 제66회 칸 영화제 개막작이었으며, 레너드 디카프리오가 주연을 맡았고, 3D로 만들어져 파티하는 장면의 화려함이 잘 부각되었다.

개츠비는 데이지의 집 선착장에 있는 녹색 불빛을 보면서 희망을 가진다. 개츠비는 경제적으로 부유하게 살고픈 미국인들의 아메리칸 드림을 대변해준다. 뉴포트의 맨션 투어는 화려한 맨션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데이지를 끝까지 사랑하는 개츠비의 열정이 오히려 서글픔으로 가슴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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