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현재의 인식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속도가 아니라 깊이의 상실이다” 촘스키(Noam Chomsky)는 비판 정신이 실종되고 피상적 수준에 머무는 현대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를 지적한다.

<숙대신보>에 기대하는 것은 신속한 교내외 정보가 아니라 세상을 읽는 깊이 있는 통찰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1302호는 사안을 바라보는 시선에 깊이를 더해 주어 의미가 있었다.

기획 면을 통해 다룬 ‘시간빈곤’ 주제는 각 세대 여성들의 현실 사례와 숙명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문제의식을 심화시켰다. 브리짓 슐트(Brigid Schulte)의 최근 저작 『타임 푸어(Time Poor)』를 소개하며 시간 관리 비법을 정리해 준 점도 좋았다.

또한, 단순보도 기사와 심층 해설을 연결해 1면 “교내 화장실 몰래카메라 전수조사 결과”가 3면 “누군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를 통해 보다 깊이 있는 내용으로 확장되었다. 다만 8면 ‘숙명in 숙명人’ 코너에서 다룬 숙명홍보모델들과의 인터뷰 내용이 인상 스케치를 넘어 우리 대학의 어떤 점이 홍보되어야 하는지 독자들도 생각해 보도록 이끌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자신의 목소리를 세상 속에 꺼내 놓는 일은 중요하다. <여성신문>을 통해 주류 언론에서 다루지 않았던 여성의제가 밖으로 나왔듯이, <숙대신보>에서 숙명인들이 세상에 던지는 진지한 질문이 새로운 변화를 열어가는 것이다. “대중의 각성과 경계 이외에 현 사회의 미래를 보장해 줄 것은 없다”는 촘스키의 말처럼, <숙대신보>가 깨어 있는 목소리로 대학 언론의 미래를 만들어가길 기대한다.

독자위원 신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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