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진학을 준비 중인 임수이(여·23) 씨는 최근 사회적으로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교수님과의 친밀한 관계가 대학원 합격 여부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얼마 전 대학원에 재학 중인 지인들로부터 교수님과 친밀한 관계의 학생들이 대학원 입학 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일이 이따금 발생한다는 말을 들었다. 임 씨는 “그들을 보면 상대적 박탈감이 든다”고 말했다. 내성적인 성격의 임 씨는 사교성이 부족해 교수님과 친해질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했다. 현재 그녀는 “힘들어도 교수님과 가까워지려 노력해야 했다”며 후회하고 있다.
임 씨는 ‘인맥관리’뿐만 아니라 일상 속에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에도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최근 그녀는 같은 방을 사용하는 기숙사 룸메이트와 관계가 서먹해졌다. 청소, 소음 등의 문제로 룸메이트와 몇 차례 말다툼을 한 후, 한 달째 대화를 나누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루의 피로를 풀어야 할 공간이 불편한 장소가 됐다. 임 씨는 룸메이트와 같이 있는 시간이 어색하고 불편해 방에 들어갈 때마다 문 앞에서 망설인다. 그녀는 “하루빨리 룸메이트와 화해하고 싶지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몰라 난감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인간관계로 인해 과도하게 스트레스를 받는 지금 상황에서는 벗어나고 싶다”며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행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인간관계로부터 스트레스를 받는 건 임 씨만이 아니다. 익명을 요청한 한 학우는 가족, 친척과의 관계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가깝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점점 불편해졌다”는 그녀는 2학년 때 통학을 위해 서울에 있는 고모의 집에 머물렀던 경험이 있다. 당시 함께 생활하던 사촌언니는 그녀와 그녀이 아버지 사이를 질투해 그녀를 줄곧 괴롭혔다.
그녀는 “사촌언니의 괴롭힘 이후로 다른 사람의 눈치를 살피는 습관이 생겼다”며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지나치게 신경이 쓰인다”고 걱정했다. 가족들과 떨어져 살았던 건 더 큰 스트레스를 겪게 했다. 가족들로부터의 위로가 간절했지만, 함께 살고 있지 않아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기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가족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회생활에 적응하는 시기에 겪은 인간관계의 어려움은 그녀의 학교생활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녀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학업에 집중할 수 없어 휴학을 하기도 했다. 그녀는 “학과 활동을 활발히 할 시기에 휴학을 해 동기들과 함께 할 시간을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그녀는“차라리 뻔뻔해 지고 싶다”고 말한다. 그녀는 타인의 눈치를 보며, 인간관계에서 생긴 모든 마찰이 자신의 잘못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필요 이상으로 미안해하는 행동이 무의식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녀는 “타인의 행동에 자주 상처를 받는다”며 “눈치 보고 상처 받는 것보다는 차라리 사람들과 관계 맺는 것을 아예 피하고 싶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