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인문학기행]

Palladian Bridge-다아시 저택에서 뛰쳐나온 엘리자베스가 비맞으며 건너던 물그림자 비친 다리(Stourhead Garden)

<영국> 1. <오만과 편견>

제인오스틴(1775-1817)의 『오만과 편견』(PRIDE&PREJUDICE)은 200여 년 전에 발표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사랑과 결혼을 이야기 하면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작품이다. 당시 계급사회나 사교계의 면모와 인간의 속물적 욕망이 솔직하게 드러나 있으며, 좋은 배우자를 만나 결혼하기를 원하는 보편적인 주제를 리얼하면서도 아이러닉한 문체로 그리고 있는 점이 특징적이다. 중류계층인 베넷가의 둘째딸 엘리자베스와 엄청난 자산을 지닌 귀족 다아시는 서로에게 끌렸지만, 각자의 프라이드를 내세우며 서로 편견을 가졌다가 결말에서 오해가 풀리며 사랑이 이루어지는 이야기다. 여러 번 영화화되었으며, 멜로드라마의 본향으로 일컬어지는 워킹타이틀이 제작하고 조 라이트 감독이 2005년에 만든 영화는 많은 여성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오만과 편견> 영화인문학기행은 제인오스틴 생가와 촬영지를 탐방하며 작가가 살았던 시대 속으로 들어가 작품의 이해도를 높이고 영화 속 인물이 되어보는 실감을 느낄 수 있다. 생가는 제인 오스틴이 사망할 때까지 살았던 남중부 초튼 마을의 제인 오스틴 뮤지엄과 남서부 바스에 있는 제인 오스틴 센터를 방문할 수 있다. 여기에서 작가 일대기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제인 오스틴처럼 깃털 펜으로 글씨도 써 볼 수 있고, 당시의 옷을 입고 당시 배경 앞에서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초튼은 시골이기 때문에 가는 도중에 영국의 전통 가옥들을 볼 수 있다. 영국은 도시보다 시골 중세풍의 예쁜 집들과 아름다운 전원풍경이 훨씬 매력 있다.

베넷가 촬영지(Groombridge Place, Kent)를 방문하면, 높이가 수십 미터가 족히 되는 큰 나무 두 그루 사이에 조용히 자리잡은 소박한 집이 영화 장면 그대로이다. 영화 속 엘리자베스처럼 큰 나무에 기대고 사진을 찍어도 좋다. 집주변에 넓게 펼쳐진 잔디밭을 보면 힐링이 저절로 된다.

영화 촬영지는 모두 아름다운 곳이지만 풍광이 가장 뛰어난 곳은 영국의 3대 정원으로 손꼽히는 Stourhead Garden이다. 다아시 저택에서 뛰쳐나온 엘리자베스가 비를 맞으며 건너던 운치있는 다리와 다아시가 뒤따라와 사랑고백을 하던 Temple Of Apollo가 있는 곳이다. 320만평의 넓은 정원 곳곳이 아름다워 마치 천상에 온 듯 감탄사를 그칠 수가 없다.

저택 중 가장 멋진 곳은 더비셔 챗스워스에 있는 다아시 집이다. 거대한 저택의 위용은 꼭 다시 방문하고 싶게 만든다.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와 멋진 촬영으로 눈과 마음을 호사시켜 준 <오만과 편견>의 영화인문학기행은 각박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영화가 주는 환상이 얼마나 우리가 원했던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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