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109명)의 학우들 현재 자취, 하숙하고 있어
평균 계약 기간 1년 6개월 동안 2114만 원 지불해야
지방에서 온 학우들은 자취, 하숙을 할 수밖에 없어

 

“혼자서 자취하다 보니 비용이 부담스러워요”
일본학과 11학번 A 학우는 부산에서 올라와 보증금 1,500만 원, 월세 70만 원인 방에서 자취 중이다. 보증금과 월세는 부모님이 해결해주지만, 어린 나이가 아님에도 부모님께 매달 월세를 받다 보니 A 학우는 매번 부모님께 죄송스럽다.

이런 상황은 비단 A 학우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집을 떠나 새로운 거주지를 찾는 숙명인들 중에서는 부담스러운 비용에 고통받는 학우들이 많다. 과연 숙명인은 주거비용으로 한 달에 얼마를 부담하고 있을까.

지난 2일(수)부터 5일(금)까지 본지는 본교 학우 581명을 대상으로 ‘숙명인의 주거비용 실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신뢰도 95%, 오차 범위 ±0.17%p) 현재 본교 학우들 중 67.1%(388명)는 통학을 했고, 14.7%(85명)는 자취를 했다. 기숙사는 13.5%(78명), 하숙은 4.2%(24명)이었다. 이중 자취, 하숙을 하고 있는 숙명인들은 평균적으로 매달 47만 원을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자취하는 학우들, 월세 48만 원 감당해야
조사 결과, 최근 3년 내 자취를 경험한 숙명인(107명)의 평균 자취 비용은 월세 48만 원이었다. 이는 본교 기숙사 월평균 비용인 30만 원 보다 18만 원 더 비싼 것이었다. 자취 비용을 묻는 질문에 57.1%(60명)의 학우가 ‘40만 원 초과 50만 원 이하’ ‘50만 원 초과 60만 원 이하’ 항목을 뽑아, 월세가 40만 원에서 60만 원 사이에 집중돼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취를 하는 학우들에게 평균 1,160만 원의 보증금(또는 전세금)은 또 다른 부담이었다. 보증금이 ‘500만 원 초과 1,000만 원 이하’라는 학우가 32.4%(34명)로 가장 많았다. ‘1,000만 원 초과 1,500만 원 이하’는 16.2%(17명)로 두 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보증금 평균 1,160만 원은 2015년 최저시급이 5,580원인 것을 감안했을 때 2,079시간을 쉬지 않고 일해야 모을 수 있는 돈이다. 학우 개인이 지불하기에는 힘든 금액인 만큼 대다수의 학우가 부모에게 의지해 보증금을 내고 있었다. 이효은(중어중문 14) 학우는 “월세는 아르바이트를 통해 가까스로 해결하고 있지만 보증금은 어쩔 수 없이 부모님의 손을 빌렸다”고 말했다.

자취를 경험한 학우들 중 81.7%(85명)의 학우들이 관리비를 따로 낸다고 답했다. 집주인이 인터넷 비용, 수도세 등을 명목으로 월세 이외에도 추가적으로 돈을 요구하는 것이다. 금액은 다양했지만 평균적으로 매달 5만 원의 관리비를 내고 있었다. 평균 월세와 더해보면 자취를 하는 학우들은 매달 53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내야 하는 것이다.

자취의 계약 기간이 평균 1년 6개월인 것을 고려할 때 학우들은 1년 6개월 동안 월세, 보증금(또는 전세금), 관리비로 2,114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이는 기숙사에서 1년 6개월 간 거주할 때의 비용 514만 원과 비교했을 때 4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 타 지역보다 7만 원 비싼 월세에 학우들 고통받아
본교 주변(청파동, 공덕동, 효창동, 남영동 등)에 위치한 자취방은 월세가 타 지역보다 비싼 것으로 드러났다. 청파동, 공덕동, 효창동, 남영동 등 본교와 가까운 거리에서 자취 중인 학우들(73명)의 월세 평균은 50만 원이었다. 신림, 안암 등 타 지역에서 거주하는 학우들(34명)의 월세 평균 43만 원과 비교했을 때 7만 원 비싼 금액이었다. 타 지역에 비해 비싼 월세에도 본교 근처에서 자취하는 학우들이 대부분이었다. ‘가까운 거리’라는 장점 때문에 비싼 가격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 것이다. 현재 신림동에서 자취 중인 전혜린 학우(문화관광 14)는 “숙대 근처에서 방을 구하려고 했지만, 높은 비용에 비해 방의 크기가 너무 작았다”며 “같은 가격에 더 좋은 조건을 가진 방을 신림동에서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하숙은 월평균 45만 원 들어
최근 3년 이내 하숙을 한 경험이 있는 학우들(40명)은 월평균 45만 원의 하숙비를 지불하고 있었다. 학우들의 50%(20명)가 매달 ‘40만 원 초과 50만 원 이하’의 하숙비를 지불했다고 응답해 40만 원대에 밀집돼 있는 경향을 보였다. 하숙을 하는 학우들은 평균 매달 30만 원을 지불하는 본교 기숙사 사생보다 15만 원 비싼 비용을 부담하고 있었다. 설문 결과, 가장 높은 금액의 하숙비를 낸 것으로 나타난 이은서(법 15) 학우는 6개월 동안 하숙비 월 110만 원을 지불했다. 이 학우는 “안전을 보장해 준다는 말을 듣고 높은 가격임을 알면서도 하숙을 결정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주변에 CCTV도 없고, 잠금장치도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불안했다”고 말했다.

◆ 지방 학우들은 자취, 하숙할 수밖에 없어
입학팀에 따르면, 매년 입학생들 중 약 27%의 학우들은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이들이다. 2015학년도 본교 입학생 2,326명 중 25.7%(598명)가 서울·경기·인천 외 지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2014학년도 입학생 2,350명 중 26.2%(617명)가, 2013학년도 입학생 2,364명 중 29.3%(693명)가 지방권 고교 출신 학우였다.

자취와 하숙에 드는 비용이 기숙사에 비해 비싼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방에서 올라온 27%의 학우들은 기숙사에 입사하지 못하면 자취와 하숙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살 곳’은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경상남도 창원에서 상경한 엄현희(화학 14) 학우는 “1년으로 정해진 기숙사 거주 기간이 지나 어쩔 수 없이 월세 45만 원의 하숙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많은 학우들은 거주 비용이 다른 주거 방식보다 저렴하다는 점과 학교와 가깝다는 점에서 기숙사를 선호했다. 익명을 요청한 김 학우는 “기숙사가 자취나 하숙보다 비용이 저렴해 입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비싼 자취비와 하숙비에 본교 학우들은 다른 대안을 찾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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