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칼럼]

“너랑 나랑은 성격이 틀려”
“좋아하는 건 사람마다 틀린 거야”

이상한 것을 느끼지 못한 채 위의 문장을 자연스럽게 읽었다면 당신은 이미 ‘다름’과 ‘틀림’의 혼동에 빠져 있는 것이다. 둘은 명백히 다른 의미의 말이다. ‘다르다’라는 표현은 말 그대로 서로 같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 반면 ‘틀리다’는 옳고 그름을 따질 때 사용하며, ‘옳지 않다’라는 뜻을 가진다. 더불어 ‘틀리다’는 그 속에 ‘잘못됐기 때문에 올바르게 고쳐지고 개선돼야 하는 상태’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다르다’가 쓰여야 할 부분에 ‘틀리다’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오류는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각종 미디어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게 됐다.

말이 생각을 반영한다는 관점에서 볼 때 ‘다르다’와 ‘틀리다’의 혼용은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나와 ‘다른’ 생각, ‘다른’ 사람들을 경계하고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다른 것’을 올바르게 고쳐야 마땅한 ‘틀린 것’으로 인식하게 됐다는 것을 나타내는지도 모른다. 사실 우리에게 ‘다름’은 예전부터 익숙한 것이 아니었다. 학교에 다닐 때는 조금이라도 튀는 행동을 하면 선생님이나 친구들의 눈 밖에 나기 쉬웠고 ‘남과 다른 나’보다는 ‘집단속의 나’에 더 편안함을 느껴왔다. 그에 따라 우리는 ‘다름’을 표현하는 것이 어색해졌고 ‘다름’을 낯선 것으로 느끼게 됐다. 그러나 실제 우리가 사는 세상을 들여다보면 우리는 그 속에서 모두 다른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다. 개성과 창의성이 점점 중요시되고 있는 시대에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배척하는 사회는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 그 사회는 폐쇄적인 사회다. 왜냐하면 ‘다름’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그 수많은 ‘다름’이 어우러져 다채로우면서도 조화로운 세상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소하다고 생각한다면 사소할 수 있는 말 한 마디다. 하지만 계속해서 ‘틀리다’가 ‘다르다’를 대신해 사용된다면 우리의 행동과 생각 또한 굳어지게 될 것이고 이는 곧 ‘다름을 수용하지 못하는 사회’라는 결과를 야기할 수도 있다. 큰 변화는 종종 말 한 마디부터 시작된다.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다르다’와 ‘틀리다’를 제대로 구별해 사용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다름’을 인정하고 그 가치를 알아보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김소원(한국어문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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