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의 책임감은 점차 무거워진다. 어른이 되면서 본인의 일을 오롯이 스스로가 책임지는 법을 배워야하기 때문이다. 대학이라는 작은 사회에서 필자는 숙대신보를 통해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매주 월요일 본교 곳곳에 배치돼 있는 가판대에 숙대신보를 비치하는 일로 필자의 일주일은 시작된다. 지난 14일(월)도 어김없이 양손에 숙대신보를 가득 들고 미소찬 앞에 위치한 가판대를 채우러 갔다. 계단을 내려가던 찰나 중심을 잃고 넘어져 다리를 접질렸고 오른쪽 발에 깁스를 하게 됐다. 일주일 동안 깁스를 한 채 학교와 병원을 오가야 했기에 기사를 써야 한다는 상황은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편집실에서 열정적으로 기사를 쓰는 다른 기자들을 보며 필자의 상황을 자책하기 보단 기자로서 책임감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의 부주의함으로 인해 주위 기자들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취재부 정기자로서 매주 교내의 행사 및 사건을 전달해야 할 의무와 책임감이었다.

발목이 아파 일에 온전히 전념하기 힘들었지만 완성도 높은 기사가 나오기 전까지는 포기할 수 없었다. 병원에서도 교내 부서에 요청한 자료들을 받기 위해 손에서 전화기를 놓지 않았다. 인터뷰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몇 시간이나 집에서 일찍 나와 목발을 짚은 상태로 약속 장소에 향하기도 했다. 부장 기자에게 “더 이상 부서에 자료를 요청하는 건 무리”라고 말하던 예전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숙대신보를 하면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끝가지 자신이 맡은 일에 책임을 지는 태도일 것이다.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도 참고 한 걸음 앞으로 내딛는 법을 배웠다.

비단 숙대신보뿐 아니라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이보다 더 힘든 일이 있을 수 있다. 때로는 심신이 지쳐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찾아올지도 모른다. 고통스럽겠지만 필자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어떤 순간에서라도 책임을 다하고 싶기 때문이다. 숙대신보를 통해 어느새 필자는 어른으로서 한층 더 성장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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