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칼럼]

페이스북 알림창이 뜬다. ‘친구’추가 목록에는 나와 가까운 사람, 건너 건너서 알지만 연락은 거의 하지 않는 사람, 아예 모르는 사람들이 어느 새 나와 연결되어 긴 스크롤 안에 뜬다. 이 중에 현실에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진짜 친구’는 몇 이냐는 질문에 대부분은 그저 씁쓸한 웃음만 흘린다.

흔히 우리는 요즘 ‘현실로부터 로그아웃, 온라인상으로 로그온’하는 습관에 끌려 다닌다고 할 정도로 인터넷 문화에 젖어있다. 지금은 온라인상의 의사소통 공간들이 매우 활성화되어 있는 시대인 만큼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자유로이 표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전보다 타인들과의 친밀속도를 월등히 높일 수 있게 되었다. 아날로그 시대의 편지보다 지금의 문자, 카카오톡, 메신저 속도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니까.

그러나 ‘주객전도(主客顚倒)’라 했던가. 인간의 삶을 보다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도구로서 사용되던 인터넷은 어느 새 현대사회의 ‘인간 소외 현상’을 야기하는 주범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의 필요에 의해 만든 문화에 오히려 잠식당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삶에 필수요소가 된 인터넷, SNS 등은 사람들 간의 친밀속도는 높였을지는 몰라도 그만큼 형식적인 관계로 전락시키는 속도 또한 높였다. 온라인상의 친구와 실제 마음을 나누는 친구의 경계가 완연히 생긴 것처럼.

현대사회 속에서 이러한 ‘보여주기 식’의 대인관계는 인간 소외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사람들은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기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지만 동시에 더없이 불안해한다.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의 저자, 오카다 다카시가 언급한 ‘인간 알레르기’ 증상은 실제로 현대인들의 삶 속에 만연해 있을지도 모른다. 사람들 속에 속하고 싶어 하지만 그만큼 더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 취업의 장벽, 현실 부적응, 공동체로부터의 소속감 박탈 등으로 인해 온라인상으로 로그온 하는 사람들. 이들은 모두 머나먼 곳에 있는 누군가가 아니라 내 옆 사람이며 곧 나를 뜻한다. 그만큼 우리는 이 사회 속에서 진심어린 인간관계, 서로서로의 마음의 연결에 있어 서툴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이겨내지 못하고 이상에만 머물고자 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지금. 치열한 경쟁사회의 요구에 적응하지 못하고 온라인상의 인간관계에 의존해가는 사람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가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실제 생활 속에서 나와 ‘연결(連結)’된 타자들을 존중하고 진정으로 마음을 나누는 일일 것이다.
 

안지은(미디어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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