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햇살 가득한 날, 무용가 조하나(무용 95졸) 동문을 약속한 장소에서 기다렸다. 멀리서 다가오는 조 동문의 얼굴이 낯설지 않다 했더니 전원일기, 황금마차 등 다양한 드라마에 출연한 ‘탤런트 조하나’이다. 그러나 지금은 ‘조하나 춤자국’이란 무용단을 이끌며 공연을 하고 있는 ‘춤꾼 조하나’이다. 탤런트에서 무용가로, 그는 어떤 길을 걸어왔을까.


조 동문은 어렸을 때부터 무용을 시작해 우리 학교 무용과에 입학했다. 그러나 2학년 재학 중에 KBS 공채탤런트에 합격하면서 연기 생활을 시작했다. 방송일이 너무 바빠 ‘무용을 해야 할 텐데, 해야 할 텐데…….’ 하면서도 시간을 흘려보냈다. 졸업을 하고 방송일을 이어가던 조 동문은 우연히 TV에서 무용공연을 보고 무대 위로 돌아가야겠다고 결심했다. “갑자기 내면에서 ‘욱’하는 무언가가 치솟아 올랐어요. 빨리 내가 있어야 할 곳인 연습실로 돌아가야겠다는 마음만 끓어올랐죠.” 졸업을 하고 적잖은 시간이 흐른 뒤였지만, 그는 무용에 대한 열망을 품고 우리 학교 연습실을 다시 찾았다.


“망설임은 없었어요.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당연히 무용이라고 생각했죠.” 무용과 연기를 병행하기가 어려워지자 하나에만 전념하기로 다짐한 조 동문은 이후 우리 학교 정재만(무용과) 교수의 조언으로 전통문화예술원에 진학했다. “정재만 교수님이 춤의 기틀을 잡아주셨어요. 제겐 평생 잊지 못할 스승님이죠.” 이후 조 동문은 다양한 창작공연을 선보였다. 그리고 우리 학교에서 2년 동안 한국무용에 관련된 강의를 하기도 했다.


강사라는 이름으로 다시 돌아온 ‘숙명여대’는 그에게 학생 때와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연기활동에 전념하고 수업만 듣다보니 학창시절의 추억이라고 할만한 게 없었죠. 그러나 강사라는 이름으로 다시 학교 앞에 섰을 때 ‘아, 이게 바로 나의 모교구나.’라는 묘한 감동이 일더라고요.”


감정을 다 발휘할 수 있는 무대에서 춤을 출 때 가장 큰 성취감을 느낀다는 그는 “무용을 택한 것은 저의 운명이었던 것 같아요. 지난 공연의 주제였던 ‘절대운명’도 저와 무용의 관계를 나타내는 말이죠.”라고 말한다. 앞으로 더 좋은 공연을 하겠다는 조 동문, 그래서일까 희망으로 가득한 환한 미소가 봄 햇살 속에서 빛난다. 그의 아름다운 몸짓은 분명 세상을 울리는 힘찬 날갯짓이 되리라는 확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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