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칼럼]

20살, 새내기, 영원히 멈춰져 있을 것 같던 대학 입시의 압박을 견뎌냈다. 놀이동산에 처음 와 본 꼬마아이처럼 ‘설렘’을 가득 안고 대학의 교정에 들어섰다. 그러나 나는 20살은 너무 벅차서 감당할 수 없었던 듯하다.

20살, 스스로 많은 것을 안다고 생각했다.
동아리, 학생회 활동, 전공공부, 수많은 범위의 인간관계 등 많은 데 도전했고, 실패했고 또 낙담했다. 모든 일에 서둘렀으며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면서 조바심을 느꼈다. 한편 모든 청춘이 성공할 수 없지만 실 패하지도 않는다는 것도 깨달았다. 개개인의 방식이 각자의 청춘을 꾸미듯 어려움을 겪었던 시간들이 인생에 있어서 실패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20살, 벅차게 사랑 받았고 더듬어 사랑했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법을 몰랐고, 자신에게는 여유가 없었다. 누군가는 여력이 없는 필자의 마음을 눈치 챌 수 있었을 것이 다. 타인의 끊임없는 배려를 의심했고,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 벅찬 감정을 표현할 줄 몰랐으며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막연한 망설임을 뒀다. 후회가 들고 나서야 이런 마음이 ‘사랑’이었음을 알게 됐다.
20살, 아프니까 청춘인 것은 아니었다.
 
미처 채워지지 못한 스스로의 빈칸들 을 들여다보고 누군가 놀리거나 잘못됐다고 지적할 것만 같았다. 마음만 앞서 어설픈 것들로 채우기 급급했던 상황을 후회하게 됐을 때 비로소, 벅차면 한 번 쉬고, 힘 들면 힘들다 말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타인의 눈치를 보고 억지로 그 비슷하게 그려내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그림 으로 알록달록 채워 넣어 가면서 자신의 내면을 다듬어가야 함을 처음엔 알지 못했 다. 20살은 너무 벅차서 감당할 수 없었다. 새로운 것들과 다른 사람과의 관계, 가장 알 수 없는 ‘나’의 속마음이 얽히고설켜서 현실을 보는 눈을 감게 하고, 타인을 향한 마음을 닫게 할 때도 더러 있었다. 그러나 지나고 보면 그 모든 경험이 꼭 나쁜 것만 이 아니었음을 알게 됐다. 그 나름대로 의미 있었고 매력적인 시간이었음을 깨닫고 있다. 그렇게 20살은 지나갔다. 지금도 여전히 그 비슷한 시간이 흘러간다.
 

석예림(문화관광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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