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 > 기획
"혼밥 대신 같이 식사하실래요?"
서가영·박민지 기자  |  smpsky92@sm.ac.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7.03.06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혼자 밥을 먹기보단 누군가와 함께 식사를 할 수는 없을까? 이러한 요구를 반영하듯 소셜다이닝(social dining)이 새로운 유행으로 부상했다. 1인 가구가 증가해 홀로 밥을 먹게 되는 일명 ‘혼밥족’이 급속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 비율은 27.1%에 이른다. 1인 가구가 보편적인 가구 형태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혼자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늘었지만 그들도 가끔은 누군가와 정겹게 식사하고 싶을 것이다. 그렇다면 ‘혼밥’ 대신 소셜다이닝을 통해 다른 사람과 함께 식사를 해보자. 혼자라는 외로움이 들지 않을 것이다.

소셜다이닝,
새로운 만남의 장을 열다

소셜다이닝이란 사회관계망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s, 이하 SNS)를 통해 만난 낯선 사람들과 같이 식사를 하는 일을 말한다. 최근에는 식사뿐 아니라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문화생활이나 취미를 공유하는 형태로까지 발전했다. 현재 국내에 있는 대표적인 소셜다이닝 플랫폼은 2014년에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집밥’, 전 세계의 집밥을 맛볼 수 있도록 하는 ‘원파인디너(one fine dinner)’, 다양한 식당 정보와 소셜다이닝 서비스를 제공하는 ‘혼밥인의 만찬’ 등이다. 이외에도 국내에선 현재 10여개의 업체에서 소셜다이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셜다이닝 플랫폼은 개인주의가 늘어나며 혼자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사회 분위기 속에서 생겨났다. 김소정(여·27) 혼밥인의 만찬 마케터는 “밥을 편하고 맛있게 먹으면서도 누구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며 “소셜다이닝은 혼밥족끼리 모여 즐겁게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소셜다이닝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주로 2~30대로 학생이나 직장인들이 주를 이룬다. 소셜다이닝을 통해 새로운 사람을 만나 정보를 교환하거나 인맥을 넓히고자 하기 때문이다. 김 마케터는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과 어울리고자 하는 바람이 소셜다이닝을 탄생시켰다”며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취미생활을 타인과 공유하고 싶은 사람들이 주로 소셜다이닝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소셜다이닝이 젊은 층에게 새로운 사회생활의 장이 되고 있는 셈이다.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소셜다이닝

본지는 지난 2일(목) 혼밥인의 만찬 플랫폼을 통해 직접 소셜다이닝을 체험해봤다. 소셜다이닝 플랫폼은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었다. 혼밥인의 만찬의 경우, 온라인이나 모바일로 접속해 본인 인증을 거쳐야 한다. 이용자가 안심하고 소셜다이닝 서비스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인증을 거친 후엔 ‘만찬 리스트(list)’라는 페이지로 접속해 기존에 개설돼 있는 소셜다이닝 모임에 참여할 수 있다. 본인이 직접 새로운 모임을 개설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 새로운 모임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모임의 ▶제목 ▶시간 ▶장소 ▶인원수 ▶비용 ▶음식 종류 등을 설정한 후 간단한 소개말을 적으면 된다. 별도의 홍보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엔 누구나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간단한 절차를 거친 후에 같이 식사 할 사람을 모집하는 모임을 만들자 해당 모임에 문의 댓글이 달렸다. 반가운 마음에 댓글을 확인해 시간과 장소를 조율했다. 만남이 가능한 사람과 연락처를 교환하자 최종적으로 지난 2일(목) 서초구 파미에스테이션에서 만나자는 저녁 약속을 잡을 수 있었다.

모임을 개설하는 과정이 간단했던 것과는 달리 실제로 당사자를 만나기까지는 어려움이 따랐다. 서로의 모습을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 전화 통화를 통해 각자의 위치를 설명한 뒤 가까스로 만날 수 있었다. 서로를 발견하자 어색한 눈웃음을 지으며 인사를 나눴다.

의견을 모으는 일도 쉽지만은 않았다. ‘무엇을 드시고 싶으신가요’라는 질문에 서로 눈치만 볼 뿐 어떤 음식을 먹자고 나서는 사람은 없었다. 식당가를 몇 바퀴나 돌고서야 비로소 식당을 결정했다.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조용한 분위기의 식당이었다.

자리에 앉자 메뉴판을 보며 어떤 식사를 선택할지에 대한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식사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에는 서로에 대해 질문하며 음식이 아닌 사람에게 관심을 갖게 됐다. 소셜다이닝 플랫폼을 통해 만난 황민교(남·32) 씨는 현재 국내 IT회사에서 일하는 직장인이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부터 혼자 살게 된 그는 새로운 만남에 대한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 황 씨는 “직장 생활을 오랫동안 하다 보니 대학친구들과 자주 얼굴을 보기가 힘들다”며 “새로운 사람을 사귈 기회도 상대적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황 씨에게 소셜다이닝은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곳’이었다. 사람과 만나서 대화하는 걸 좋아한다는 그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소셜다이닝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황 씨는 식사 외에도 목공예를 체험할 수 있는 소셜다이닝에 참여한 경험이 있었다. 서초구민이나 서초구 소재의 직장인 중 1인 가구인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된 프로그램이었다. 그곳에서 황 씨는 처음 보는 사람과 2인 1조가 돼 나무 수납함을 만들었다. 그는 “다들 수납함을 만드느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없어 아쉬웠다”면서도 “목공예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끼리 만나 취미를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소셜다이닝을 계속 이용하겠냐는 질문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렇다’고 대답한 황 씨, 그는 1인 가구가 증가하는 만큼 소셜다이닝이 더욱 확산될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오늘의 소셜다이닝,
내일의 모습은?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소셜다이닝을 활용하는 이들도 있다. 소셜다이닝을 이용해본 적이 있다는 손희정(법 16) 학우는 평소 수줍음을 많이 타는 성격 탓에 사람들에게 말을 거는 게 쉽지 않았다. 손 학우에게 소셜다이닝은 낯선 사람들과 접할 수 있는 새로운 소통방식으로 다가왔다. 손 학우는 “익명성 덕분에 다른 사람들과도 쉽게 접촉이 가능했다”며 “넓게는 소셜다이닝 플랫폼을 통해서, 좁게는 학내 커뮤니티 등을 이용해 주변에서도 쉽고 빠르게 같이 식사할 사람을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소셜다이닝을 이용할 때면 새로운 사람과 만난다는 사실에 들뜨고 신기했다는 그녀는 “하루 종일 누구와 무엇을 먹을까를 즐겁게 고민한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손 학우는 사회 구성원의 이해관계와 가치 등이 다양해지면서 소셜다이닝이 등장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손 학우는 “사회에는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기에 주위에 자신과 스케줄이 맞거나 비슷한 취미활동을 하는 사람을 찾기 힘들다”며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SNS을 통해 자신과 비슷한 욕구를 가진 사람을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혼자서 식사하기 어려운 사회분위기도 소셜다이닝의 등장에 역할을 했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혼자서 밥을 먹는 것보다 여럿이서 밥을 먹을 때 얻게 되는 이점이 많다는 것이다. 손 학우는 “아직까지 단체주문만을 받거나 단체로 주문하면 음식 값을 할인해주는 식당을 많이 봤다”고 경험담을 얘기했다.

한편 소셜다이닝의 아쉬운 점으로 만남의 일회성을 꼽았다. 여러 번 연락을 주고받아도 지속적으로 연락하게 되는 사람이 많지 않아 가벼운 관계만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한 번 연락한 후론 연락이 끊기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손 학우는 “만남이 밥을 먹는 것에 그치자 결국 소셜다이닝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소셜다이닝이 대중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손 학우는 소셜다이닝의 전망을 부정적으로 예측했다. 일회적인 만남을 추구하는 소셜다이닝의 특징이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SNS로 연락하기 때문에 높은 연령대에서는 이용하기 불편한 점도 소셜다이닝이 널리 퍼지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손 학우는 “연세가 있는 분들은 SNS에 익숙지 않아 처음 보는 사람과 같이 식사를 하는데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며 “소셜다이닝이 더 확장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소셜다이닝을 통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일회적 만남을 넘어 마음에 맞는 사람과 지속적으로 만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 마케터는 “소셜다이닝을 통해 만난 이들이 주기적으로 연락을 주고받는 관계로 발전하는 경우도 많다”며 “소셜다이닝을 통해 혼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됐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드러냈다.

이처럼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취미생활을 하던 사람들이 점차 소셜다이닝에 접근하고 있다. 홀로 살아가던 삶을 벗어나 새로운 방식을 통해 타인과 교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벼운 만남이라고 바라보는 시선이 있을지라도 소셜다이닝의 사용자들은 만남과 자극을 즐긴다. 소셜다이닝이 낯선 사람과의 관계를 맺도록 도와줘 현대인들의 좋은 친구가 돼가고 있는 것이다. 혼자가 익숙해진 사람들, 그들은 오늘도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소셜다이닝을 찾는다.

서가영·박민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김명국의 달마도
2
가해자 처벌을 위한 학우들의 발걸음
3
콜라보레이션, 하나의 상품에 두 가지의 특색을 담다
4
공자와 마음의 행복
5
중앙도서관에 외부인 침입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
발행인 : 강정애 | 편집인 겸 주간 : 강미은 | 편집장 : 하재림 | 발행처 : 숙명여자대학교|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정애
우)140-742 서울특별시 용산구 청파로 47길 100 숙명여자대학교 숙대신보사
행정실 ☎ 710-9150 (Fax) 706-2695 / 편집실 ☎ 710-9721 / 9152
Copyright © 2017 숙대신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mnews@sookmyu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