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동아리 지원금 급감

학우들, ‘지원금, 공간’에 불만족

동연회장 “현실적 지원 필요”

<그래픽=김경주 기자>

본교 동아리에 소속돼 있는 학우들이 학교 본부의 ‘동아리 활동 지원’에 불만족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는 지난 18일(수)부터 20일(금)까지 3일간 교내 동아리에 소속된 학우 109명을 대상으로 ‘동아리 활동 지원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실시했다. (신뢰도 95%, 오차범위 ±4.29%p) 설문 결과, 응답자 중 69.4%(75명)의 학우들이 ‘본교의 동아리 활동 지원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만족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학우들은 주로 ‘학생문화활동 지원금’과 ‘활동 공간’을 꼽았다.

◆ 87%의 학우들 지원금 부족하다 느껴
먼저 ‘학생문화활동 지원금에 만족하냐’는 질문에 86.5%(90명)의 학우가 ‘지원금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학생문화활동 지원금’이란 학생자치활동을 지원하고자 본교 학생지원팀에서 동아리 활동비 중 일부를 지원해 주는 것이다. 동아리 별로 지원금 신청서를 제출하면 서류 심사를 통해 일정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지급되고 있는 지원금은 각 동아리의 활동비를 충당하기에 턱없이 모자라다. ‘활동 지원금을 신청할 때 요청한 금액만큼 지원을 받았냐’는 질문에 대해 86.3%(88명)의 학우가 ‘지원금을 신청한대로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더군다나, 59.4%(60명)의 학우가 본교로부터 지원금을 받지 못하거나 10만 원 미만의 지원금을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지원금이 부족한 것은 ‘지원금’ 예산 규모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한 해 동안 지급된 본교 학생문화활동 지원금은 약 1,800만 원에 불과했다. 2011년과 2012년, 2013년에 2,400만 원에서 2,700만 원 사이를 유지했던 것에 비해 급격히 감소했다.

학우들은 부족한 동아리 활동비를 자비로 부담하고 있었다. ‘부족한 비용을 어떻게 충당했냐’는 질문에 78.5%(73명)의 학우들이 사비로 충당하고 있다고 답했다. 체육 동아리 ‘검도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백지윤(한국어문 15) 학우는 “학생지원팀에 지원금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대회 참가비만 지원받았다”며 “죽도와 도복은 모두 사비로 구매했다”고 말했다. 공연예술 동아리 ‘데스티니’ 회장 강재연(중어중문 14) 학우는 “공연비를 마련하기 위해 지원금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외부에서 진행되는 공연이라는 이유로 지원을 받지 못했다”며 “현재 회원들의 회비와 학교 주변 업체의 후원으로 공연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경희 학생지원팀 팀장은 “등록금 수입이 줄어든 것이 예산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다른 분야에 비해 특히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지원금이 많이 줄어든 편이다”고 답했다. 또한 신청한 지원금을 전부 지급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지원금은 대회 참가비용과 인건비, 인쇄비, 행사 소품 구입비로 한정되고 기타 비용은 협의를 통해 지급된다”며 “예산이 한정적이기에 동아리의 일상적인 활동비와 식비 등은 지원이 어렵다”고 말했다. 덧붙여 정 팀장은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운영되는 지원금인 만큼 심사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며 “규정에 맞는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하는 동아리는 예산 안에서 최대한 지원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동아리 활동 위한 공간도 부족해
동아리 활동 공간이 부족해 불편함을 겪는 학우들도 과반수였다. ‘동아리 활동 공간에 대해 만족하는가’를 묻는 질문에 66.4%(71명)의 학우가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그 이유로는 ‘동아리 활동을 위한 공간이 좁다’가 48.6%(35명)로 가장 많았다. 중앙풍물패 ‘숙풍’ 회장 고민정(경영 14) 학우는 “동아리 특성상 북, 장구 등 부피가 큰 악기들을 보관하다보니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 매우 부족하다”고 말했다.

동아리 방을 배정받지 못한 동아리도 있다. 현재 총 58개의 동아리 중 13개는 배정된 동아리 방이 없다. 볼링 동아리인 ‘아브락사스’도 올해 중앙동아리에서 정동아리로 지위가 하락하면서 동아리 방을 배정받지 못했다. ‘아브락사스’에서 활동하는 오주희(식품영양 14) 학우는 “동아리 방이 없어 행사가 있을 때를 제외하면 동아리 부원들과 만날 기회가 거의 없다”며 “친목 도모도 동아리 가입 이유 중 하나인데 동아리 방이 없어 상대적으로 부원들과 친해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간 부족 문제에 대해 정 팀장은 “학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다”며 “동아리들 간에 협의를 거쳐 동아리 방을 공유하는 것도 해결 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덧붙여 “관재팀에 지속적으로 학생자치활동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의견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동아리연합회장 박세은(한국어문 12) 학우는 “동아리 활동은 학생들이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데 기반이 된다”며 “학교 본부가 앞장서 동아리 활동 및 운영의 어려움에 귀를 기울이고 현실적인 도움을 제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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