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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4%의 학우, 주어진 일에 평균 이상의 부담 느껴
이채연·이혜민 기자  |  smplcy87@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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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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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많은 일 때문에 여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는 현상인 ‘시간 빈곤’. 현대인은 시간 빈곤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숙명인은 어떨까. 본지는 지난 9일(수)부터 10일(목)까지 숙명인 702명을 대상으로 ‘숙명인의 시간 빈곤 실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신뢰도 95%, 오차범위±1.8%p)

 ◆ 학년이 높아질수록 시간은 부족해져
조사 결과, 숙명인이 체감하는 시간 빈곤 정도는 10점 만점에 평균 4.7점으로 나타났다. 
숙명인이 주어진 일에 부담을 느끼는 정도는 10점 만점에 평균 6.1점으로, 응답자 중 64.4%(453명)가 ‘6점 이상’이라고 답했다. 과반수의 학우가 주어진 일에 평균 이상의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 ‘1점’을 택해 부담을 느끼는 정도가 낮게 나타난 이들은 1.9%(13명)에 불과했다. 

학업과 대외활동,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다 보니 고충을 느끼는 학우도 많았다. 44.9%(315명)가 대외활동을, 36.9%(259명)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학업뿐만 아니라 아르바이트에 대외활동까지 하는 권세영(중어중문 14) 학우는 “다이어리가 해야 할 일로 빽빽이 차있는 걸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면서도 “남들보다 뒤처질까 한 가지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해야 할 일에 대한 부담감이 커질수록 시간 빈곤 정도도 심해졌다.(그래프〈일에 대한 부담감 정도에 따른 시간 빈곤 정도〉참고) 해야 할 일에 대한 부담감이 ‘10점’에 달하는 학우들은 ‘1점’을 선택한 학우들에 비해 더 많은 시간 빈곤에 시달리고 있었다.

시간에 쫓기는 정도는 학년이 높아질수록 심해졌다. 1학년은 시간 빈곤 정도가 10점 만점에 평균 4.2점, 2학년은 평균 4.6점, 3학년은 평균 5.0점, 4학년은 평균 5.3점이었다.(그래프〈학년별 시간 빈곤 정도〉 참고) 저학년들의 시간 빈곤 정도가 평균 4.4점인데 반해 고학년들의 시간 빈곤 정도는 평균 5.2점으로 0.8점 높았다. 사회심리학과 김영란 교수는 “취업을 생각해야 할 고학년이 될수록 스펙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많아지고, 자연스레 시간 빈곤 정도가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시간이 부족한 건 과제와 시험 때문
학우 중 42.7%(297명)가 시간 빈곤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과제 및 시험 준비’를 꼽았다. ‘알바천국’에서 대학생 1,522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대학생 타임 푸어 현황’ 설문 조사 결과, 시간 빈곤의 주요 요인으로 ‘장시간의 아르바이트’(34.7%)가 꼽힌 것과 대조되는 결과다. 그 이유에 대해 송우종(환경디자인 13) 학우는 “본교는 과제가 많아 숙제여대라는 별명이 있다”며 “타 학교에 비해 많은 과제 때문에 학업에 대한 부담감이 크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최근 개인 과제보다 조별 과제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높아져 학생들이 해야 할 조별 과제가 많아졌다” 면서 “조별 과제의 특성상 개인이 자신의 일정에 맞춰 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하기 어려우므로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여가활동과 숙면을 통한 재충전 필요
김 교수는 지속해서 시간 빈곤을 겪는 개인은 불면증, 스트레스 등의 정신적 문제에 시달릴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바쁜 일상에서 오는 스트레스로부터 도피하고자 게임이나 알코올을 선택하는 이들이 많다. 이는 중독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며 김 교수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 ‘자유 시간’을 충분히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숙명인은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 시간을 얼마나 즐기고 있을까? 숙명인은 일주일에 평균 4.7시간을 취미나 여가활동으로 보내고 있었다. 30.8%(226명)의 학우가 일주일간 취미나 여가활동을 ‘2시간 초과 4시간 이하’ 즐긴다고 답했다. 일주일에 단 1시간만을 자유 시간으로 보내고 있는 이재은(아동복지 13) 학우는 “인턴 활동이 끝나고 집에 돌아와도 이것저것 하다 보면 잘 시간이 훌쩍 지나 충분히 쉴 수 없다”며 “일요일 저녁 중 단 1시간만이 온전히 나를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이다”고 말했다.

과제, 취업, 아르바이트까지. 하루를 바쁘게 살아가는 숙명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6.3시간에 불과했다. ‘미국수면재단’의 연령대별 권장 수면시간 책정 결과에 따르면, 18세 이상 25세 이하 청년들의 권장 수면시간은 7시간에서 9시간이다. 62.2%(437명)의 학우가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을 묻는 말에 ‘5시간 초과 7시간 이하’라 답해 숙명인의 평균 수면시간이 권장 수면시간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 시간 빈곤 덜 느낄수록 삶은 즐거워
시간 빈곤 정도는 삶에 대한 즐거움과 직결됐다. 숙명인은 10점 만점에 평균 5.6점의 즐거움을 느끼고 있었다. 38.9%(273명)의 학우가 ‘평소 일상 속 즐거움을 느끼는 정도’를 묻는 말에 5점과 6점을 꼽았다. 시간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학우일수록 즐거움을 느끼는 정도가 낮았다. 시간 빈곤을 전혀 겪고 있지 않다고 답한 5.7%(40명)의 학우는 평균 6.6점의 즐거움을 느끼고 있었다. 반면, 시간 빈곤을 극심하게 겪고 있다는 3.7%(27명)의 학우가 느끼는 즐거움은 평균 4.9점이었다. 시간 빈곤을 겪지 않는 학우들이 느끼는 즐거움에 비해 1.7점 낮았다.

경쟁 사회는 현대인에게 성과에 대한 강박관념을 불러일으켰다. ‘휴식’은 재충전이 아닌 경쟁에서 밀려나는 ‘낙오’로 여겨졌고, 여유를 즐기는 것에 불안함과 죄책감을 느끼게 했다. 김 교수는 “한국 사회는 타인의 휴식을 인정하지 않고 지나치게 간섭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휴식을 용납하지 않는 주변 사람들은 “그러다 뒤처진다”고 말하며 끊임없이 일하라고 독촉한다. 
경쟁을 강요하고 휴식을 앗아가는 사회는 현대인의 만성질환인 시간 빈곤을 낳았다. 그렇기에 몇몇 개인의 인식 전환만으로는 시간 빈곤을 극복하기 어렵다. 사회 분위기를 개선하는 게 필수적이다.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해 바쁘게 산다. 잘 먹고 잘살기 위해 일하지만 정작 밥 먹을 시간도, 잠을 잘 시간도 부족하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삶이 진정으로 당신의 행복을 위한 것인지 돌아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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