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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가 있으면 교내를 돌아다니지도 못하나요”[장애인 이동권]
김의정 기자  |  smpguj89@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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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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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의정 기자>

계단과 오르막이 많아 비장애 학우에게도 힘겨운 본교 캠퍼스. 장애 학우들의 이동권은 잘 지켜지고 있는지 본지가 취재해 봤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제4조(접근권)에 따르면 장애인 등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보장받기 위하여 장애인 등이 아닌 사람들이 이용하는 시설과 설비를 동등하게 이용하고,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즉, 우리가 누리는 모든 것들을 장애 학우들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지체장애인편의시설 용산구지원센터 심경숙 주임은 “장애인이 누려야 할 권리 중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보장되기 힘든 권리가 바로 이동권이다”고 말했다. 본교는 장애 학우들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까.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말처럼 쉽지 않은 등굣길

숙대입구역에서 내려 본교 정문까지 오는 10분여간의 오르막길. 비장애 학우에게도 힘든 등굣길이지만 장애 학우에게 등굣길은 버거울 뿐 아니라 각종 위험에 노출돼 위험하다. 지체장애인편의시설 용산구지원센터 심경숙 주임은 숙대입구역 10번 출구에서 본교 정문까지의 길을 보곤 “길이 높낮이의 차이가 많이 나고 경사가 심한 데다가 도보가 좁아 휠체어를 탄 학생들은 올라가기 힘들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본교 청각장애 학우인 박민영(법 15) 학우는 “전맹인 지인이 본교에 방문했을 때 길이 험해서 힘들어 했다”며 “그 사람이 ‘자기는 절대 이 학교에 다닐 수 없겠다’고 말했었다”고 자신의 경험을 전했다.

휠체어를 탄 사람이 숙대입구역에서 본교 정문으로 오려면 하루에 9대 운행하는 400번 저상버스를 타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어 걸어 올라갈 수밖에 없다. 반면 서울대학교의 경우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 ‘장애인 전용 이동지원차량’을 제공하고 있다. 이동지원차량은 학생들의 신청에 따라 기숙사를 포함해 서울대입구역, 낙성대역 등 주요 역까지도 운행된다. 이동지원차량에는 휠체어 리프트가 설치돼 있으며 공익근무요원이 장애 학생의 탑승을 돕는다. 연세대학교에 다니는 장애 학생 또한 장애학생지원센터에 차량을 요청해 이동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본교 장애학생지원팀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교내에서 휠체어를 타고 생활하는 학우는 4년 전 졸업한 동문이 마지막이었다. 이에 장애 학우를 위한 여러 제도와 시설정비가 불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3주 전 다리를 다쳐 목발을 짚은 채 학교에 다니고 있는 A 학우는 “기숙사에 살고 있어 다행이지만 만약 통학을 했다면 학교를 휴학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다친 다리를 이끌고는 본교까지 오는 길이 벅차기 때문이다. A 학우는 “시설이나 제도를 이용할 장애 학우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며 “일단 도입하면 장애 학우뿐 아니라 임산부, 노인, 잠시 몸이 불편한 학우 등의 약자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청각장애 학우는 이동하는 도중에 차가 오는 소리를 듣지 못해 위험하다. 박 학우는 “순헌관사거리에서 명신관으로 가는 길목에는 주차장 출입구가 있어 위험하다”며 “학우들의 이동이 잦은 길목에라도 오목거울과 볼록거울을 설치해 시야를 넓히면 모든 학우가 더욱 안전하게 학교에 다닐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계단 많고 불친절한 제2창학캠퍼스
장애인은 갈 엄두조차 못내

힘겹게 정문에 도착했어도 수업을 듣는 강의실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많은 관문을 넘어야 한다. 본교 건물 대부분이 장애인의 이동권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지어졌기 때문이다. 신체가 불편한 장애인은 건물에 접근조차 할 수 없다. 이에 교내 지리에 익숙해진 장애 학우들은 여러 곳을 거쳐 건물에 도달하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가곤 한다.

특히 제2창학캠퍼스는 장애 학우와 지체장애인편의시설 용산구지원센터 심경숙 주임이 꼽은, 본교 내 장애 학우의 이동권이 가장 보장되지 않은 공간이다. 모든 길이 경사가 급한 오르막길과 계단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심 주임은 “제1캠퍼스는 입구에 경사로 된 길이 있어 타인의 도움을 받아 힘겹게라도 이동이 가능하다”며 “제2창학캠퍼스는 장애를 가진 사람이라면 들어갈 엄두조차 내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목발을 짚고 학교에 다니는 A 학우도 “제2캠퍼스에 위치한 음악대학이나 미술대학 건물에서 듣는 수업이 없어서 다행이다”며 “수업이 있었다면 그 수업은 출석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휠체어를 탄 학우가 제2창학캠퍼스 내로 들어가 음악대학, 미술대학 등에서 수업을 받기 위해서는 르네상스플라자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야만 한다. 하지만 르네상스플라자 건물 내부 어디에서도 장애인의 이동 경로를 안내하는 표지판은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르네상스 플라자의 내부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어느 곳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해야 음악대학과 미술대학에 도착할 수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다. 심 주임은 “초행자는 계단 위에 있는 건물에 가기 위해서 르네상스 플라자로 들어와 엘리베이터를 타야 하는지도 알지 못할 것이다”며 “건물 안으로 들어와서도 길을 상세히 알려주는 표시가 돼 있지 않아 길을 헤매게 된다”고 말하며 안내 표시판의 부재에 대해 꼬집었다.

 

명신관 가는 길 험난해
휠체어로 접근하기 힘든 공간 있어

제1캠퍼스 내에서도 장애 학우는 건물과 건물 사이, 건물 내부를 어렵사리 이동해야만 한다.

휠체어를 탄 학생이 명신관에서 강의를 듣기 위해선 수많은 길을 거쳐야 한다. 명신관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경사로로의 접근이 힘들어 새힘관을 통해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휠체어를 밀어  주는 사람이 없으면 명신관에 도달할 수 없다.

휠체어를 타고 명신관으로 이동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새힘관 우편물실이 있는 방향에 위치한 엘리베이터를 타고 원하는 층으로 이동해야 한다. 새힘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쭉 걷다 보면 명신관과 새힘관을 연결해주는 통로에 도착한다. 명신관과 새힘관을 연결하는 통로는 3층에서 6층까지 존재하는데, 6층을 제외한 나머지 층은 전부 계단으로 연결돼 있다. 휠체어를 탄 사람이 명신관을 가기 위해서는 새힘관 엘리베이터를 타고 반드시 6층에서 내려야 한다. 그러나 6층의 경사로는 그 경사가 매우 급하기 때문에 누군가의 도움을 받더라도 힘겹게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처럼 교내에는 휠체어를 타고선 도달할 수 없는 공간이 많다. 본교를 둘러본 심 주임은 “교내에 장애 학우가 접근하기 힘든 공간이 있어 추가적으로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하는 공간이 있다”고 말했다.



“장애인에게도 편리한 길은 비장애인들에게도 편리하다” 심 주임은 장애인이 다니기 쉬운 길은 노인, 임산부 등의 약자를 포함해 비장애인까지도 다니기 편한 길이 된다고 말했다. 본교에 재학 중인 학우 중 이동에 큰 어려움을 느끼는 학우가 없다고 해서 본교 캠퍼스 내의 장애시설을 최소한의 형태로 유지해야 한다고 합리화할 수는 없는 것이다

심 주임은 “용산구는 오르막이 많은 지형이다”며 “장애인의 이동권을 위한 추가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본교 내에서의 장애인의 이동권, 언제쯤 보장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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