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강의]

지금은 인권의 시대이다. 정치권, 기업, 교육, 공권력을 포함하여 사회 모든 영역에서 기본을 지키는 기준으로 인권을 말한다. 가히 인권이 시대정신의 키워드가 되었다. 자기의 권리와 남의 권리가 같다는 감수성을 갖는 것이 시작이다. 인권은 종교적 자유를 원하는 데서 시작되었지만 자유, 평등 그리고 박애가 인류의 역사를 바꾸어 놓는 것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근대 국가가 등장하고 국가 권력에 대한 개인의 권리가 더욱 중요해졌다. 이것은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신념이 되었고 사람들의 생각 안에 살아 있는 습관으로 자리잡아 보편적으로 퍼져 나갔다.  
 
역사 속에서 다양한 권리 찾기 운동들이 쌓여 왔다. 사상적 자유, 정치 참여권, 모든 집단의 평등권 등을 기본으로 좋은 자연 환경을 누릴 자격, 행복을 추구할 권리, 억압받지 않을 권리, 빈곤을 혼자 책임지지 않을 권리, 애국심을 거부하고 저항할 권리 등 생활 환경의 변화에 따라 많은 권리에 대한 인식이 형성되었다. 이 과정에서 생긴 자유와 권리에 대한 가치관이 일상화하여 자신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마땅히 누려야 할 것으로 인정하게 되었다. 국경을 넘어서 인종, 종교, 성별, 사회적 지위와 상관없이 선의 이상의 정의감을 공유할 수 있게 하였다. 

짧은 시간 안에 누구나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가치가 자리 잡는 것은 아니다. 같이 앉아서 같은 것에 대해 같은 언어로 말하지만 상대방의 생각을 정확하게 다시 대신해서 말하기가 잘 되지 않는 것을 보면 소통과 공감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 요구하는 사람과 요구를 들어 주어야 되는 사람이 입장이 다른 것도 그렇다. 각자 입장이 다른데 때로는 아무리 노력해도 공감이 안된다.

우리가 인권을 잘 알게 되면 선한 의도로 만들어진 규칙이라도 냉정하게 거부하라고 말할 때가 있고, 어떤 일에 관대한 누군가 조금 참고 견디면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고 모두 말히도 그렇지 않고 다 같이 고통과 책임을 나누자고 주장할 때도 있다. 몰라서 혹은 습관적으로 하는 남에 대한 모욕이 사라지게 하는 것이 인권 문화가 정착하는 것이다. 삶의 여유가 없어 인권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자신이 어떤 권리를 가졌는지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을 위해서 무언가 해야 하지 않을까? 지금 여기서 볼 수 없는 누군가 한 사람의 인생이 나로 인해 조금 좋아 진다면 내가 무언가를 해야 하지 않을까? 아주 작은 시작이 인권문화에 동참하는 인생을 살게 해 줄 수 있다.

모든 사람에게는 좋은 일을 하고 남을 위해 희생하고 내 것을 나누어 주고 옳은 일에는 격려해 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것을 끌어내는 것이 인권 수호자가 하는 용기있는 행동이다. 인권수호자는 관습이라는 문화적 정체성을 토대로 한 아집보다는 인정하고 공존하는 방법에 대한 관용으로 나아가도록 많은 것을 알려주고 방향을 잡아 주는 역할을 한다. 지구촌 풍경을 그려보자. 국가들이 이기심을 버리고 협력으로 비인도적인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지원하여 가난을 벗어나고 민주적 제도를 갖게 되어 자신들이 삶의 질을 스스로 변화시킬 역량을 갖게 되는 것이 국제 협력인데 이것이 인권 문화를 확산하는 프로젝트이다. 혼자는 할 수 없는 것을 함께 해주는 것이 인류애이다. 인권은 인류애의 현실화이다.

 

전경옥 정치외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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