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하는 학우도 없는 주말, 하교하기 바쁜 저녁 시간. 누구보다 열정적인 학우들이 있다. 본교 체육 동아리의 학우들이다. 본지는 운동의 매력에 빠진 그녀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본교 농구 동아리 ‘배숙켓볼(Basooketball)’의 회장 박지영(경영 14) 학우와 부회장 이혜린(경제 15), 창립 일원이자 전 부회장인 이수빈(경제 15) 학우, 중앙 볼링 동아리 ‘아브라삭스’ 회장 김예은(경영 15) 학우, 체육교육학과 배구 동아리 ‘최후의 발악’의 회장 이다영(체육교육 14)학우를 만났다.

농구공 하나하나가 추억이 된다

 


동아리를 소개해달라
박지영:
‘배숙켓볼(Basooketball)’은 작년 3월 신설된 농구 동아리에요. 운동을 하고 싶었던 새내기 3명이 모여 만들었죠. 1기 인원이 5명밖에 되지 않아 경기를 할 수 없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22명의 학우가 활동하고 있어요. 졸업생 부원도 활동하고 있죠.

이혜린: 가입했을 때는 동아리 부원이 적어서 당황했지만 동아리가 작아서 더 애착이 생겼어요.

동아리를 만들게 된(동아리에 가입하게 된) 계기는
이수빈:
대학교에 입학하면 체육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우리 학교는 체육교육과(이하 체교과) 학생들이 참여하는 학과 동아리를 제외하면 체육 동아리가 거의 없었죠. 그래서 체육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싶어 하는 학우들을 모아 새로운 동아리를 만들었어요. 여러 구기 종목을 고려했지만 최종적으로 농구로 결정됐죠. 작년엔 부원 모두 농구를 잘하지 못해 자원봉사를 해주신 이일영 코치님께 배웠어요. 많은 도움을 주셨죠. 그땐 농구 동아리보단 농구 교실에 가까웠어요.

이혜린: 2008년에 캐나다 유학을 할 때 키가 커서 학교 대표로 1년 정도 농구를 했어요 그때 우리 학교가 우승을 했죠. 농구가 단체 운동이다 보니 부원 사이의 친밀감과 끈끈함이 남달랐어요. 그때의 좋은 기억을 계속하고 싶어서 배숙켓볼에 가입하게 됐어요.

박지영: 우리 학교에 있는 대부분의 체육 동아리는 체교과에 소속돼 있어요. 운동을 하고 싶어도 마땅한 동아리를 찾지 못했죠. 그때 친구가 우연찮게 배숙켓볼 포스터를 보여줘서 가입하게 됐어요.

농구만의 특징이 있다면
이혜린:
단체 운동의 장점은 서로 의지할 수 있다는 거예요. 운동을 함께 하면서 서로 고민을 나누고 땀을 흘리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스트레스가 해소되죠. 또 배숙켓볼 부원들은 다들 초보자라서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을 덜 느껴요. 서로 지적보다는 칭찬을 많이 하죠.

박지영: 농구는 특히 몸을 부딪치는 경우가 많은 운동이에요. 당연히 몸싸움도 많고 멍도 들어요. 힘들지만 이게 농구의 매력이죠. 경기의 순간순간이 머릿속에 남으면서 많은 추억이 생겨요. 체육 동아리만이 느낄 수 있는 장점이죠.

동아리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이수빈:
연습 경기 때 점프를 잘못해서 발목 부상을 당했어요. 회복 기간 중에 또 농구를 하다가 4개월 간 농구공을 잡지 못했죠. 원래부터 농구를 좋아했었지만 부상 이후 농구의 소중함을 깨달았어요. 더 열정적으로 농구를 하게 된 계기가 됐죠.

박지영: 첫 승을 거뒀던 중앙대학교 농구 동아리 ‘체이스’와의 교류전이 기억에 남아요. 오랜만의 교류전에서 승리를 거둬서 부원 모두 기뻐했던 기억이 있죠. 그 후론 자신감도 많이 생겼어요.

이혜린: 배숙켓볼을 들어와서 우울하거나 고민이 있을 때 함께 농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어요. 순간의 기억보단 모든 생활이 농구에 맞춰진 지금의 학교생활이 앞으로도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아요.

공이 반듯이 구를 때 그녀들은 환호한다

 


동아리를 소개해달라
아브락사스는 중앙 볼링 동아리에요. 지금은 올해 새로 들어온 17기를 포함해 30여 명의 학우들과 함께 활동하고 있죠. 교내 동아리지만 고려대학교, 연세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홍익대학교의 볼링 동아리와 연합해 1년에 4번 정도 함께 볼링 대회도 해요.

동아리에 가입하게 된 계기는
학교 커뮤니티에서 동아리 홍보를 보고 가입했어요. 볼링 초보자 시절에는 공이 *거터(gutter)로 많이 빠졌죠. 하지만 계속 연습하면 *스트라이크 비율이 늘어나는데, 그 쾌감 때문에 계속 볼링을 치는 것 같아요.

볼링만의 특징이 있다면
볼링은 몸을 많이 사용하지만 근육을 많이 쓰지 않는 운동이라 여성들이 부담 없이 하기 좋아요. 저도 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운동량이 많이 늘었어요. 일상에선 운동을 하기 힘들잖아요.

스트라이크의 희열도 볼링의 재미 중 하나에요. 스트라이크 뿐 아니라 정확도가 중요한 *스페어(spare)도 짜릿하죠. 볼링에서 가장 중요한 예의 중 하나가 응원인데, 이 응원 문화 덕분에 부원 사이도 굉장히 좋아요.

활동에 불편한 점이 있다면
볼링은 특성상 다른 구기 종목보다 돈이 많이 필요해요. 그래서 부원들에게 활동비를 걷고 있어요. 볼링 한 판에 약 4000원 정도 들어요. 학교 내부보다 우리 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남영역 근처에 있는 볼링장에서 모임을 가지죠. 교내에선 축제 주점 행사나 동아리 홍보 행사 외에 별다른 활동은 하지 않아요.

동아리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올해 동아리 면접이 기억에 남아요. 2015년과 2014년엔 지원자가 적었는데 올해는 모집 인원의 두 배에 가까운 학우가 면접에 왔죠. 면접 과정은 힘들었지만 열심히 홍보한 결과라고 생각하니 뿌듯했어요.

볼링에 관심이 있는 학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볼링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학우들이 많아요. 동아리 가입 초반에는 많은 학우들이 공을 다루기 어려워하죠. ‘볼링은 재미없다’고 단정 지으며 나가기도 해요. 하지만 누구나 처음부터 모든 운동을 잘하지는 않잖아요. 그리고 볼링은 연습의 결과가 가장 확실히 드러나는 종목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뿌듯한 운동을 하고 싶은 학우들에게 가장 추천 하는 운동이 바로 볼링이에요.

*거터(gutter): 레인 양 옆을 따라 있는 바닥이 둥근 좁은 홈으로 이 곳에 떨어진 공은 레인을 벗어나 핀을 지나친다.
*스트라이크(strike): 한 프레임에서 첫 번째 공으로 핀 10개를 모두 쓰러뜨리는 것.
*스페어(spare): 한 프레임에서 두 번의 투구로 핀 10개를 모두 쓰러뜨리는 것.

코트 위에서 우리는 하나가 된다

 


동아리를 소개해달라
안녕하세요. 저희 동아리는 체육교육과(이하 체교과) 배구 동아리 ‘최후의 발악’이에요. 2000년에 임용고시 실기를 준비하기 위한 동아리로 시작했죠. 2006년부터 배구 동아리로 활동했어요. 동아리 이름은 창립 당시 운동을 즐기자는 의미에서 지어졌다고 해요. 올해 16기를 모집해서 휴학 중인 학우들과 4학년 선배들을 제외하면 약 24명이 활동하고 있죠. 일주일에 한 번 정규운동시간과 주말운동시간에 모이고 동계, 하계 MT와 방학운동시간도 있어요. 교류전도 많이 하는 편이죠.

공식 경기는 국민대학교 총장배 생활체육 전국대학 남녀 배구대회(이하 국민대배), 서울대학교 배구부 주최 전국 대학 남녀 9인제 배구대회(이하 서울대배) 등에 출전해요. 작년엔 국민대배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죠.

동아리에 가입하게 된 계기는
저희 학과는 체육 동아리에 많이 가입해요. 임용고시를 위해 특기 종목을 만들기 위해서죠. 저는 체교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홍보 영상을 보고 관심이 생겨서 가입했어요.

배구만의 특징이 있다면
한 명이 실수해도 보조해줄 수 있는 팀원이 있다는 것이 배구의 매력이에요. 경기 중엔 *콜 사인(call sign)이 가장 중요하죠. 처음 배구를 시작하는 학우들은 서로 어색해서 눈치만 보다가 공을 놓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항상 신입 부원들에게 콜 사인을 강조하죠. 경기 분위기를 주도하기 위해 응원도 중요하게 여겨요. 콜 사인과 응원은 동아리에 들어와서 가장 먼저 배우는 것 중 하나에요.

저희 동아리는 흔히 알려진 6인제 배구가 아닌 9인제 배구를 해요. 코트 규격, 점수제 등이 다르고 *로테이션(rotation) 제도와 *테크니컬타임아웃(technical time out) 등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죠. 특히 로테이션 제도가 없기 때문에 선수들은 자리를 이동하지 않아요. 포지션은 라이트(right) 공격수, 레프트(left) 공격수, 세터(setter), 센터(center) 공격수만 존재하죠.

체육 동아리에서 얻는 장점은
동아리에 가입해서 새내기 시절에 동기들과 친해질 수 있었어요. 덕분에 학교생활 적응에도 도움이 됐죠. 아직까지도 동아리 활동은 대학 생활을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에요.

활동에 불편한 점이 있다면
대강당이 없어서 곤란할 때가 있어요. 다목적관을 배구 코트로 사용하다보면 여유 공간이 적어 코트 밖으로 나간 공이 다시 코트로 튀기도 해요. 다목적관을 대관하는 단체가 많다보니 대관 시간이 늦어 부원들이 항상 막차를 타고 하교하죠. 대관 횟수도 한정돼 있어 주말에는 동호회와 함께 활동해요.

동아리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지난달 29일(토) 열렸던 서울대배가 제일 안타까웠어요. 그날은 16기 후배들도 열정적인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줘서 꼭 이기고 싶었는데, 동덕여대와의 예선에서 이기고 있던 경기를 실수 때문에 졌죠. 이 경기만 이겼다면 본선에 나갈 수 있었기 때문에 더 아쉬웠어요. 내년에는 실수를 줄여서 다시 도전하고 싶어요.

*콜 사인(call sign): 구기 종목에서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서로에게 전달하는 신호.
*로테이션(Rotation) 제도: 배구에서 서비스권을 얻은 팀의 선수들이 시계 방향으로 한 자리씩 이동하는 것.
*테크니컬타임아웃(technical time out): 배구에서 1~4세트 동안 한 팀이 먼저 8점과 16점에 도달했을 때 각각 90초 동안 주어지는 인플레이 중단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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