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칼럼]

불이 꺼지자 관객들의 노랫소리가 공연장을 채웠다. 노래는 계속됐고, 다시 등장한 가수는 앵콜곡과 함께 “최고의 관객”이라고 답했다. 가수의 SNS에 여러 장의 관객 사진들이 올라왔다. 필자가 다녀온 미국 밴드 ‘Maroon5’의 내한공연 이야기다.

전 세계 음악팬들이 한국에 대해 언급하는 것 중 한 가지가 바로 ‘떼창’이다. 뮤즈의 기타 연주에 맞춰 관객들은 애국가를 불렀고, 오아시스의 멤버인 노엘은 캐나다 인터뷰에서 한국을 ‘가장 공연하고 싶은 나라’로 꼽기도 했다. ‘떼창’뿐만이 아니다. 해외 가수들은 인터뷰에서 ‘Korea’와 함께 종이비행기나 피켓 물결로 공연장을 채우는 이벤트를 언급하곤 한다.

이제 ‘떼창’은 한국의 문화로서 자리 잡았다. 문화는 인간집단에서 만들어진 생활양식을 뜻하는데, ‘떼창’이 한국인들의 ‘공연 양식’처럼 자리잡은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모두 자발적인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스스로 가사를 외우고 팬 카페의 회원들이 모여 이벤트를 기획한다. 사비를 들여 제작한 물품을 나눠주기도 한다. 그들의 음악을 얼마나 좋아하는가의 표현 방법을 ‘우리’가 ‘함께’하는 문화로 만들어 낸 것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도시 곳곳의 붉은 악마들도 그러했다. “대한민국”을 외치는 650만 한국인들의 열정을 보도하기 위해 외신들은 높은 건물에 진을 쳤고, 외국인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K-POP에도 ‘우리’가 있다. 한류 팬들은 입을 모아 K-POP에는 가수와 관객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힘이 있다고 한다.

우리는 현재 산업·지식경제를 넘어 문화 대한민국을 살고 있다. 나라를 빼앗긴 가난한 대한민국에서 ‘한강의 기적’을 펼치기까지, 정부와 기업과 국민들의 노력이 필요했다. 그 시기를 국민들은 ‘우리’의 개념으로써 이겨냈다. 3.1운동, 새마을 운동, 금 모으기 운동 같이 절실한 공동체 행동으로써 나라의 발전을 이룩해낸 것이다.

젊은이들도 ‘우리’를 생각해야 할 때다. 취업으로 과열되어 있는 요즘, 행동으로써 ‘우리’를 강요하긴 힘들지만 필자는 취업 또한 ‘우리‘로서의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가수를 위해 한 목소리로 만들어낸 ‘떼창’ 문화처럼, 애국심과 공동체 의식으로 21세기의 대한민국을 건설한 것처럼, 앞으로 더 발전할 나라를 위해 ‘우리’가 돼야 할 것이다.

정혜영(의약과학과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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