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숙케치]

 

21살과 22살 사이가 되는 시기, 혼자 유럽여행을 다녀왔다. 여행 한 달 전에 비행기 표를 끊었고, 출발일은 시험 직후였기에 계획도 촘촘히 짜지 못한 채 무작정 비행기를 탔다. 12월부터 1월까지 한 독일 베를린, 드레스덴, 체코 프라하,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베네치아, 로마, 파리에서의 여정은 정말 꿈만 같았다. 지금은 선명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렴풋이 좋았던 느낌만 남아있다. 의지할 곳은 없었지만 낯선 곳에서 내가 무엇을 하고 있고, 어느 곳을 원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으며 무목적으로 이곳저곳 걸어 다녔던 그 느낌이 생생하다.

여행을 다녀와서 무엇을 얻었는지 사람들이 묻는데, 딱히 무언가 “유익함”을 바라고 여행길을 나선 건 아니었다. 내게 주어진 자유와, 휴식이 좋았다. 그럼에도 무언가 남는 게 있다면 바로 ‘사람’인 것 같다. 나와는 전혀 다른 생각, 가치관을 지니고 있는 낯선 곳의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나와 너무 다른 사람과 같이 있으니 오히려 더 재미있었다. 위험한 사람에 대한 경계가 적어서인지 아니면 단순한 호기심인지 일부러 한인 민박이 아닌 외국인들이 묵는 호스텔을 예약했다. 만약 유럽여행을 만나 외국인 친구를 만들고 싶은 친구라면 한인 민박이 아닌 일반 호스텔을 추천한다. ‘아고다(Agoda)’에서 예약하면 독일에서는 최소 9유로까지 후기가 좋은 호스텔을 저렴하게 예약할 수 있다.

혼자 여행을 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무한한 용기를 주고 응원하고 싶다. 유럽은 혼자서 충분히 다녀올 수 있다. 유럽에서의 하루하루는 모험 같았고, 어딜 가던 낯설었지만 낯선 곳에서 마주한 나 자신이 신기했다. 한 달 동안 잃어버린 것 없이 무사하게 다녀왔다는 사실만으로도 내가 어떤 일을 하든지 자신감을 가지고 어떠한 일에 도전하고, 부딪힐 수 있는 용기를 준 것 같다.

전지영(중어중문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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