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학교 위상이 추락했다”며 본교 입학처에 문제 제기

학교와 학생, 지속적인 소통 필요해

해명을 요구합니다 지난 16일(수) 오후 4시 반 경 제2캠퍼스 젬마홀에서 전체 재학생 간담회가 열렸다. 조남기 입학처장이 2015학년도 학업우수자전형 합격자 성적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번 논란에 대한 학우들의 질문이 간담회 내내 계속됐다. <사진=조예은 기자>

본교 입학처에서 유례없이 작년 학업우수자전형 지원 및 합격 현황을 공개해 학우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10일(목), 입학처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2015학년도 수시 학업우수자전형 지원 및 합격, 성적 현황이 게시됐다. 공개된 정보는 각 학과의 경쟁률, 수능 최저 기준을 반영한 실질 경쟁률, 실제로 합격한 학생들의 학생부 성적이다. 합격자 성적은 인문 계열 평균 1.87등급, 자연 계열 평균 2.39등급이었다. 교과부 내신 성적이 5, 6등급임에도 충원 합격한 이들의 성적도 포함돼있었다. 충원을 포함한 학업우수자전형 합격자 성적 결과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료가 공개되자 숙명인 게시판에는 입학처의 전략을 비판하는 글이 쏟아졌다. 지난 12일(토)부터 18일(금)까지 숙명인 게시판에는 관련 글이 150여 개 올라왔다. 시작은 지난 12일(토)에 한 동문이 합격자 성적을 공개함으로써 학교의 위상을 추락시켰다며 교내 커뮤니티 숙명인 게시판에 작성한 게시물이었다. 이어 본교 학우들이 지난 14일(월)부터 16일(수)까지 명신관 앞 게시판에 대자보를 붙였다.

이번 학업우수자전형 지원 및 합격 현황 공개는 경쟁률을 높여 우수한 학생을 뽑기 위한 입학처의 전략임이 지난 16일(수) 열린 전체 학생 간담회에서 밝혀졌다. 입학처에서 판단한 결과에 따르면 작년 학업우수자전형은 지원자 수가 적어 학생부 성적이 5등급인 학생도 선발하게 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수능 최저를 통과한 선발 가능 인원을 따져보니 실질 경쟁률이 2.14대 1에 불과했다. 이에 입학처는 낮은 경쟁률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작년 학업우수자전형 합격자 성적을 공개하기로 판단했다. 조남기 입학처장은 “정부 정책상 학업우수자전형 모집정원을 늘려야 했다”며 “올해 해당 전형으로 288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작년보다 모집정원이 88명 늘어난 만큼 해당 전형으로 보다 좋은 인재들을 많이 선발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본교는 교육부의 사업인 ‘고교정상화지원대학’에 선정돼있어 수험생들에게 입시 정보를 공개해야 했다. 수험생들이 정확한 정보를 통해 대학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입학처의 판단에 대해 대부분의 학우는 동의하지 않았다. 간담회에 참여한 사회과학대학 회장 이은진(정치외교 13) 학우는 “합격자 성적 공개로 인해 학생부 성적이 1, 2등급인 수험생이 ‘당연히 합격하겠지’라는 쉬운 생각으로 지원하게 될 수 있다”며 “이 생각은 단순히 수험생에서 그치지 않고 학부모, 고등학교, 친구들이 모두 영향을 받게 된다. 장기적으로 본교의 사회적 지위가 낮아질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유인혜(중어중문 11) 학우는 “지원율을 늘리기 위해 꼭 수시 결과 성적을 공개해야만 했는지 의문이 든다”며 “수능 최저 기준을 완화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 18일(금), 입학처는 교내 커뮤니티 숙명인 게시판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공개된 입시정보를 모두 공지사항에서 내리기로 했다. 학우들의 비판에 대해 조남기 입학처장은 “이번 일을 겪으면서 입학처의 판단에 교내 구성원, 학우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음을 깨달았다”며 “앞으로는 숙명의 위상을 끌어올리고자 노력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후 제2차 간담회가 열릴 예정이다. 또한, 대책 마련을 위해 TFT팀(Task Force Team)을 구성하고 총학생회와 긴밀한 협의를 할 예정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학교 본부와 학우들 간의 지속적인 소통이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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