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숙케치]

<제공= 손은진 학우>

2016년 1월 15일(금) 미얀마로 선교여행을 가기 위해 비행기를 탔다.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도착한 미얀마의 공항은 사람으로 북적거렸다. 힐끔힐끔 쳐다보는 시선에 외국인이 됐다는 느낌이 피부로 와 닿았다.

다음 날, 미얀마 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먼저 미얀마 양곤대학을 투어했는데 교내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미얀마 전통의상인 론지를 입어야 했다. 아래위 세트로 샛노란 론지를 빌려 입게 됐다. 남녀노소 모두 입는 옷이라 부담없이 입을 수 있어서 좋았다.

양곤대학의 일부를 구경하고 미얀마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샨카우쉐가 제일 맛있었는데 된장라면과 비슷한 맛이 었다. 음식이 안 맞아 강제 다이어트를 하진 않을까 했던 소박한 꿈은 단박에 무너지고 나는 열심히 숟가락을 입으로 가져왔다.

내가 머무르게 된 숙소는 건물 꼭대기 8층에 있었다. 미얀마에 와서 가장 좋았던 풍경은 숙소의 베란다로 나가면 보이는 시장이었다. 넓지도 않은 길에 얼마나 오밀조밀 모여서 장사를 하는지 내려다보면 파는 사람, 사는 사람이 구분이 안 갈 정도다. 복닥거리는 모습에서 느껴지는 푸근한 사람 냄새는 내 마음까지 넉넉하게 만들어줬다. 물론 종종 길바닥에 죽어있는 벽돌만한 쥐를 발견 하면 빨리 시장에서 빠져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말이다.
미얀마에 머물렀던 7박 9일 동안 한국에서는 엄청난 한파가 왔었다. 나는 쾌청한 봄과 여름 사이의 날씨를 즐기고 있었는데 미얀마의 따뜻함을 느낀 건 날씨 때문만이 아니었다. 미얀마에는 트럭처럼 생긴 작은 버스가 다니는데 뒤가 뚫려 있기 때문에 자칫 위험할 수 있다.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에 탔던 그 버스에서 조그만 남자아이를 만났는 데 옆에 앉아계셨던 할머니가 초면이었을 아이의 팔을 꽉 잡아주셨다. 그 모습에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나도 그 아이의 손을 잡았다. 미얀마의 겨울이 따뜻한 건 사람들이 만들어낸 게 아닐까 생각하며 지하철에 자리를 두고 ‘누가 더 힘드네!’ 라고 얼굴 붉히기 바쁜 한국에서 이런 따뜻한 손을 먼저 내미는 아름다운 용기를 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한국어문 14 손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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