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딥마인드 챌린지’에서 알파고의 승리는 우리에게 인공지능의 위력을 실감케 한다. 인공지능의 끝없는 발전에 일부 미래학자들은 인공지능이 사람의 일을 대신하면서 많은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한다. 미래학자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인공지능이 인간의 역할을 대신해 결국 기계가 인간을 지배해버리는 세상이 올까. 김철연 본교 IT공학과 교수에게 인공지능의 현재과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Q. 이번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의 결과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올 것이 왔다’라는 생각이다. 전문가의 입장에서 알파고의 승리는 예측된 결과였다. 다만 내년쯤은 돼야 인공지능이 이세돌 九단을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사실 알파고 수준의 인공지능이 등장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인공지능은 우리 주변에서 이미 활용되고 있는 사례를 통해 쉽게 만날 수 있다. ‘페이스북’의 ‘딥페이스(DeepFace)’나 ‘애플’의 ‘시리(Siri)’ 등이 그 예다. ‘구글’ 웹사이트에서 키워드를 입력하면 사용자가 만족할만한 결과를 찾아 보여주는 검색 기능도 일종의 인공지능이다. 알파고나 구글의 검색 기능은 인공지능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알파고의 승리에 이토록 충격을 받는 걸까. 

이유는 고정관념에 있다. 구글의 검색 기능은 ‘기계의 영역’이며 바둑은 기계가 건드릴 수 없는 ‘인간의 영역’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인공지능이 ‘인간의 영역’에서 승리하면서 사람들은 인공지능 그 자체보다도 자신의 고정관념이 깨진 것에 충격을 받은 것이다.

‘미래는 내가 아직 깨닫지 못해서 미래다’라는 말이 있다. 미래는 깨닫지 못했을 때는 멀리 있다고 생각하지만 깨닫는 순간 현재가 된다. 

Q. 인공지능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딥러닝(Deep Learning)’이라는 기술에 대한 발상은 이미 존재했지만,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시행되지 못했었다. 하지만 하드웨어의 발전과 정보의 축적은 인공지능이란 아이디어를 실현시키는 토대가 됐다. 계속해서 하드웨어가 발전하고 정보가 축적돼간다면 인공지능도 점진적으로 발전해나갈 것이다.

Q. 인공지능이 사람의 지성을 넘어 인류를 멸종시킬 가능성이 있는가
실현 가능성은 있다. 단 무한한 시간이 있다면 말이다. 아마 그 정도로 기술이 발전하기 전에 인류가 멸종할 것이라 생각한다. 

인간은 후천적으로 학습한 지식과 선천적인 본능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해 원하는 답을 찾아내기 때문에 모든 경우의 수를 따지지 않아도 된다. 인공지능은 인간과 달리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해 모든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한다. 정책망을 이용한다고 해도 사람보다 효율이 떨어진다. 바둑 같은 게임은 그나마 확실한 경우의 수가 있으니 연산이 가능하다. 

하지만 그 외에 사람이 하는 일은 기준과 경우의 수가 명확하지 않다. 명화를 그리는 데 있어서 사람은 본능적인 감각으로 그림을 이해하고 평가한다. 하지만 컴퓨터의 경우엔 일정 픽셀을 나눠 데이터를 계속 학습해가야 한다. 물론 컴퓨터가 이런 과정을 통해 그림을 그릴 순 있지만 사람의 기준에서 잘 그린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글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특정한 조합을 통해 단어를 만드는 것은 인공지능에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인간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내용의 소설을 쓸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을 기계가 모두 감당하는 데에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Q. 앞으로 인공지능 기술이 나아갈 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유전학의 영역에서는 윤리적인 문제에 관해 학계가 나서서 기준을 만들어간다. 인공지능 기술도 마찬가지다. 언제 인공지능이 사람의 지적 능력을 넘을지는 모르겠지만 인공지능의 윤리적 문제에 관해서도 미리 고민해볼 필요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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