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에 언론 보도나 사이버 공간의 게시판을 보면 ‘개념 없는’ 사람에 대한 논란이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 젊은 세대가 유행어로 쓰고 있는 소위 ‘개념’이라는 말의 뜻을 생각해보자.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사리분별력, 타인에 대한 배려, 예의범절, 사회의 기본적인 규범 그리고 도덕성 등을 포함하는, 어디에나 적용될 수 있는 매우 광범위한 의미인 것 같다. 확실히 요즘 주변을 둘러보면 개념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학교 밖의 기성사회를 보면 오랜 세월 부정, 부패, 부조리, 악의, 허위, 속임수, 무책임, 무질서, 독선, 파렴치, 안하무인, 이기주의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모든 분야에 만연했다. 자신만 좋으면 타인의 권리는 안중에 없는 사람이 많았다. 헐벗고 굶주렸던 구세대, 권위주의 정권 하에서 일그러진 삶을 살았던 기성세대의 그런 모습은 이해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걱정스러운 점은 요즘의 청년, 유소년층에서도 그런 모습이 쉽게 눈에 띤다는 것이다.

가깝게 우리대학 안을 둘러보자. 강의 시간에 잡담하는 학생, 강의가 진행 중이든 말든 복도에서 고성을 지르는 학생, 쓰레기를 강의실 책상에 그대로 두고 가는 학생, 벤치 주변에 하얗게 버려진 담배꽁초, 도서관 책에서 필요한 부분만 찢어가는 행동 등 부끄러운 모습이 너무나 많다. 초ㆍ중ㆍ고에서도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이 난무하고, 선생님에 대한 예절, 친구에 대한 배려는 없다. 오직 자신이 원하는 것만이 중요하며, 패거리, 왕따가 대인관계의 기본원리로 작동하는 교권ㆍ인성 붕괴현상이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가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분야와 세대를 막론하고 총체적으로 인성이 붕괴된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근본적으로 교육의 실패라고 생각한다. 가정, 학교, 사회의 무개념 인간들이 다음 세대의 무개념 인간을 양산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무개념 인간이 다수는 아닐 것이다. 설령 그들이 다수라고 해도 소수의 개념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이 나서서 개념 상실을 극복하고, 무개념 인간들을 교화하고 순화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를 위해서 숙명인들이 나서자. 숙명인 스스로가 철저한 자기반성을 하고, 건전한 가치관을 갖자.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고, 그런 사람이 사회에 가득하도록 만드는 일에 앞장서자. 가정에서, 학교에서, 하숙집에서, 부모, 친구, 선배, 동생, 과외공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개념 없는 행동을 그만하도록 종용하자. 미래세대가 못난 기성세대보다는 나아져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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