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학보사에 들어온 지 어언 두 학기 째. 하지만 시간에 쫓기며 주어진 기사를 마감하다보니 글을 마음껏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처음의 기대와 열정은 어느새 사라져버렸다. 정신없는 수습기자 시절을 지나 이번 학기에 들어서면서 ‘사회부’의 정기자가 됐다. 그러나 정기자가 된 후 사회부 기사를 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매번 다른 부서를 오가며 기사를 쓸 때면, 주어진 기사를 형식에 맞춰 찍어내는 프린터가 된 것처럼 느껴졌다.

그럴 때 마다 사회부 기자로서 ‘내 기사’를 쓰게 된다면 누구보다 열심히 기사에 전념하리라 다짐했다. 하지만 거창한 다짐과 달리, 사회부 기자로서 처음 쓴 ‘취업 공장으로 전락한 대학’ 기사는 큰 부담과 걱정으로 다가왔다. 기사의 한 문장 한 문장을 기자로서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었다. ‘내 기사’를 쓰면 마냥 즐거울 것이라는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간 것이다.

첫 사회부 기사를 쓰고 학보사에 임하는 나의 마음가짐을 되돌아봤다. 처음의 생각과는 달리 내게 주어진 기사를 ‘글을 쓸 수 있는 기회’보다는 스트레스로 여기고 있었다. 기자 생활이 언젠가 하나의 ‘스펙’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마감 날마다 반복되는 밤샘과 피로를 견뎌왔던 것이다. 그동안 열과 성을 다하지 않았던 건 원하는 기사를 쓰지 못해서가 아니라 기자 생활을 단지 ‘스펙’으로 치부했기 때문이었다.

생각해보면 매주 신문을 발간하며 내 이름으로 기사를 쓴다는 것은 흔치 않은 경험이자 행운이다. 기대했던 바와 다르다는 이유로 주어진 기회를 스트레스로 치부해버렸던 것은 아닐까. 앞으로는 기사 하나 하나가 내 젊은 날의 기록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할 것이다. 작은 기사에 실린 내 이름 세 글자에 설레는 초심이 있던 그 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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