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숙케치]
















지난달 26일(금)부터 28일(일)까지 친구들과 프랑스 니스에서 카니발을 즐겼다. 교환학생으로 프랑스에 도착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서툰 프랑스어가 걱정되면서도 어렵게 프랑스에 온 만큼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리라 다짐했다. 그 첫 번째 여행지가 니스였다. 니스의 화려하고 즐거운 카니발의 분위기는 아직까지 잊을 수 없다.
니스에 도착하자마자 꽃 축제가 시작됐다. 축제를 즐기는 도중 한 프랑스인이 나에게 꽃잎을 뿌렸다. 그러곤 장난이었다며 사과의 의미로 장미 한 송이를 선물해줬다. 장미 한 송이를 시작으로 거리에 있는 상인들에게 다양한 꽃들을 한 아름 받았다. 꽃을 한 송이 받을 때마다 “Merci beaucoup(정말 감사합니다)”를 서툰 발음으로 외치는 것이 부끄러웠다. 하지만 기분은 날아갈 것 같이 기뻤다. 평생 받을 꽃을 모두 한 번에 받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축제가 끝나갈 쯤 꽃에 파묻히는 기분이 어떤 것인지 몸소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모든 프랑스인들이 친절한 것은 아니었다. 밤에 진행되는 카니발이 시작되기 전, 니스에 함께 간 친구들과 저녁식사를 했다. 맛있는 식사에 기분이 좋아진 나는 뛰다시피 길을 걷고 있었다. 그 때, 갑자기 뒤에서 휘파람 소리와 함께 종이가 날아왔다. 뒤를 돌아보니 험악하게 생긴 프랑스인들이 웃고 있었다. 그러곤 서로 범인을 지목하듯 서로를 향해 손가락질을 했다. 화가 났지만 낯선 동네에 있다는 생각에 겁이  나 아무 말도 못하고 황급히 달아났다. 하루 종일 좋았던 기억이 한순간에 사라져버린 것이 너무 화가 났다.
분위기를 전환해야겠다는 생각에 나와 친구들은 바쁘게 카니발로 향했다. 카니발에 도착하니 익숙한 언어가 들려왔다. 다른 한국인 일행들이 카니발을 즐기기 위해 니스에 온 것이다. 함께 대화를 나누다보니 카니발이 시작됐다. 카니발 중간에 ‘강남스타일’ 노래가 나왔고 하늘에선 종이꽃이 흩날렸다. 나는 한국인 무리와 함께 강남스타일의 ‘말춤’을 췄다. 프랑스인들도 함께 추는 것을 보고 신기하면서도 뿌듯했다.
이번에 다녀온 니스 카니발은 장미 같은 카니발이었다. 향기롭고, 화려했으며, 장미의 가시처럼 날카로운 면도 있었다. 꿈만 같았던 이번 카니발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프랑스언어·문화 14 양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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