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웃사이더’입니다” 본교 교양필수 과목인 ‘발표와 토론’ 수업 시간, 한 학우가 자기소개를 시작했다. 바로 오소연(역사문화 15) 학우다. 아웃사이더란, 타인과 관계 맺기를 꺼려하고 혼자 생활하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을 뜻한다. 매일 혼자 등교하고,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수업을 듣는 오 학우는 “혼자 생활하는 것이 익숙하고 편해 자발적으로 아웃사이더의 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대학에 입학하기 전, 무엇이든 친구와 함께하는 것을 좋아했던 그녀가 대학에 입학한 후 혼자 다니는 것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오 학우의 취미는 게임과 애니메이션 시청이다. 이는 연예인, 화장, 연애 등 많은 여대생이 관심 갖는 주제와는 거리가 멀다. 관심사가 서로 다르다 보니 그녀는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다. 그녀는 “처음엔 동기들과 어울리려고 여러 차례 대화를 시도 했지만, 서로에게 흥미를 느끼지 못해 자연스레 관계가 끊긴 적이 많다”며 “언젠가 멀어질 관계라면 굳이 감정을 소모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되풀이되는 인간관계 단절에 지쳐 이제는 새로운 관계를 맺을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고등학생 때 친했던 친구들과 다른 대학교에 진학한 점도 그녀가 아웃사이더가 되기를 택한 이유 중 하나다. 항상 같은 교실에서 같은 시간을 공유하며 끈끈한 우정을 쌓은 고등학교 친구들과 대학에서 만난 친구들은 달랐다. 따로 약속을 잡아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는 등 대학 친구들과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비교적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대학 친구들과의 관계에 회의감을 느낀 오 학우는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 오히려 마음 편히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로 결심했다.
혼자만의 생활을 개의치 않아 하는 그녀에게도 불편한 점은 있다. 학과의 중요한 정보를 자신만 알지 못할까 늘 불안한 것이다. 어쩌다 학과 행사에 참여하더라도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주위를 살피며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동기들이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나눌 때는 소외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오 학우는 “혼자 다니기 때문에 생기는 불편함보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더 크다”고 말한다.
한편, 오 학우는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인간관계를 맺지 않는다고 해서 불행한 삶은 아니다”며 “혼자 다니는 사람들을 안쓰럽게 생각하지 말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지는 않지만, 주체적인 선택에 의해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오 학우. 그녀는 무리 밖에서도 높은 자신감으로 빛나고 있었다.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