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칼럼]

제 20대 총선이 다음 달 14일로 가까이 다가왔다. 한 나라의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아주 중요한 선거인만큼, 정권획득을 위한 정치권의 숨 가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에서 '공천'이란 일반적으로 정당이 공직선거후보자를 추천하는 것을 말한다. 선거에서 정당의 공천은 그 자체로 승리의 도구가 될 수도 패착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정당이 정당 내부의 절차와 기준에 따라 특정인의 공천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그들 고유 권한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 주요 정당들의 공천과정을 자세히 보면, 불공정한 공천 과정으로부터 도출된 비상식적인 결과는 정당 자율성의 범위를 의심하게 만든다.

새누리당이 기준 삼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진실한 사람’ 지침은 대단히 비헌법적이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법치국가 내에서 민주적 기본 질서를 지향해야 할 정당이 부끄럽지도 않은지 친박-비박 편 가르고 싸우고 있다. 야당 또한 경선에 패배했거나 컷오프 당한 후보들을 전략공천을 통해 돌려막는 등 난리도 아니다. 김종인 대표의 사심이 가득담긴 셀프공천 해프닝 또한 한편의 코미디를 보는 듯 했다. 公薦(공천)인지, 空天(공천)인지. 공천이 그저 권력자의 그늘 아래 줄타기를 잘하면 하늘에서 뚝 떨어질 수 있는 자리라는 것이 공공연해졌다. 속이 꽉 찬 공직자를 당의 정체성에 기반해 공정히 추천하는 것을 공천이라 기대한다면, 오히려 세상물정 모르는 바보 취급하는 것이 현실이다. 폐단정치의 축약판이 되어 버린 공천 과정에 유권자들은 지쳐버렸고, 무관심으로 답 한지 오래다. 

그렇기에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우리 유권자는 투표를 통해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 본래 선거는 심판의 장이다. 잘하면 상을 주고, 못하면 벌을 줘야 한다. 대의 민주제에서 진정한 민주정치로의 쇄신을 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그들이 우리 유권자를 무서워하게 만드는 것, 그것만 하면 된다. 이번 총선에서는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정치적 무력감으로 역대 최저의 투표율이 예상되고 있다. 정치권이 어지러울수록 피로를 느낄게 아니라 이럴 때 일수록 더욱더 우리 국민이 힘을 내야한다. 어차피 헬조선에서는 그놈이 그놈이다 투정만 부릴 것이 아니라, 투표장에 나가 정치권이 정신 번쩍 차리게 심판하자.

이혜린(정치외교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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