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지는 저녁

정호승

꽃이 진다고 아예 다 지나
꽃이 진다고 전화도 없나
꽃이 져도 나는 너를 잊은 적 없다
지는 꽃의 마음을 아는 이가
꽃이 진다고 저만 외롭나
꽃이 져도 나는 너를 잊은 적 없다
꽃 지는 저녁에는 배도 고파라


정원이나 길을 걷다보면 조금씩 시들며 지고 있는 꽃들을 자주 보게 된다. 그렇게 꽃은 본연의 찬란한 아름다움을 우리에게 선사하고 난 후, 소리 없이 서서히 진다. 그런 낙화의 장면은 마치 내 일인양 아쉽고 허전한 마음을 갖게 한다. 그러나 이후에 새로운 행복을 피우기 위해 준비하는 ‘꽃 지는 저녁’을 보며 희망을 찾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지금이라도 곁에 있는 이웃의 아픔과 고통을 본다면 같이 아파하며 새로운 행복을 위해 희망을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
이지희(인문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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