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인터넷 등의 매체가 많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대학의 학보사는 대중들에게 교내외의 소식과 함께 사회적 이슈를 전달했다. 학보에 연애편지를 꽂아 타 학교 학생에게 전하기도 하는 등 과거의 학보는 항상 대학생들 곁에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여러 매체의 발달과 함께 사람들은 사회와 대학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사고들을 학보 이외의 매체를 통해 보다 쉽고 빠르게 접할 수 있게 됐다.

그에 따라 ‘학보의 위기’ ‘대학언론의 몰락’과 같은 말은 어느새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는 말이 됐다. 그러나 지금도 대학 내 학보사들은 교내외의 소식을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학우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힘쓰고 있다.

그렇다면 숙명인들은 본교에서 발행되는 신문인 ‘숙대신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본지는 지난 27(화)부터 29(목)까지 3일간 본교 학우 485명을 대상으로 ‘숙대신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정확도 95%, 오차범위 ±1.8%p)


본교 학우, 교내 소식 알기 위해 신문 읽어
본교 학우들 중 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 학우는 많지 않았다. ‘숙대신보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략적으로 알고 있다’고 답한 학우가 66%(320명)으로 가장 많았고, ‘모른다’고 말한 학우는 24.1%(117명)였다. 본지의 구체적인 활동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다’고 답한 학우는 9.9%(48명)에 불과했다.

본지를 챙겨보는 학우의 수 또한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학기(9회 발행)에 숙대신보를 몇 번이나 챙겨보는가’라는 질문에 ‘한 번도 읽지 않았다’고 답한 학우가 64.1%(241명)로 가장 많았다. ‘1번’을 꼽은 학우가 20.5%, ‘2~3회’를 꼽은 학우가 10.6%(40명)로, 한 학기 중 신문을 4번 이상 읽는 학우는 4.8%(18명)뿐이었다. 이에 본지 주간교수를 맡고 있는 본교 강미은 미디어학부 교수는 “과거에 많은 사람들이 학보를 읽었던 이유는 다른 읽을거리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며 “최근에는 교내외의 정보를 얻을 경로가 많아지면서 점차 독자가 줄어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본지를 읽는 학우들 중 과반은 본교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자 신문을 읽고 있었다. ‘숙대신보를 읽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57%(77명) 학우가 ‘학사정보 및 행사 소식을 얻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숙명인의 의견을 대표하는 신문이기 때문에’라고 답한 학우가 28.1%(38명), ‘교직원, 동문, 학우들의 소식을 얻기 위해서’라고 답한 학우가 20%(27명)로 그 뒤를 이었다. 과반의 학우가 교내에서 벌어지는 소식을 알기위해 본지를 읽는다고 답한 가운데 ‘사회적 이슈를 알고 싶어서’라고 답한 17.8%(24명)의 학우와 ‘일간지보다 접하기 쉬워서’를 꼽은 11.9%(16명) 학우도 있었다.

숙명인의 대다수가 교내의 사정을 알기 위해 신문을 읽는 만큼 학우들이 숙대신보에서 가장 선호하는 지면은 ‘취재(학내보도)면’이었다. ‘숙대신보에서 가장 선호하는 지면은 무엇인가’라고 묻자 절반에 가까운 48.9%(67명)의 학우가 취재면을 첫째로 꼽았다. 숙대신보를 구독하는 학우들 가운데 두 명 중 한 명꼴로 취재면을 가장 선호하고 있는 셈이다. 이어 ‘사회면’을 가장 선호하는 학우가 13.1%(18명), ‘문화면’과 ‘여성면’을 선호하는 학우가 각각 10.9%(15명), 10.2%(14명)로 뒤를 이었다. 취재면을 가장 선호한다고 응답한 박소연(아동복지 16) 학우는 “교내의 주요 소식들이 실려 있어 취재면에 가장 관심이 간다”며 “특히 같은 학부 학우의 봉사경험이 실린 기사가 가장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자신의 학교생활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기사에 흥미를 갖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취재면을 꼽은 정현정(행정 13) 학우는 취재면을 선호하는 이유로 “학교의 사정을 파악하기에 가장 좋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면흥미롭게 읽었다는 이혜니(가족자원경영 16) 학우는 “평소 연극 등의 문화 활동을 좋아해 문화면을 가장 선호한다”고 말했다.


본지, 보도성 높지만 오락성 아쉬워
이번 설문에서 본지는 평가 기준을 ▲정보성(필요한 정보를 얻는 데 유익하다) ▲오락성(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보도성(교내외 관련 기사를 시의성 있게 다룬다) ▲가독성(편집 및 구성이 보기 좋다) 등 네 가지 분야로 나눠 학우들이 본지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알아봤다.

조사 결과 본지는 보도성 부분에서 평균 3.41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오락성 부분에서는 평균 3.05점으로 다른 부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오락성이 비교적 낮다고 말한 정주비(문헌정보 14) 학우는 “교내 정보를 파악하기에는 유익하지만 오락적이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교내외 주요 소식을 시기적절하게 전달해주는 보도성 부분에는 만족하는 반면 본지가 더 흥미로운 내용 위주로 구성되기를 원하는 것이다.

가독성과 정보성은 각각 평균 3.29점, 3.28점으로 무난한 평가를 받았다. 익명의 A 학우는 “가독성이 떨어지는 면이 많다”며 “특히 2면에 기사가 집중적으로 몰려있어 가독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A 학우가 가독성이 떨어진다고 말한 2면은 취재면으로, 이에 본지 조예은 취재부장은 “학우들에게 많은 정보를 전하고 싶은 마음에 기사를 집중적으로 배치했다”며 “앞으로는 학우들이 보기 편할 수 있도록 지면을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임한나(가족자원경영 16) 학우는 “주제들이 다양하고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어 정보성에 4점을 매겼다”고 말했다.


대학언론, 홍보 통해 독자에게 다가가야
본교 학우들은 대학언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학보사가 대학사회에서 언론의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68.2%(275명)의 학우가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학보를 접해본 적이 없어 언론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답하기 곤란하다는 학우들의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볼 때, 학보사에 대한 홍보가 시급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박소연(아동복지 16) 학우는 “학보의 독자는 대학 내에 한정돼 있다”며 “독자 수가 적기에 언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소정(법 15) 학우 또한 “독자 수를 늘리기 위해 대학언론의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며 “종이로 된 신문을 넘어 다양한 매체로 기사를 제공해 기사 접근성을 높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오늘날의 대학언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학우들도 있었다. 김자영(경영 12) 학우는 “대학언론은 사회문제에 대한 20대의 시각을 집중해서 보여줄 수 있다”며 “이것만으로도 제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고은(일본 14) 학우는 “학보사가 없다면 어느 곳이 대학의 언론기관으로서 중추적인 기능을 할지 의문이다”며 “현재 대학언론의 위기는 독자 수를 늘리는 것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우들은 학보사가 앞으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보다 많은 학생에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학보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주관식 응답)’라는 질문에 대다수의 학우가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지우(의류 16) 학우는 “신문의 독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재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학보만의 특색을 바라는 학우도 적지 않았다. 민수진(교육 13) 학우는 “학보가 기성신문에서는 다루지 않은 사건의 이면을 재조명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강미은 교수는 “기존의 언론을 답습해서는 대학언론만의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며 “대학생들의 개성이 돋보이는 신문을 만들어야 많은 독자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본교 학우, “본지와 타 학보사 비슷해”
본교 학우들 중 타 대학의 신문을 접한 적이 있는 학우는 11.9%(51명)에 불과했다. ‘타 대학의 신문을 접한 적이 있는가(복수응답 가능)’라는 질문에 43.8%(21명)의 학우가 연세대학교의 ‘연세춘추’를 접해봤다고 답했다. 이화여자대학교의 ‘이대신문’이 29.2%(14명), 서울대학교의 ‘대학신문’, 고려대학교의 ‘고대신문’이 각각 27.1%(13명)으로 연세춘추의 뒤를 이었다. 이에 연세춘추 최명훈 편집국장은 “연세춘추는 교내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전할 수 있는 신문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이 있었기에 연세춘추가 타 학교 학생들도 읽을 수 있는 신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최 편집국장은 “숙대신보에는 학보사 최초이자 유일하게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여성부’가 있는 신문이라는 점이 인상적이다”고 덧붙였다.

학우들은 숙대신보의 수준이 타 학보사의 수준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타 대학의 학보사와 숙대신보를 비교했을 때 숙대신보의 위치는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분의 3이 넘는 78.1%(232명)의 학우가 ‘타 학보사와 비슷하다’고 답했다. 13.8%(41명)의 학우가 타 학보사에 비해 ‘장점이 많다’고 답해 ‘부족하다’고 답한 8.1%(24명)의 학우보다 많은 수를 보였다. 강혜민(LCB외식경영 14) 학우는 “다른 학보사보다 숙대신보가 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며 “기사의 수준도 더 높다”고 말했다. 송영현(생명시스템학부 16) 학우 또한 “모바일 페이지로 숙대신보 기사를 읽어본 적이 있다”며 “다양한 주제에 대해 다뤄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본지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학우도 있었다. 조기남(정치외교 12) 학우는 “앞으로는 사회에 대한 숙명인의 시각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루길 바란다”고 말했다.


본지를 읽는 대부분의 학우들은 교내외의 소식을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접하기 위해 본지를 찾고 있었다. 하지만 대학 내의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오락성이 떨어져 아쉬움이 남는다는 학우도 적지 않았다. 학보가 대학에만 국한되지 않고 더 넓은 사회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학우들은 학보가 다양한 사회적 내용을 담아내 더 많은 독자를 이끌어내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지금도 대학 내의 학보사들은 사람들에게 보다 좋은 정보를 전달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더불어 그들은 시대의 흐름에 최대한 발맞추기 위해 계속해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때로는 여유를 갖고 대학생의 시선으로 학우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써낸 기사들이 가득 담긴 학보를 집어 천천히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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