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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저도 고양이 키우고 싶어요!
이혜니·박민지 기자  |  smplhn92@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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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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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없어, 다른 사람들은 고양이 다 있고 나만 없어” 최근 고양이를 키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생겨난 유행어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을 ‘집사’라고 칭하며 여건이 되지 않아 인터넷상에서 고양이를 구경하는 이들을 ‘랜선 집사’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집사들은 여러 공감대를 주고받으며 다양한 매체를 통해 고양이에 대한 애정을 뽐내고 있다.

이처럼 현재 우리나라에는 반려묘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이른바 ‘고양이 열풍’이 불고 있다.

고양이 물품만을 파는 박람회가 있다고?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 늘면서 고양이와 집사를 위한 물건을 파는 박람회까지 열리기 시작했다. 지난 3일(금)부터 4일(토)까지 세종대학교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6회 ‘궁디팡팡마켓’이 바로 그것이다. 궁디팡팡마켓은 고양이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나 소품, 그리고 고양이를 위한 물품과 식품 등을 소비자들이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는 박람회다. 매년 봄과 가을에 열리는 이 박람회는 강아지 물품이 중심이었던 기존의 반려동물 박람회와는 다르다. 궁디팡팡마켓은 고양이만을 소재로 한다는 점에서 많은 애묘인의 지지를 받고 있다.

궁디팡팡마켓은 고양이와 관련된 소품을 판매하고 작품을 전시하는 것뿐 아니라 길고양이의 보호를 위해 힘쓰고 있다. 부스를 운영한 업체들과 함께 추진한 길고양이 집 만들기 프로젝트, 사료 기부 이벤트 등이 그 예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TNR(Trap Neuter Return)’을 후원하는 프로젝트인 ‘해피 컷팅 프로젝트(Happy Cutting Project)'가 진행됐다. TNR은 길고양이를 포획해 중성화 수술을 시킨 후 포획 장소에 방사하는 것을 뜻하는 국제 공통어로 길고양이의 개체 수를 조절해 사람과 공존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이다. TNR된 고양이는 재수술을 방지하기 위해 왼쪽 귀 윗부분을 자르게 된다. 궁디팡팡마켓은 이를 표현하기 위해 입장권을 고양이 얼굴 모양으로 만들어 왼쪽 귀를 잘라 기부함에 넣도록 만들었다. 프로젝트의 의미를 잘 담아낸 방식에 사람들은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고양이 왕국을 방문하다.
궁디팡팡마켓의 매표소 앞은 고양이 물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들로 개장 전 이른 아침부터 북적였다. 그 속에는 2인 1매로 구성돼 있는 초대권을 공유하기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s, 이하 SNS)상으로 연락해 처음 만나는 이들도 있었다. 이들은 서로의 고양이 사진을 보여주며 어색함을 달랬다. 입장객들은 대부분 한 손에는 여행용 짐가방을 들고 나머지 한 손에는 고양이 삽화가 그려진 입장권을 소중히 쥐고 있었다.

SNS를 통해 궁디팡팡마켓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참여하게 됐다는 유지수(여·22) 씨는 작은 에코백(Eco bag)을 들고 박람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유 씨는 “고양이를 위한 간식과 장난감을 많이 사겠다는 기대를 안고 전주에서부터 3시간에 걸쳐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궁디팡팡마켓에 처음 방문했다는 그녀는 “다음에 올 땐 더 많은 상품을 담을 수 있는 큰 짐가방을 가지고 올 것이다”는 말과 함께 “고양이 의약품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며 고양이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기다림의 순간이 끝나고 오전 10시에 박람회가 시작됐다. 궁디팡팡마켓에 들어선 사람들의 눈 앞에 펼쳐진 박람회의 모습은 지난해보다 훨씬 풍성했다. 카페 하나를 빌려 20여 개의 부스만이 열렸던 이전과는 달리 제6회 궁디팡팡마켓은 고양이와 관련된 다양한 업체와 수제 공예가, 작가 등으로 가득한 128개의 부스로 구성돼 있었다. 여러 부스 가운데 가장 먼저 사람들의 이목을 끈 것은 바로 향긋한 냄새를 풍기는 귀여운 고양이 모양 수제 쿠키였다. 사람들은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와 닮은 쿠키를 보며 지갑을 열었다. 그 옆에는 고양이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그림으로 담고 있는 한 사람이 있었다. 고양이 브로치 판매와 즉석 캐리커처를 하는 ‘윤지(YUNJI)’ 부스의 운영자인 윤정은(여·27) 씨였다. 윤 씨는 “고양이와 주인의 모습을 삽화로 그려 영원한 추억을 남겨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고양이를 모티브로 한 다양한 작품과 소품을 파는 부스들 사이에 궁디팡팡마켓 홍보용 포스터에 실린 그림들이 걸려있는 부스가 있었다. 바로 궁디팡팡마켓의 포스터와 티켓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는 ‘고양이삼촌’의 작품들이었다. 김한길 고양이삼촌 매니저는 유재선 고양이삼촌 작가와 함께 사람들에게 그림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해주고 있었다. 인형이나 원단을 판매하는 핸드메이드 행사를 주로 다녔다는 김 매니저는 “다른 행사와는 달리 그가 키우는 고양이의 안부까지 묻는 궁디팡팡마켓 손님들로부터 따뜻한 애정을 느낀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리 봐도 저리 봐도 고양이가 보여요.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2015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보유 가구는 457만 가구로, 500만 가구에 육박한다. ‘반려동물 전성시대’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다.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늘어나며 반려동물로 고양이를 들이는 가구 또한 많아지고 있다. 이은주 대한동물사랑협회 대표는 “혼자 사는 사람들이 외로움을 느껴 반려묘를 많이 들이게 된다”며 “TV 등의 대중매체에 고양이가 자주 등장하는 것 또한 사람들이 고양이에 매력을 느껴 키우게 되는 이유 중 하나다”고 말했다.

옆 나라 일본에서는 일본어로 고양이라는 뜻을 가진 ‘네코(ねこ)’와 경제학 단어 ‘이코노믹스(economics)’를 결합한 ‘네코노믹스’라는 신조어가 생기기까지 했다. 고양이를 키우는 가구가 많아지며 고양이 사육에 들어가는 상품에 대한 매출이 증가했고, 고양이를 테마로 한 관광지를 통해 얻는 수익도 생겨났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고양이가 사랑을 받기 시작하면서 고양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 웹툰 ‘뽀짜툰’ 등 고양이를 소재로 하는 문화콘텐츠 또한 생겨나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고양이는 하나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고양이로 인해 경제적 이익이 창출되는 것뿐 아니라 사람의 정서안정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이 대표는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에서 고양이를 키우면 아이들의 책임감이 강화된다”며 “고양이와 어울리면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배우며 감수성 또한 발달한다”고 말했다.

길에 있는 고양이는 누가 보호하나요?
이처럼 고양이 관련 사업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여러 문제점도 생겨나고 있다. ‘애완 고양이’라는 단어 대신 ‘반려묘’라는 단어가 대중화되는 흐름에서 엿볼 수 있듯 이제 사람들에게 고양이는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2014년 서울연구원의 동물복지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입양하기 전에 관련된 정보를 취득했는지에 대한 여부에서 '보통이다' 18.9%를 포함한 응답자의 43%가 사전 지식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 지식을 충분히 쌓기도 전에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맞이하는 사람이 절반 가까이에 달하는 셈이다.

충동적으로 고양이를 입양하는 사람이 늘어남에 따라 길고양이의 개체 수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양이를 입양해 경제적 혹은 다른 이유로 끝까지 책임지지 않는 사람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길고양이 개체 수가 늘어남에 따라 동물 보호 단체들도 길고양이 보호를 위해 애쓰고 있다. 이 대표는 “법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고양이를 위해 직접 복지를 시작했다”며 “소외당하는 길고양이들을 위해 인도적으로 개체 수를 줄이는 등의 보호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 활동을 시작했을 때는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많았다. 아파트 단지 내에서 길고양이에게 음식을 줬다는 이유로 폭행 및 협박사건이 일어날 정도였다. 하지만 요즘은 고양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늘고 점차 인식도 개선되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길고양이의 밥을 챙겨주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안도를 표했다.

길고양이에게 밥을 챙겨준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밥을 주는 사람들이 생기며 길고양이의 개체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많은 사람이 비용이 드는 부분은 회피하고 밥을 주는 것에서 그치는데 이것이 길고양이의 수를 늘리는 결과로 이어진다”며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기 시작할 때는 개체수 조절을 위한 중성화 수술까지 책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또 다른 문제점은 사람들이 특정 종만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반려묘를 키우고자 하는 사람들은 주로 고양이 분양 가게에서 고양이를 구매한다. 고양이 분양 가게에는 접힌 귀가 매력적인 스코티쉬폴드, 짧은 다리가 귀여운 먼치킨과 같은 특이한 고양이가 많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특수 고양이 종은 대부분 근친교배나 특이한 교배방법을 통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돌연변이다”며 “사람들이 특수한 고양이를 구매할수록 고양이들의 원칙 않는 임신과 교배는 더 많이 반복되게 된다”고 말했다. 나아가 “보호시설에도 수많은 고양이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며 “고양이 보호를 위해 고양이를 구매하기보다는 입양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고된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반겨주는 반려묘는 하루의 피로를 잊게 한다. 또한 나를 기다리는 가족이 있다는 사실은 생활에 활력을 북돋워 준다. 오늘날 고양이는 가족의 구성원이 돼 특유의 매력으로 이러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지만 한 생명을 키울 때는 책임이 따른다. 사랑스러운 반려묘를 이해하고 보호하려는 노력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그들과 행복한 일상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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