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요구하기보다 가게 사정 고려해야

 

올해도 5월 축제를 맞아 각 동아리의 공연과 행사가 활발하다. 많은 숙명인들이 축제를 기다리지만 학교 근처 상가의 상인들은 축제가 반갑지만은 않다. 축제 전후 기간에는 동아리들의 후원금 요구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상인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후원금을 받아가는 학우들의 태도이다. 와플하우스 박선경 사장은 “일부 학생들은 소풍이나 MT 등 자잘한 행사에도 일일이 후원금을 받아가려고 한다.”며 상인이 이해할 수 있는 타당한 행사에 후원금을 요구해 줄 것을 당부했다. 후원금을 가져간 뒤에는 나몰라라 하는 것도 문제이다. 가게 이름을 실은 행사 팸플릿을 가게에 가져다 주지 않는 동아리는 물론이고 아예 가게 이름을 싣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동아리도 있다. 또 가게의 사정은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매달리는 학우들도 있다.

우리 학교 앞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다들 내 딸 같은데 왜 안주고 싶겠는가. 하지만 가게 사정상 후원금을 못 줄 때도 있다.”며 학우들의 이런 상황을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공통적으로 상인들은 거절당했을 때 학우들의 불손한 태도를 지적했다. 김씨는 “학생들이 ‘우리 학교 앞에서 장사하면서 이정도도 못해주냐?’는 반응을 보일 때면 기분이 상한다.”고 말했다.

동아리나 학회에서 행사를 준비하면서 후원금을 모으는 일은 중요하다.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는데 필요한 돈이 학교의 지원금으로 충당하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보통 동아리들은 한 가게에서 최소 1,000원에서부터 최대 30,000원까지 후원금을 걷고 있다. 우리 학교의 락밴드 동아리 ‘데스티니’의 박정임(언론정보 06) 학우는 “공연 장소의 대여료나 조명 설치비에 지출이 많은데 정동아리가 아니기 때문에 학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 따라서 후원금을 통해 충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총 15~20만원 정도의 금액이 모이지만, 이것도 필요한 비용에는 턱없이 모자란다.”고 말했다.

학우들에게는 모은 후원금의 액수가 부족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가게들은 여러 동아리에게 후원금을 줘야 하기 때문에 지출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김씨는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액수가 적지만 주는 사람 입장에서는 목돈이다.”라고 말했다. 박 사장도 “행사가 많은 시기에는 한 달에 후원금이 50만원 넘게 지출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학우들도 이런 상인들의 지적에 동의했다. 김은정(인문 06) 학우는 “무작정 조르기보다 가게의 사정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학교 댄스 동아리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는 김모 학우는 “특히 학우들이 약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지원금을 받고도 팸플릿에 가게 이름을 싣지 않거나 팸플릿을 가게에 갖다 주지 않는 동아리가 종종 있다는데 이런 경우가 반복되면 학교 동아리에 대한 인식이 나빠져 다른 동아리가 후원금을 받을 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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