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올해 청파제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학과 및 동아리의 주점 포스터를 사전 검사해 논란이 일고 있다.

기존에는 총학생회에 제출하는 주점 기획안에 주점의 콘셉트, 의상, 운영방식, 운영날짜만 포함하면 됐다. 하지만 이번 청파제부터는 포스터 이미지도 함께 제시해야 했다. 비대위는 포스터에 선정적인 문구나 사진을 사용했다고 판단되면 해당 동아리 및 학과에 수정을 권고했다. 김성은(식품영양 13) 비상대책위원회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예전부터 학우들 사이에서 선정적인 내용의 주점 포스터에 대한 신고가 종종 있었다”며 기획안에 포스터 이미지 항목을 추가한 이유를 설명했다. 언론에 악의적으로 이용될 경우를 방지하기 위한 것 또한 이유 중 하나다.

이번 포스터 규제는 비대위 내부 회의를 통해 결정된 사안이다. 기존의 의상 규정이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의결 후 시행된 것과는 다른 방식이다. 이에 노재희(컴퓨터과학 14) 학우는 “학우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채 정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포스터를 확인하는 기준인 ‘선정적인 단어나 사진’이 모호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선정성의 정도가 비대위의 판단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어문학부 학회 ‘글마실’의 기획안은 포스터에 적힌 단어 ‘은밀한’이 애매하다는 이유로 통과되지 못했다. 익명의 A 학우는 “포스터를 확인하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그 기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각 학과 및 동아리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현재 타 대학들의 경우 총학생회에서 학우들의 주점 포스터를 규제하는 곳은 없다. 김 비대위원장은 “선정적인 내용의 포스터를 기획한 동아리 및 학과에 수정을 제안하기는 했지만, 그 선에서 그쳤다”며 권고 후 포스터의 수정 여부는 학과 및 동아리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그녀는 “본교의 이름을 걸고 여는 주점인 만큼 운영하는 데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학우들이 포스터를 확인하는 과정을 제재로 생각하기보다는 안전을 위한 서로 간 약속으로 이해해주면 좋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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