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목) 제19대 강정애 총장 취임식이 열렸다. 강 총장의 공식 임기가 시작하기 전, 본지는 학생회관 301호 취업경력개발원 세미나실에서 차기 집행부와 함께 숙명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는 강 총장을 만날 수 있었다. 취임하고 나서도 세 달은 바쁠 것이라며 웃음을 보인 강 총장의 얼굴에는 피로보단 열정이 가득했다. 지난 24일(수), 본지 편집장과 취재부장이 강 총장을 만나 앞으로의 계획과 총장으로서의 마음가짐에 대해 들어봤다.

◆ 제 19대 총장으로 선임되신 소감이 궁금합니다
먼저 숙명여대의 총장이라는 영광스러운 책무를 맡겨주심에 대해 감사 드립니다. 평범한 제가 지금의 자리에 올라올 수 있었던 것은 제가 숙명 안에서 배운 교육의 힘이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학생, 조교, 시간강사, 교수 등 숙명에서 오랜 시간 숙명과 함께 하면서 숙명에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많이 고민해왔습니다. 앞으로 이런 경험을 바탕 삼아 숙명 구성원의 협력을 이끌어내고 제가 가진 능력과 열정을 쏟아 부어 ‘르네상스 숙명’을 건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본교 7번째 동문 출신 총장이십니다. 교수 시절에도 애교심을 자주 표현하셨다는 학우들의 제보가 있던데
저는 숙명으로부터 받은 것이 많은 만큼 숙명에 많은 감사와 애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업을 하다 보면 우리 대학에 대해 잘 모르거나 관심이 없는 학생들이 종종 있어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학생들의 애교심을 키울 방법의 일환으로 중간고사 시험 문제로 교가나 같은 조원의 이름 등을 출제해 학생들이 학교에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하기도 했습니다. 숙명인이 스스로의 정체성을 이해하고 기억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까요.

◆ 총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숙명의 정체성을 무엇인가요
숙명의 정체성은 ‘국가와 민족, 인류 발전에 기여하는 여성 지도자 배출’이라는 숙명의 창학 이념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국가의 발전을 위해선 먼저 자신이 속한 조직이나 가정에 기여해야 하고, 국가와 민족에서 그치지 않고 전 인류를 위한 전인적 인재를 배출해야 한다는 우리의 창학 이념은 지구시민양성을 목표로 하는 글로벌 숙명의 가치에 부합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모든 학생들이 숙명에 입학하는 순간부터 졸업 한 후에도 잊지 말아야 하는 숙명의 정체성입니다. 숙명은 역사적으로 우리 사회의 발전과 여성교육의 선두주자로서 큰 역할을 해 온 자랑스러운 대학입니다. 지금도 숙명의 구성원은 우리나라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합니다. 그러나 근래 들어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B등급을 받는 등 숙명의 가치 평가가 대내외적으로 하락한 듯 보이지만 저는 숙명은 분명 지금의 가치보다 더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고 또 이러한 잠재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 숙명의 구성원들이 갖춰야할 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우리 대학은 전인적 지(智), 덕(德), 체(體)를 갖춘 학생을 길러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에 걸맞게 우리 대학에는 좋은 성품과 지혜를 겸비한 학생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이 체력이 부족한 점은 아쉽습니다. 이는 학생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모든 조직은 튼튼한 뿌리를 가지고 있어야 다양한 환경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유연하게 대처하고 변화할 수 있는 힘을 키워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튼튼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집행부에서 여러 정책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 교내 구성원들 간의 소통은 어떻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숙명이 발전하는 데 있어 소통은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우리 학교의 구성원들은 애교심이 매우 강합니다. 그러나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소통이 부족한 것은 늘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공개행정, 투명행정을 도입하려고 합니다. 원칙과 기준을 예고하여 구성원들에게 예측 가능하게 하고 지속가능한 정책과 시행 서비스를 제공하려 합니다. 동문과의 만남, 학생과의 만남이 단순 요식행위로 끝나지 않도록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과 관점을 경청하고 소통하여 정책에 반영하겠습니다.

◆ 본교의 홍보 방식 개선을 원하는 학우도 많습니다
홍보 개선을 위해 ‘숙명 브랜드 관리위원회’를 설치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숙명을 널리 알릴 계획입니다. 총장이 전면에 나서거나 학교만을 내세우는 홍보가 아니라, 숙명의 모든 구성원들의 대내외 활동을 활용하도록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학교가 홍보의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숙명인들의 홍보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홍보전략을 모색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대학의 발전이 지역사회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방식의 홍보가 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취임식 때 쌀화환을 받아 용산구에 기부하려는 것 또한 이런 취지의 작은 실천이라고 생각합니다.

◆ 차기 집행부에서 구체적으로 검토 중인 정책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숙명인의 가치 UP, 스마트 숙명, 소통과 참여의 One Team, 건실한 재정운영을 위한 4대 전략하에 다양한 정책을 펼칠 예정입니다. 한 예로써, 스마트 숙명을 위한 정보통신 정책으로 에듀롬(eduroam) 서비스를 도입하려고 검토하고 있습니다. 에듀롬 서비스란 전 세계의 제휴 대학에서 우리대학에서 사용하는 아이디(ID)를 이용하여 추가 인증 절차 없이 현지의 무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현재 국내에선 아직 널리 보급되어 있지 않은 서비스입니다. 유럽에 제휴 대학이 많아 숙명인들이 해외에 갔을 때 요금 걱정 없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외에도 숙명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검토 중에 있습니다. 

◆ 본교가 지난 5월 수주한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이하 프라임 사업)’은 어떻게 운영할 예정인가요
프라임 사업에 대해 구성원들이 아직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향후 공감대가 필요한 만큼 향후 차기 집행부는 프라임 사업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면서 현실적인 범주 내에서 합리적인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프라임 사업은 교육부와의 계약이며 신뢰의 문제입니다. 하지만 아직 구성원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나 염려하는 부분들은 앞으로 프라임 사업을 이끌어가는 과정에서 꼭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나요
‘강 총장이 있어서 학교가 참 좋았다’라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성공한 것 아닐까요. 숙명은 아직 꿰어지지 않은 구슬과도 같습니다. 저는 모든 구성원이 학교를 우선순위로 두고 자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는 학교를 만들고자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숙명의 한 사람 한 사람이 ‘아, 숙명에 와서 다행이다’라고 느낄 뿐만 아니라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지구 어딘가의 사람들에게도 행복을 전달할 수 있는 숙명인을 만드는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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