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인의 주거비용 실태’설문조사 대상자 581명 중 47.1%(251명)의 학우가 ‘기숙사에 입사하고 싶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많은 학우들이 기숙사 입사를 원했지만 본교 기숙사 수용가능 인원은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관재팀에 따르면 올해 본교 재학생 수는 11,601명인데 반해 기숙사 수용가능인원은 1,018명으로 수용률이 약 8.7%에 그쳤다. 「대학설립.운영규정」이 발표되기 전 「대학설치기준령」에서 기숙사 수용률을 ‘총 학생 정원의 15% 이상’으로 명시한 것과 비교했을 때 본교 기숙사 수용률은 기준에 비해 6.3%p 부족한 상황이다. 이는 현재 서울권 대학 77곳의 기숙사 수용률 9.27%에 비해서도 낮은 수치다.

실질적으로 기숙사 입사가 가능한 일반 학부생들의 수는 전체 기숙사 수용 가능 인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본교 기숙사는 교환학생, 유학생 등의 외국인만 입주 가능한 ‘국제관’과 일반 학생이 입사 가능한 ‘명재관’으로 나눠져 있다. 명재관은 553명의 학부생을 수용할 수 있지만, 이 중 80개는 고시반 학생들을 위한 방이고 3개는 장애 학생을 위한 방이다. 결국 일반 학부생들이 사용할 수 있는 방은 470개 밖에 없는 것이다. 한해인(한국어문 15) 학우는 “현재 고시반 학우 80명을 위한 공간에 29명만이 입사한 상태라 빈 방이 많다고 들었다”며 “기숙사에 들어가고 싶지만 방이 없어 못 들어가는 학우들이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명재관 관계자는 “고시반은 수시로 모집하기 때문에 앞으로 고시반 입사생 수가 계속 늘어날 예정”이라며 “학교 방침상 고시반 80명의 방에는 학부생의 거주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현재 더 많은 학우들을 수용하기 위해 이 중 11개의 방을 학부생들에게 양도한 상태”라고 말했다.

 

학부생을 위한 방이 추가적으로 마련됐지만 지방권 고교 출신 학우들의 수에 비하면 사용 가능한 방 개수 470은 매우 모자란 숫자다. 입학팀에 따르면 2014학년도, 2015학년도 지방권 고교를 졸업한 학우들의 수는 각각 617명(26.2%), 598명(25.7%)이다. 따라서 현재 1,2학년에 재학 중인 지방 출신 고교 학우가 1,215명인 것이다. 기숙사 수용가능 인원을 이들이 모두 채운다고 해도 60%(734명)의 지방 고교 출신 학우들은 학교 근처로 이사를 오지 않는 한 자취나 하숙으로 눈길을 돌려야 한다. 부산에서 온 서혜림(아동복지 15) 학우는 “현재 하숙을 하고 있는데 기숙사 수용률이 부족해 학우들이 많이 입사하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라며 “짧은 시간에 해결하기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학생들을 위해서라면 기숙사 수용률을 늘리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원 가능 학년과 거주 기간이 제한돼 있는 점도 본교 기숙사의 문제다. 지원 가능 학년이 2학년까지로 제한돼 있어 고학년의 경우 지원조차 할 수 없다. 최대 거주기간 1년이 지나면 자취나 하숙을 찾을 수밖에 없다. 최주현(회화 15) 학우는 “이번 학기가 끝나면 기숙사에서 나가야 하는데 아직 살 곳을 정하지 못해 막막하다”고 말했다. 서울 내 타대학 기숙사 20곳의 거주기간을 조사한 결과, 90%(18개)의 대학교가 거주 기간에 제한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사조건을 충족하거나 무작위 추첨에 당첨된다면 4년 동안 기숙사에서 생활할 수 있는 것이다. 거주 기간에 제한이 있는 고려대학교와 홍익대학교의 경우에도 제한 기간이 2년으로 본교보다 1년 길다. 홍익대학교는 2016년에 새 기숙사로 입사가 가능해져 거주 기간에 대한 제한도 없앨 예정이다.

470명. 본교 기숙사에 입사할 수 있는 학우의 수다. 본교 기숙사 수용가능 인원은 매년 입학하는 600명 이상의 지방 지역 학생들을 모두 충족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기숙사를 입사하지 못해 자취, 하숙을 하게 되는 학우 중 누군가는 결국 그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빚을 떠안게 될지도 모른다. 학생을 위하는 학교라면, 세심한 배려를 고려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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