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칼럼]

춘추시대의 철학자이자 사상가인 공자는 이런 말을 했다. “젊은 후배들은 두려워할만 한다. 어찌 장래의 그들이 오늘의 우리보다 못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후배는 나이가 젊고 의기가 왕성하므로 학문을 계속 쌓고 덕을 닦으면 선배를 능가하는 경지에 이를 것이라는 의미다. 기원전, 공자가 남긴 이 말을 계속 되뇌어보는 요즘이다.

임기를 마무리하며 숙대신보 기자로 활동했던 지난 2년 6개월을 되돌아봤다. 수습기자 시절,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는 학우들에게 다가가 설문지 100장을 돌리는 건 일상이었다. 수습기자 딱지를 떼면 수월해질 줄 알았더니 큰 착각이었다. 추운 겨울, 손발이 얼도록 밤늦게까지 취재를 위해 뛰어다니는가 하면, 언젠가는 취재원의 항의 전화를 받고 당황스러워 눈물을 흘린 적도 있었다. 편집장으로 지낸 1년 동안은 자리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하루도 마음이 편했던 적이 없다.

그런 내게 ‘숙대신보 기자, 그리고 편집장으로서 최선을 다했나’라고 물어본다면, ‘아니오’라고 답할 것이다. 대학사회에 물음을 던질만한 이슈를 제시하기는커녕 지면 채우기에 급급했고 그마저도 완벽하지 못했다. 숲 전체를 보지 못하고 한 그루의 나무에만 매달리다 보니 학보사로서 숙대신보의 발전은 더디기만 했다. 그 책임을 편집장이었던 내게 묻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아직 실망하긴 이르다. 앞으로 숙대신보를 이끌어나갈 듬직한 후배 기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후배들의 술자리에선 이런 대화가 오고간다고 한다. ‘종이신문의 위기가 이어진다면 미래 저널리스트는 어떤 모습일까’ ‘학보사도 기성언론과 다르지 않은데, 그렇다면 대학언론의 위기 속 앞으로 숙대신보의 길은 무엇일까’ 원론적인 이야기뿐만이 아니다.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어떻게 하면 독자들과의 거리를 좁히고 그들이 손쉽게 기사를 찾아볼 수 있을지 그들은 항상 고민이다. 도전의식과 열정이 넘치는 후배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공자가 역설했던 후생가외(後生可畏)라는 말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후배들을 남겨두고 임기를 마무리하지만,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이것 하나만큼은 약속할 수 있다. “앞으로 숙대신보를 기대해도 좋다. 그들의 열정이 만들어내는 결과물은 여러분을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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