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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권리, 학생의 손으로 지킨다-430 문화제 현장 취재
정소영 기자  |  smpjsy71@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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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7.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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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철폐하고 인간답게 살아보자!” “살아보자! 살아보자!” 4월 30일 밤, 고려대 민주광장에서는 부슬부슬 내리는 봄비를 가르는 투쟁의 목소리가 퍼져 나왔다. 117번째 노동절을 기념한 ‘430 문화제’ 때문이다. 2000년부터 시작된 ‘430 문화제’는 민주노총과 노동자들이 함께 모여 노동 문제에 대한 발언을 하고 운동 문화를 즐기는 노동절 기념 전야제였다. 그러나 재정과 여력 부족을 이유로 작년부터 민주노총 주관의 문화제는 사라졌고 대신 학생들이 노동자들과 함께 문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430 문화제는 1부 ‘430 노동자 학생 연대 문화제’와 2부 ‘청년학생 투쟁 문화제-빼앗긴 들을 위한 행진곡’으로 구성됐다. 올해 430 문화제에서는 어떤 문제들이 제기됐는지, 그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자.

우리의 희망은 비정규직 철폐! 한미 FTA 폐기!

저녁 7시 무렵, 노동자와 학생 1,500여 명이 깃발을 들고 줄지어 고려대 민주광장으로 들어섰다. 무대 위에는 ‘비정규악법 폐기’ ‘노동3권 특수고용’과 같은 구호가 빨간 글씨로 적힌 현수막들이 걸렸다. 광장 뒤쪽에서는 ‘철거민 투쟁 기금 마련 주점’ ‘구속 노동자 석방 서명운동’이 진행됐고 각종 사회운동 관련 서적을 판매하는 부스도 마련됐다. ‘비정규직 철폐! 한미 FTA 폐기!’라는 슬로건 아래 김호정(서울 경인사무서비스 노조위원장)씨와 이형균(고려대 경영대 부학생회장)씨의 사회로 ‘430 노동자 학생 연대 문화제’의 막이 올랐다. 이어 고려대 새내기 문예단 ‘대세’의 환영공연이 시작됐다.


부산 동아대에서 온 학생들은 문자 한 통으로 해고를 통보받은 KTX 여승무원을 주제로 ‘벗이여 해방이 온다’라는 제목의 카드섹션을 선보였다. 12개의 카드를 이용한 다양한 메시지에 관중들은 박수를 보냈다. 카드섹션에 참여한 민중연대투쟁실천단장 최윤석씨는 “부산 KTX에서는 늘 집회가 열리고 있었는데 그동안 이를 그냥 지나치기만 했다. 그러나 우연히 집회에 참여한 이후 고객의 입장일 때는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이철 사장이 수많은 승무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는 것을 시민들과 공유하기를 바래 주제를 이렇게 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동덕여대, 성신여대와 기륭전자분회의 연대 공연이 열렸다. 이들은 FTA를 주제로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을 패러디한 꽁트를 선보여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이들이 공연 중간에 대사를 잊자 무대 주변에 모인 노동자들은 격려의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기륭전자의 한 비정규직 노동자는 “단지 사람답게 대해달라는 요구로 600일 넘게 회사와 싸우고 있지만 묵묵부답이라서 힘들다.”며 “그러나 우리와 함께 해주는 학생들로부터 용기를 얻어 계속 투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주노조위원장 까지만 가풍(Kajiman Khapung)씨도 무대에 올라와 발언을 이어갔다. 1991년 네팔에서 한국으로 들어온 이주노동자인 그는 “한국 정부의 말과 달리 실질적으로 이주노동자들이 보장받는 권리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정부의 책임 있는 보호가 필요함을 강조하며 “특히 한국의 법체계를 잘 몰라 겪는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약 4시간 동안 진행된 ‘430 노동자 학생 연대 문화제’는 사회자 이형균씨의 마무리 발언으로 끝을 맺었다. 이씨는 “신자유주의에 맞선 투쟁을 만들어 온 것은 바로 청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 있는 사람 한명 한명이 희망이라는 생각으로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몸짓으로, 가락으로, 노동문화 한마당

자정부터는 ‘청년학생 투쟁 문화제-빼앗긴 들을 위한 행진곡’이 이어졌다. 서부지구 새내기 문예단, 서울대 중앙 동아리 ‘골패’, 고려대 율동패 ‘단풍’, 성균관대 이과대 몸짓패 ‘아성’ 등의 몸짓공연이 행사의 주를 이뤘다. 또한 경원대 법정대의 ‘우리누리소리’, 문화노동자 연영석씨, 경원대 노래패의 노래공연 등 다양한 문화공연이 진행됐다. 이들은 ‘전선은 없다’ ‘장산곶매’ ‘불나비’와 같은 민중가요에 맞춰 몸짓공연을 하고 ‘주문’ ‘비정규직 철폐연대가’ 등 민중의 한을 담은 다양한 노래를 선보였다.


“나와 나의 노래는 세상을 흔드는 저 거대한 울림, 파도야 일어라 폭풍이여 몰아쳐라 나의 운명을 위하여…….” 무대 밑의 관중들은 노랫가락에 맞춰 율동을 하고 민중가요를 따라 불렀다. 모두 함께 공연을 즐기는 가운데 문화제의 분위기는 한층 고조됐다. 새벽 1시가 지나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세찬 바람이 불었지만 대부분 자리를 뜨지 않은 채 문화제의 마지막을 지켰다. ‘아성’의 신수현(이과대 06)씨는 “1학년 때부터 동아리 활동을 통해 몸짓공연에 참가했다.”며 “우리의 활동이 노동자에게 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430 문화제는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노동자들의 단결을 이끌어 내고 이들의 목소리를 전하려 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졌다. 그러나 학생들의 참여가 다소 저조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연세대 학생은 “작년 전야제에 비해 규모도 작고 학생들의 참여도 줄어 아쉽다.”며 “평소에는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가 남의 일인 양 무관심 했지만, 문화제 참여를 통해 단지 소수 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닌 나에게도 닥칠 수 있는 큰 문제임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기륭전자분회의 정옥희씨는 “요즘 학생 참여가 예전에 비해 결여돼 학생들에게 현실을 알릴 길이 없다.”며 “노동자와 학생이 하나 돼 투쟁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덕여대 권혜정 총학생회장은 “투쟁은 단순히 폭력성을 띠는 행위를 뜻하지는 않는다.”며 “현재 우리 사회는 일방적으로 의사를 주입하는 방식의 의사소통이 대부분인데, 투쟁은 상대방을 설득하고 대화하려는 시도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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