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 를로르의 작품 <꾸뻬 씨의 행복 여행>에서 정신과 의사인 꾸뻬 씨는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그 어떤 치료방식도 진정한 행복에 이르게 할 수 없음을 깨닫는다. 심지어 꾸뻬 씨 자신 또한 행복하지 않다고 결론을 내린다. 그는 무엇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지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본지도 꾸뻬 씨처럼 숙명인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요인을 알아봤다.

친구와 가족 간의 소통 증가시
행복지수 상승

숙명인 32.6%, 행복요인으로
‘긍정적 사고’꼽아

‘가족’을 행복요인으로 선택한
학우들의 행복지수 가장 높아

‘재정상태’중요시할수록
행복지수 하락

◆ 높은 행복지수의 이유, ‘친구’와 ‘가족’

 

본지는 숙명인들의 행복지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한 설문을 실시했다. 행복 요인은 ‘친구’ ‘꿈’ ‘동아리’ ‘외모’ ‘가족 간의 대화시간’으로 선정해 분석했다.

마음을 털어놓을 친구가 있고 가족과의 대화시간이 길수록 행복지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친구’ 항목의 경우, ‘마음을 털어놓을 친구가 있다’고 답한 응답자(538명)의 평균 행복지수는 60.11점이었던 반면 ‘친구가 없다’고 답한 응답자(42명)의 평균 행복지수는 40점에 불과했다. 또한 ‘일주일 간 가족과의 대화시간이 평균 4시간 이상’인 학우들의 평균 행복지수는 66.62점이었던 반면 ‘4시간 미만’인 학우들의 평균 행복지수는 56.38점으로 나타났다. 원솔하(관현악 12) 학우는 “부모님과 이성관계, 학교생활에 대해 자주 대화를 하면서 의견을 공유하는 편”이라며 “가족과의 대화를 통해 느끼는 안정감이 행복으로 연결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의 저자 오연호(남·52세) 기자는 “가족 간의 대화 그 자체는 중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는 유의미하다”고 말했다. 본교 아동복지학과 유미숙 교수는 “친밀감은 인간의 욕구 중 하나로, 사람들과의 교류에서 친밀감을 느끼는 사람이 더 행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꿈’과 ‘본인의 외모 만족’도 행복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꿈이 있다’고 답한 학우들의 평균 행복지수는 61.28점이었던데 반해 ‘꿈이 없다’고 답한 학우들의 평균 행복지수는 50.56이었다. ‘본인의 외모 만족’ 항목의 경우, 외모에 만족하는 학우들의 평균 행복지수는 62.34점으로 만족하지 않는 학우들(54.24점)에 비해 8.1점 높았다. 반면, 동아리 참여 여부는 행복지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활동하고 있는 리더십그룹이나 동아리(교내외 동아리 포함)’가 ‘있다’고 답한 학우들과 ‘없다’고 답한 학우들의 평균 행복지수는 각각 59.93점, 57.22점으로, 2.71점 차이에 불과했다.

 ◆ 학우들 32.6%, 행복 요인으로 ‘긍정적 사고’ 꼽아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32.59%(189명)가 ‘긍정적, 낙관적 사고’를 그 요인으로 꼽았다. 이시원(의류 14) 학우는 “동일한 상황이라도 다르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본교 리더십교양교육원 임상욱 교수는 “행복은 자기 마음에 달린 주관적인 감정”이라며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은 자신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타인과 소통하는 이다”라고 설명했다. ‘긍정적, 낙관적 사고’에 이어 ‘대인관계’ 17.76%(103명), ‘재정상태(돈, 소득, 저축)’ 13.45%(78명), ‘가족’ 10.86%(63명), ‘여가,취미’ 6.21%(36명), ‘건강’ 5.00%(29명), ‘미래목표’ 4.83%(28명)가 그 뒤를 이었다. 이 중 28.5%(166명)의 학우들은 행복에 크게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대인관계’와 ‘가족’ 즉, ‘사람 사이의 관계’를 꼽았다. 오 기자는 “사람은 누군가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자존감을 설정하고 행복을 느낀다”며 “평등하고 자유로운 관계 속에서 즐거움, 행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타인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각 요인 별로 응답자의 평균 행복지수를 분석해보면, ‘가족’이나 ‘긍정적, 낙관적 사고’, ‘대인관계’를 중요시하는 학우들의 행복지수가 모두 60점 이상이었다. 각 요인별로 살펴보면, ‘가족’을 선택한 학우들(63명)의 평균 행복지수는 67.3점, ‘긍정적, 낙관적 사고’를 선택한 학우들(189명)은 66.14점, ‘대인관계’를 선택한 학우들(103명)은 62.33점으로 나타났다. ‘가족’ ‘긍정적, 낙관적 사고’ ‘대인관계’를 중요하게 여긴 학우들의 행복지수는 다른 요소를 선택한 학우들의 행복지수보다 높았다.

◆ 행복지수 낮을수록 ‘재정상태’ 중요시

한편 ‘전공적성’이나 ‘재정상태’, ‘이성친구’를 꼽은 학우들의 행복지수는 모두 50점 이하였다. ‘전공적성’을 선택한 학우들(7명)의 평균 행복지수는 25.71점으로 다른 요소와 비교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재정상태’를 선택한 학우들(78명)의 경우 평균 행복지수가 46.41점, ‘이성친구’를 선택한 학우들(11명)의 경우 47.27점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행복지수와 ‘재정상태’를 중요시 여기는 정도는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행복지수가 60점 미만의 학우들은 재정상태가 행복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다. 행복지수가 60점 이상인 학우들(360명) 중 9.72%(35명)만이 ‘재정상태’가 행복에 중요하다고 꼽은 반면, 60점 미만인 학우들(220명) 중 19.55%(43명)는 ‘재정상태’가 행복에 중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약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인 것이다. 엄세희(홍보광고 15) 학우는 “예체능 분야로 진학하고자 했지만 재정적 뒷받침이 이뤄지지 않아 포기해야만 했다. 하고 싶은 마음이 컸던 만큼 재정적인 어려움 때문에 목표에 도전조차 하지 못하는 현실이 슬펐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 교수는 “재정상태가 좋지 않아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이들은 자연스레 ‘재정상태’를 가장 중요한 행복의 요소로 꼽는다”며 “사회는 이들의 행복을 보장하기 위해 복지 제도를 이용해 재정상태의 하한선을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설문 결과에 대해 오 기자는 “단순히 수치로 행복을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심리학자 매슬로도 행복도를 수치화, 정형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행복은 자신의 주관에 따라 상대적으로 느끼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까. 오 기자는 “행복은 인생의 최종적인 물음이다. 매순간 내 삶이 행복한지 의문을 던지며 살아가라”고 조언하면서 “생각을 실천하는 것이 행복의 시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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