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소방시설 조사 결과,
관리 미흡한 점 드러나
종합방지센터 마련해야

본교 소방시설 관리가 전반적으로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는 지난 26일(수)부터 27일(목)까지 본교 소화안전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교내 비상구 실태와 소화기, 소화전의 현황을 취재했다. ▲명신관 ▲미술대학 ▲백주년기념관 ▲수련교수회관 ▲순헌관 ▲음악대학 ▲이과대학 ▲새힘관 ▲중앙도서관 ▲진리관 ▲학생회관 ▲행정관 ▲약학대학 ▲행파교수회관으로 총 14개 건물을 조사했다.

미술대학 1층 비상기구함이다. ‘화재 및 응급구호 용구’ 칸은 비었으며, 우측에는 ‘휴대용 조명등’도 없다. <사진=안세희 기자>

◆ 교내 소화기 수 20개 부족해
조사 결과, 교내 소화기는 관리되지 않고 있었다. 「소화기구 및 자동소화장치의 화재안전기준 제4조」에 의하면, 소형소화기는 각 층마다 설치하되, 보행거리가 20m 이내가 되도록 배치돼야 한다. 법률에 따르면 명신관에는 38개, 미술대학에는 43개, 백주년기념관에는 21개, 수련교수회관에는 15개, 순헌관에는 54개, 음악대학에는 18개, 이과대학에는 39개, 새힘관에는 22개, 학생회관에는 28개, 행정관에는 23개, 약학대학에는 32개, 행파교수회관에는 17개의 소화기가 구비돼야 한다. 하지만 조사한 14개의 건물 중 7개 건물의 소화기 수가 부족했다. 명신관의 경우 1개의 소화기가 없었고, 미술대학 3개, 순헌관에는 6개, 음악대학에는 2개, 이과대학에는 4개, 진리관은 2개, 학생회관에 1개, 약학대학에는 1개의 소화기가 부재했다. 심지어 순헌관 9층에는 소화기가 하나뿐이었다. 음악대학 4층 성악과 레슨실 복도, 관현악과 레슨실 복도에 소화기는 한 개도 없었다.

진리관 312호 앞이다 소화전 방수구와 방수기구함은 쓰레기통과 정수기에 막혀 열리지 않는다. <사진=안세희 기자>

◆ 소화전 11개는 열리지도 않아
소화전 역시 관리가 필요했다. 본교   곳곳의 소화전은 칠판, 책상, 의자 등의 장애물로 막혀있었다.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2장 제10조 1항」에 따르면 피난시설, 방화구획 및 방화시설의 주위에 물건을 쌓아두거나 장애물을 설치하면 안 된다. 순헌관에 있는 29개의 소화전 중 4개가, 진리관 20개의 소화전 중 3개가 장애물에 막혀있었다. 순헌관 1층 소화전 앞에는 이젤 3개와 겨울방학특강 홍보대, 음악치료대학원 OT 안내대가 있어 소화전이 보이지도 않았다. 음악치료 대학원 관계자는 “홍보대가 그곳에 있는지도 몰랐다”며 “곧 치우겠다”고 말했다. 진리관 212호, 312호 맞은 편의 소화전은 쓰레기통에 막혀 소화전 문을 열 수 없었다.

 백주년기념관 5층 좌측 비상구 앞이다. 비상계단 앞에는 장애물을 두면 안 되지만 화물이 적재돼 비상구로 향하는 길목을 막고 있다. <사진=안세희 기자>

◆ 비상탈출구는 장애물로 막혀
몇몇 건물은 화재 발생시 비상구를 통해 탈출하는 것이 어려워 보였다. 진리관 지하, 백주년기념관 5, 6층, 법학도서관, 중앙도서관, 학생회관 6층의 비상구가 책상, 의자 등으로 막혀있었다. 진리관 중강당 뒤편의 상황은 처참했다. 접이식 회의 책상 5개, 긴 책상 3개, 일반 강의실 책상 8개, 의자 12개, 칠판 등이 소화전과 비상구를 막고 있었다. 비상구까지의 통로는 성인 여자가 겨우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비좁았다. 게다가 몸이 의자와 책상에 부딪혀 위험해 보이기까지 했다. 법학대학 관계자는 “수업의 편의를 위해 의자와 책상을 중강당 뒤편으로 치운 것 같다”고 말했다. 심지어 백주년기념관 708호 맞은편에 있는 비상계단 입구는 창고로 이용되고 있었다. 접이식 회의 책상 6개가 접힌 상태로 비상구 앞에 놓여 있었고, 지름이 60cm 정도인 원형 쓰레기통 2개, 보면대가 비상통로를 차지하고 있었다.

◆ 화재수신기, 아무도 보고 있지 않아
본교 시설관리팀에서 화재 발생 상황을 모를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모든 건물에는 화재상황을 알려주는 화재수신기가 있다. 본교는 대부분의 화재수신기가 각 건물의 전기실이나 기계실, 경비실 등에 설치돼 있다. 그러나 화재수신기를 확일할 사람은 순헌관 지하 전기실, 수련교수회관 1층 전기실, 중앙도서관 지하 기계실, 이과대학 지하 전기실 어디에도 없었다. 수신기가 울리더라도 화재 상황을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시설관리팀 이기석 과장은 “본교 건물이 30개가 넘어 실질적으로 화재수신기 근처에 상주하기는 어렵다”며 “조만간 종합방지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본교 미흡한 소방시설에 대해 관리정보팀 김흥렬 처장은 “소화기 비치는 다 돼 있지만, 교내 구성원들이 임의로 위치를 바꾸는 경우가 있다”며 “소화전 근처에 물품을 놓지 말라며 권고하고 있지만 강제 집행은 어려워 실질적인 관리가 부족한 실태다”고 말했다. 덧붙여 김 처장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전관리종합대책 등을 마련해 이를 내규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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